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예배를 마치고 전 교인이 한자리에 모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으로 세상이 난리가 났건만 자연 만물은 아는지 모르는지 대지는 땅 밑을 들썩거리며 자기 안에 품은 생명을 틔워내고 있다.
교회 화단과 집 마당에 심었던 프리지아(Freesia)는 이불을 걷어내고 파란 싹을 보이는가 싶더니 어느 날 힘차게 꽃대를 뻗어 올리고 있다. 계절적으로 아직 겨울인데 봄의 전령 수선화는 벌써 노란 꽃을 피워내고 있다.
인간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메시지
COVID-19 전염병은 단 몇 개월 만에 전 세계 모든 나라와 사람들의 이목을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에 대해 전염병 위험의 최고 단계인 팬데믹(Pandemic), 즉 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을 선언했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세계의 하늘길, 바닷길이 열렸고 그 열린 공항과 항만을 통해 COVID-19는 엄청난 속도로 번져 나갔다. 전 세계의 COVID-19 감염 환자가 총 16,864,828명이고 사망자는 663,580명(7월 30일 오전 9시 기준)에 이를 정도로 충격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데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COVID-19는 자연세계의 산천초목과 짐승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고 오직 사람만 건드리고 있다.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지위고하, 빈부귀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접촉되면 누구든지 감염시키고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정부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국경 봉쇄, 감염자 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 모임 금지, 방역과 소독을 통해 감염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전부다.
경제와 일상마저 뒤틀리게 만들어
COVID-19 방역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나라들도 전염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는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
COVID-19는 마치 폭우로 불어난 급류가 모든 것을 삼켜버리듯이 순식간에 인간의 존엄성, 자존감, 그리고 물질문명의 번영과 많은 체계를 싹 쓸어버리고 있다. 국가의 존립을 뒤흔들고,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지게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좁고, 강퍅하게 만들고, 기본적인 일상마저 뒤틀리게 하고 있다.
COVID-19의 공격에 인간이 얼마나 무능하고 무력한 지 모든 나라와 민족들이 당황하고 있다.
참새 한 마리도, 오늘 들에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도 하나님께서 먹이고 입히고 기르시는데 천하보다 귀한 생명이 COVID-19로 인해 죽어 나간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갖추지 못한 장례와 많은 관을 쓸어 넣듯이 매몰하는 영상을 보면서 모든 사람은 하나님께서 살아계신다는 것과 인간들이 지금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물론 세상 나라와 민족들은 COVID-19 사태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영적인 메시지를 모를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빛이 비쳐 COVID-19 사태를 통해 인간의 한계와 삶의 무상과 허무, 그리고 죽음과 영생에 대해 말씀하시는 그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 예배드리는 동안 신앙공동체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아
COVID-19 자체를 죄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죄로 인한 불행한 참상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의 삶에 치명적인 절망을 일으키는 천재지변, 질병, 사고, 기근, 전쟁, 사망 등과 같은 재앙과 고통은 아담의 범죄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면서 발생하게 된 부조화 현상들이다.
세상에 대한 진노라기보다 교회 향한 진노이며 경고
COVID-19 역시 인간의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가 담겨 있다. 세상에 대한 진노라기보다 교회와 그 백성들을 향한 진노이며 경고의 메시지이다. 하나님의 심판은 최종적 심판과 현세적 심판으로 구분된다.
그날, 여호와의 날에는 궁극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나 하나님께서는 최종적 심판에 대한 각성을 일으키시고 또한 기회를 주시기 위해 죄악이 도를 넘을 때는 오늘날의 심판을 내리신다.
하지만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는 세상의 죄보다 교회의 세속화와 하나님 백성들의 세상사랑 때문이다. 교회가 사회와 다른 것이 없이 똑같아지고, 하나님의 아들과 딸들이 세상의 가치와 패턴을 따르고, 천국의 소망을 상실하고, 더 나아가 세상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교회가 옳다고 손을 들어줄 때 하나님께서는 진노하신다.
대표적인 것을 하나 예를 들자면 동성결혼 합법화에 관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분명히 죄라고 규정한 것을 세상 나라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적하는 내용을 입법화해서 공포하고 시행할 때 왜 교회가 묵인하고 찬성을 한단 말인가? 그로 인해 진노의 숯불이 머리에 쌓이는 것이다.
“사람이 땅 위에 번성하기 시작할 때에 그들에게서 딸들이 나니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모든 여자를 아내로 삼은지라”(창세기 6:1, 2)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전 세계를 물로 심판하셨던 노아의 대홍수 그 직전의 세상 상황이다. 사람들은 세상의 종말에 대해 말하지만, 세상과 인류는 이미 멸망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세상은 몰라도 교회와 하나님의 백성들은 알고 있을 텐데 지금도 교회와 그 백성들이 세상과 달라지지 않으려고, 어떻게 해서든지 세상에 잘 적응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이것이 화근이다.
