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COVID-19와 오클랜드 한인교회

지난 1346년부터 1353년까지 무려 7년 동안 전 세계는 흑사병의 대유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흑사병 또한 중국에서 시작되어 중앙아시아의 비단길이라 불리는 실크로드를 타고 서쪽으로 이동 유럽은 흑사병으로 인구 절반이 줄었다고 할 정도로 피해가 컸다.

당시 전 세계 인구가 5억이 조금 안 되었는데 그 가운데 1/5인 1억여 명이 죽었고 전 세계가 다시 흑사병 이전 인구로 회복되는 데만 무려 3백 년이 걸렸다.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아마도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 이상으로 사회는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게다가 그때는 지금보다 의료체계나 하다못해 보건이나 위생도 철저하지 못했으니 많은 사람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었을 것이 자명하다.

당시 교회는 어땠을까
교회는 흑사병을 하나님의 심판으로 여기고 회개 운동이 있었다. 모두가 성경을 붙들고 기도했다는 기록을 통해 회개 운동은 전방위적으로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그 팬데믹 현상으로 있었던 사회적인 문제는 유대인에 대한 혐오였다. 이유는 유대인들은 결례를 행해야 해서 손발을 자주 씻어 그들은 흑사병에 잘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이 그 병을 퍼트렸다는 소문이 돌아서 많은 유대인들이 죽고 또 사회적으로 유대인을 혐오하는 일이 심화하였다.

이후 또 한 번 팬데믹 현상으로 세계를 강타한 질병은 스페인 독감이었다. 불과 100년 정도밖에 안된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이것은 1차 세계 대전이 있던 시기였는데 1918년에서 1920년까지 2년에 걸쳐 있었던 대유행이었다.

한반도는 1897년 조선은 문을 닫고 새로 문을 연 대한제국의 시기였다. 1차 세계대전을 통한 사망자가 1,500백만 명이었는데 스페인 독감으로 죽은 사람은 5천만이 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반도에서도 14만 명이 사망했다고 하니 가히 엄청난 재난 그 자체였다.

이와 비슷한 일이 21세기에도 벌어졌다. 생전 처음 해 보는 경험이었다.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급속하게 번지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며 급기야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 넣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위기 속에 WHO는 이 질병을 COVID-19라 명명하고 3월 1일 팬데믹(Pandemic)–국지적 유행병이 세계적으로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선포했다. 현재 WHO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환자는 21,83,783 명이며 사망자 또한 778.438명을 훌쩍 넘어섰다. 짧은 시간 동안 인류에 이런 피해를 준 질병이 과연 있었을까?

한인 커뮤니티 연합기도회 시작
3월 25일 수요일, 갑작스레 시작된 전 국민 자가 격리는 교회가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주일예배를 비롯한 모든 모임을 온라인으로 대체해야 했으며 알바니 한인교회 또한 좌충우돌하며 핸드폰 하나로 주일 영상 예배를 준비해야만 했다.

이러한 비상시국에 오클랜드 한인교회 협의회는 3월 30일부터 4월 22일까지 전국 교회가 함께 ASK! SEEK! KNOCK!라는 주제를 가지고 “COVID-19 연합기도회”를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3월 30일, 44개의 교회의 참여로 매주 9가지 기도제목을 가지고 연합기도회가 시작되었으며, 3월 31일부터 갈보리교회와 광염침례교회를 시작으로 매일 두 교회가 집중적으로 릴레이 기도회를 주관해 나갔다. 버전 1로 시작된 합동 기도문은 한글과 영문으로 공급되었고, 기도 제목들은 일곱 번이 업데이트되어 버전 7로 마쳤다.

