178장(통166장) 주 예수 믿는 자여
대림절은 사순절처럼 성탄을 기다리는 엄숙한 분위기여야
교회력의 시작인 대림절은 매 해마다 시작하는 날짜가 다릅니다. 어떤 해에는 대림절 첫째주일이 11월 마지막 주일이고, 어떤 해에는 12월 첫 주일입니다. 대림절 계산은 크리스마스 4주 전 주일부터 시작하기 때문인데요,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까지 22일간에서 28일간의 길이를 가집니다.
대림절의 기원은 원래 주현절(1월 6일)과 관련이 있습니다. 주현절이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날이기 때문에 이 날 세례지망생들을 교회에 받아드리기 위하여 세례를 베풀고 금식과 매일 교회출석으로 훈련시켰죠.
사순절이 부활절 전에 참회의 절기인 것처럼 대림절 역시 성탄절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엄숙한 분위기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대림절의 색깔도 사순절과 같이 명상과 회개의 색깔인 보라색입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원래 북부유럽에서 생겨난 ‘대림절 트리’나 ‘대림절 화환’에서 온 것입니다. 화분에 심은 작은 전나무나 가문비나무에 매일( 혹은 주일) 촛대를 달아 불을 켜면서 예수님의 오심에 대한 구약예언서를 읽는 전통에 비롯합니다.
이 때 읽은 말씀을 예쁜 카드에 적어 불 옆에 꽂아 놓았는데 크리스마스이브에 이르면 트리가 온통 환한 불로 가득 차게 되겠죠.
대림절 첫째주일의 정신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리는 종려주일과 같습니다. 승리의 입성에 관한 것은 종려주일보다 이 날이 오히려 더 전통적이라고 합니다.
찬송 시 ‘주 예수 믿는 자여’는 독일의 경건주의 찬송작가인 라우렌티(Laurentius Laurenti, 1660-1722)가 삼위일체 후 27째 주일용으로 지었는데, 원래 제목은 ‘믿는 자여 깨라’(Ermuntert euch, ihr Frommen)입니다. 작사자 옆의 1700년은 이 시를 처음 발표한 라우덴티가 펴낸 ‘찬송가’(Evangelia Melodica)의 출판년도입니다.
관련 성구는 예수님께서 재림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자만이 그의 왕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요지로 말씀하신 열 처녀 비유(마25;13)입니다. 기다리던 신랑은 아마도 처녀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늦게 도착했던 모양입니다. 곧 오시겠노라 말씀하신 예수님도 아직껏 오시지 않고 계시니까요. 대낮부터 꽃단장 하고 준비하던 처녀들이었지만 기대했던 때에 신랑이 오지 않자 지쳐 졸기도하고 잠들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별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다른 것은 어떤 상태로 잤느냐는 것이죠. 대낮에 주유소에서 기름을 충분히 사두어 밤새 등불을 켜고 새워도 괜찮았던 다섯 처녀와 “괜찮아, 괜찮아, 어떻게 되겠지” 하며 방심하던 다섯 처녀의 생각과 행동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천국 문 앞에서 희비가 갈리게 된 것이죠.
곡명 주님 오실 때를 작곡한 박정선(朴正善, 1945- )교수는 단국대 음대 교수와 학장을 역임한 대표적 합창작곡가입니다. 현재 서울교회 시무장로이지요.
세계합창올림픽 조직위원, 창악회, 한국작곡가협회, 아시아작곡가연맹, 한국음악학회 등 작곡계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인천 Mass’, 칸타타 ‘하늘 문이 열렸다’ 등 200여곡을 작곡하고 출판하였습니다.
동아음악콩쿠르, 서울음악제 입상, 미국 하워드핸슨작곡상, 대한민국작곡상, 올해의 음악가상, 한국 음악상 등 수상경력도 화려합니다.. 특히 수많은 그의 합창작품은 우리나라 거의 모든 합창단의 주요 레퍼토리로 연주되고 있습니다.
노래를 부르다보면 신호나팔 소리가 들립니다. 9마디, “주님 오실 때가”와 “밤은 깊어가는”의 ‘미솔솔미미도’인데요, 신랑이신 예수님의 오심을 알리는 나팔소리 같지 않아요? 비록 상상입니다만 신랑이 마차타고 오면서 들러리들이 나팔을 부는 거지요.
그러고 보면 특히 2박 뒤에 따라오는 남성은 산 너머 멀리 들리는 메아리로 생각됩니다. 이 찬송은 1931년 편찬된 ‘신정찬송가’에 수록된 스마트(Henry Smart, 1813-1879)가 작곡한 LANCASHIRE 곡조(통166장)로 지금껏 불려오다가 2008년 ‘21C찬송가’ 편찬과 더불어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