‘거리 두기’라는 독특한 현상 생겨
COVID-19로 인해 ‘거리 두기’라는 독특한 현상이 생겼지만, 사실은 하나님께서 교회와 그 백성에 대하여 ‘거리 두기’를 하시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세상 나라들은 대응책을 내놓기에 급급하지만, 교회와 그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그 얼굴을 돌리시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복음을 부끄러워하는 교회, 세상에 대하여 벙어리가 되어 버린 교회가 된 것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COVID-19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은 교회와 그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회와 그 백성들의 회개 분량이 채워지고 하나님을 경외함이 회복될 때 전염병의 재앙은 물러갈 것이다. 교회로서, 그 백성으로서 세상에 대하여 하나님의 정의를 외치며 영적 파수꾼으로서, 하나님의 선지자로서 세상 대신 깨어 근신하고, 세상 대신 참회하여 대사회적 책무를 감당해야 한다.
예배와 말씀의 회복 통한 교회의 회복을 촉구
COVID-19로 인해 교회와 그 백성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초유의 경험을 해야만 했다. 정부의 행정 명령에 따라 전 국민에게 록다운(Lockdown)이 선포되고 교회에서의 예배 역시 모임을 가질 수 없게 되면서 타우랑가의 교회들 역시 여느 도시들처럼 온라인 예배라는 비상 수단을 통해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이미 온라인 예배에 익숙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온라인 예배 외에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은 분명 낯선 경험이었다. 일부 키위 교회들은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조차 없어서 개인의 신앙에 예배를 맡겼다.
우리 교회의 경우에는 예전부터 교회에서의 주일예배와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 예배를 병행했기 때문에 페이스북에 가입되지 않은 교인들에게 가입을 권유했고 전 교인이 큰 문제 없이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주일예배는 록다운 기간에도 녹화 대신 실시간 예배드림을 택했다. 교역자들과 최소한의 예배 위원, 그리고 미디어팀이 교회에 나와 원활한 온라인 예배를 위해 섬겨주었다.
또한 교인 전체 대화방을 만들어 교회의 돌봄과 여러 상황을 수시로 전달하여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대화방을 통해 새벽기도회를 대체하기 위한 영상 설교를 하다 보니 영상 설교가 익숙하지 않아 목회 칼럼으로 대체했다.
교육 부서 역시 부목사의 지도로 학생들에게 매일 QT 말씀과 매주 수요일에는 ‘말씀 캘리’ 영상을 공급했고, 유년주일학교 역시 매 주일 어린이 예배와 수요일에는 ‘히즈 쇼’ 영상물을 통해서 예배와 말씀 안에 거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록다운 상황과 경계 단계가 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 예배’라는 말이 통용됐는데 우리도 나중에 정정했지만, 그 말보다는 ‘성전 예배’로 바꾸어 호칭하게 되었다. 그것이 더 온당(穩當)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부활절 예배 위해 콜라보 영상 제작한 찬양팀
고난 주간에는 주님의 고난에 관한 영상과 메시지를 대화방을 통해 올렸으며, 특히 찬양팀은 부활절 예배를 위해 특별한 순서를 만들었는데 찬양 팀이 각 가정에서 찬양한 곡을 하나의 찬양 영상으로 편집하여 온라인 예배를 통해 상영했다.
그때 성전에 모인 예배 팀과 각 가정에서 예배를 드린 교우들 모두 깊은 은혜와 감동을 받았다. 그 여러 개의 찬양을 긴 시간 동안 섬세하게 작업하여 감동적인 하나의 찬양으로 만든 그 미디어 섬김은 정말 귀한 것이었다.
교인들이 록다운 되지 않도록 교제의 끈을 이어가
담임목사 내외는 록다운 기간 교인들의 심령이 진짜 록다운 되지 않도록 김치, 양념치킨 등을 만들어 각 가정을 방문하여 교제의 끈을 이어갔다.
키위 가정에서 홈스테이하는 학생들이 고립감과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부목사와 교사들이 키위 가정을 방문하여 문 앞에서 분식과 필요한 것들을 챙겨주면서 기도해주었을 때 학생들은 너무도 반가워했고 감사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COVID-19 사태를 통해 우리 모두 예배의 소중함에 대하여 깊이 깨달아야 한다. 교회에 모일 수 없다. 예배를 인도할 목사도 없다. 그런데 예배를 드려야 한다. 이 특수한 상황에서 만약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없었다면 각자 하나님 앞에 홀로 예배를 드려야만 했었을 것이다. 결국 참된 예배는 성도 개개인이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제사장이 되어 예배를 드려야 한다.
건강한 교회 공동체가 회복이 되어야
록다운 기간은 성도 각자가 하나님의 교회요, 하나님의 성전이 되어 예배자가 되는 긴박한 훈련을 톡톡히 받은 시간이었다. 더 나아가 교회 공동체의 소중함과 내 영혼의 건강과 성장을 책임지는 목회자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떤 위기가 들이닥쳤을 때는 해답은 항상 처음, 가장 기초적인 것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가 사회 개혁을 부르짖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보다 급하고 중요한 것은 개인의 예배 회복과 말씀 회복이다.
개개인의 영적 회복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올바르고 건강한 교회 공동체의 회복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COVID-19 사태를 통해 교회와 믿는 자에게 회복을 명령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지고 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기오 목사<타우랑가 샘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