그렇게 기도회가 마쳐지나 했더니 연합기도회가 마쳐지는 4월 22일부터 성령강림주일인 5월 31일까지 GRN(Great Revival New Zealand)을 통해 “나, 가정, 교회, 그리고 뉴질랜드의 영적 부흥을 위하여!”라고 하는 주제로 40일 기도회가 연이어 시작되어 한인 교회 안에서의 기도의 끈은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

COVID-19는 진행 중
전 세계와 교회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환경 속으로 내 몰렸고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했다. 바이러스 발생 이후 뉴질랜드 또한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미디어를 통해 대형 슈퍼마켓의 텅 비어있는 진열장을 보며 망연자실해 하는 노인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바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계속되는 경계경보 기간 동안 국가는 3억 2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모든 사업장의 인건비를 보조해 주었으며, 이로 인한 국가 부채는 무려 200억 달러가 더 늘어났다. 이렇게 국가의 모든 시스템이 멈춘 가운데 가정에서는 경계경보 기간 동안 22%의 가정폭력이 더 증가, “BE KIND’라고 하는 문구가 왜 필요 했는가를 실감하게 했다.

교회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익숙하지 않은 상황 가운데 내 몰렸고, 온라인 예배는 교회의 예배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어 놓았으며, 전자기기와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한 어르신들은 그나마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주일예배 참여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모두 다 알만한 이야기가 목회자들 사이에 큰 화두로 떠 올랐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해 주세요!” 본의 아니게 이렇게 목회자들은 유튜버가 되었고, 이 기회에 성도들은 두 명의 담임 목회자를 갖게 되었으니 한 분은 지역교회 담임목사, 그리고 또 다른 한 분은 사이버교회의 담임 목회자란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정부의 계속되는 주일예배 금지조치
4월 12일, 모두가 가정에서 화상 예배를 통해 2020년의 부활주일을 맞이했으며 교회의 중요한 행사인 은혜로운 주의만찬(성찬식) 또한 할 수 없었다. 4월 27일 23시 59분으로 경계경보가 3으로 내렸으나 모든 체계나 제도는 경계경보 4와 동일했다.

이주 후인 5월 14일 경계경보 2로 낮추어졌으나 어찌 된 일인지 교회의 모임은 그대로 금지되어 목회자들을 또다시 공항 상태로 몰아 넣었다. 아니, 카페와 식당은 괜찮고 교회만 모이지 말라니! 이게 말이 돼! 여기저기에서 목회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동안 펼쳐왔던 정책을 통해서도 다분히 반기독교적인 현 정부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일로 인해 오클랜드 한인 교회협의회 주관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교회 모임을 허락해 달라는 호소문을 쓰자는 의견이 나왔다. 많은 목회자가 이 의견에 동의해 협의회 이름으로 교회 모임을 허락해 달라는 호소문이 담긴 편지가 국민당의 한국계 국회의원 멜리사 리 의원에게 전달되었다.

하나님의 은혜였다. GRN을 통한 40일 기도회가 마쳐지는 5월 31일 성령 강림절 날, 그렇게 손 꼽아 기다리던 첫 오프라인 예배가 허락되었다. 가슴 한구석에 걱정이 앞섰다. 얼마나 주일 예배에 나올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의문은 기후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성도가 주일예배에 참석해 주었다. 그렇게 이 위기는 한고비를 넘겼으나 교회는 여전히 거친 광야 가운데 덩그러니 내 몰려있는 듯한 느낌이다.

지금까지 교회가 세워지고 참으로 어려운 일이 많았다. 그러나 고난과 큰 핍박 속에서도 지금까지 교회는 이렇게 생존해 왔다. 역사를 보면 사회가 교회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때보다 오히려 적대적일 때 교회는 더 끈질기게 버텨왔으며 성장해 왔음을 역사가 증명해 주었다. 교회는 어려울 때 더 기도하고 서로 똘똘 뭉쳤다.

이렇게 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되나 싶더니 지난주 8월 11일 102일 만에 4명의 첫 지역감염자가 발생했다. 8월 12일 13명의 지역감염 사례가 보고되자 정부는 8월 26일 자정 시각까지 또다시 경계경보를 레벨3으로 격상시켰으며 교회는 또다시 갑작스럽게 온라인 예배로 돌아가야만 했다.

COVID-19 이후의 교회 대처
전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으로 인해 구글에서 “기도”라는 문구의 검색이 활발하게 감지되기 시작했다. 최근 시카고 신학대학의 발표에 의하면 미국의 인구 중 무려 3천 5백만 명이 팬데믹을 겪는 동안 기도를 시작했으며 그들은 이 사건을 하나님께서 그들의 생활방식을 바꾸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이 엄청난 재난은 굳게 닫혀있던 사람들의 영성의 문을 두드렸으니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다.

바이러스 감염의 최소화 조치로 각 국가는 자국의 국경을 봉쇄하며 세계화를 주창하던 글러벌리즘의 사회는 다시 민족주의로 회귀하기 시작했다. 이제 국가별로 중점을 두던 수출 품목은 그 의미를 상실했고 이 위기가 마치기 전까지는 각 국가는 모든 물품을 자체 조달해야 하므로 특히나 많은 국가가 식량난에 처하게 될 위기에 내 몰렸다.

이번 사태로 교회는 정부 주도의 강압적인 예배 금지 조치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 의논해야 하며 변화된 예배의 패러다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COVID-19에 대한 백신 개발이 완료된다 할지라도 또 다른 신규 인플루엔자의 발생이 염려되는바 교회는 비대면의 사회환경에서 교회의 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야 하며 계속되는 비대면의 사회 속에서 어떻게 복음을 전파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뉴질랜드 코로나바이러스 현황

2월 26일: 인도네시아에서 도착한 60대 여성 첫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진.
3월 2일: 싱가포르에서 도착한 30대 여성 두 번째 감염자로 확진.
3월 4일: 처음으로 두 명의 확진자 발생
3월 6일: 12일: 13일, 14일, 15일: 각 1명씩 확진.
3월 16일: 7명 확진(추정환자 포함).
3월 17일: 11명 확진.
3월 18일: 5명 확진.
3월 19일: 16명 확진. 23시 59분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국경 폐쇄.시민권자,영주권자만 입국허락
3월 20일: 11명 확진. 오클랜드시 수영장, 도서관 및 공공장소 폐쇄.
3월 21일: 24명 확진. 면역력 저하된 70대 고령의 노인들 외출 자제 권고.
3월 22일: 39명 확진. 태평양 연안의 괌에서 첫 사망자 발생.
3월 23일: 37명 확진. 아던 총리 경계경보 3(Lockdown Level 3) 발령.
3월 24일: 55명 확진. 학교 폐쇄 및 기본적 필요 사업장 제외한 모든 사업장 폐쇄.
3월 25일: 80명 확진. 전 세계적으로 372,757명의 감염자와 16,231명의 사망자 발생.
뉴질랜드 비상사태 선포. 23시 59분 경계경보 4(Lockdown Level 4)발령. 전 국민 자가 격리 시작
3월 29일: 남섬 웨스트 코스트 지역 70대 여성 첫 사망자 발생.
4월 20일: 신규 감염자 발생 없음.
4월 27일: 23시 59분 경계경보를 3(Lockdown Level 3)으로 낮춤.
5월 14일: 23시 59분으로 경계경보를 2(Lockdown Level 2)로 낮춤.
5월 31일: 첫 오프라인 예배 허용.
6월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모두 회복.
감염자 없음을 선포(0 Active cases).
6월 8일: 23시 59분 경계경보를 1(Lockdown Level 1)로 낮춤.
6월 17일: 입국자 강제 격리 시작.
8월 9일: 100일째 지역감염 무.
8월 11일: 4명의 지역감염자 발생.
8월 12일: 경계경보 3(Lockdown Level 3)으로 격상.
8월 14일: 13명의 지역감염자 발생. 8월 26일까지 경계경보 3 유지 결정’
8월 16일: 12명의 신규 지역감염자와 1명의 격리시설 감염자 발생.
23,846명의 전체 검사자수 기록 일일 최대 검사자 기록경신.
8월 17일: 추정 환자를 포함한 전체 감염자 1,622명. 전체 사망자 22명.
전체 회복환자 1,531명. 현재 바이러스 감염자 69명.
8월 31일: 확진 1,397명, 의심: 351명, 감염1,738명, 사망 22명, 완치1,585명, 검사 진행 758,02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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