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하나님을 앞서지 말라

동네를 산책하다 보면 개가 주인 앞서 헉헉거리며 가는 것을 봅니다. 주인이 손에 쥔 줄을 놓지 않으니 목에 줄이 걸려 헉헉거리면서도 여전히 앞서 갑니다. 우리가 우리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앞서가다 보면 목에 줄이 걸린 개처럼 고통스러워 하며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똑똑한 사람은 머리회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보다는 자신이 세운 계획을 따라 살다 보면 하나님을 앞서가기 쉽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살다 보면 반드시 무리수를 두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원하는 것은 얻지만 반드시 후회하게 됩니다.

신앙의 선배 가운데 야곱이 그러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리라”는 하나님의 약속대로 이루어질 텐데 어머니 리브가의 말을 듣고는 꾀를 써서 형 에서의 축복기도를 가로챘습니다. 그것은 비겁한 것이었고 결국 하나님을 앞서간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을 앞서간 야곱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성경은 20년 후 야곱이 형 에서를 다시 만날 때의 상황을 이렇게 기록합니다.
“야곱이 심히 두렵고 답답하여 자기와 함께 한 동행자와 양과 소와 낙타를 두 떼로 나누고 이르되 에서가 와서 한 떼를 치면 남은 한 떼는 피하리라 하고”(창세기32: 7-8)

20년 동안이나 만나보지 못한 형을 다시 만나는데 왜 두렵고 가슴이 답답했을까요? 왜 공격당 할 것이 겁이나 재산을 둘로 나누지 않으면 안 되는 피곤한 삶을 살아야 했을까요?

인생 여정에서 어느 순간 하나님을 앞서가게 되면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먼저, 인간관계가 파괴됩니다
“형, 나야 야곱이야!”하면서 얼싸안고 좋아해야 할 텐데 형을 만나기가 두렵고 가슴이 답답하다는 것은 관계가 깨어졌다는 것입니다. 관계가 석연치 않으니 만나기가 부담스럽습니다. 관계가 파괴되면 하나님의 백성이 누려야 할 천국대신 지옥 같은 삶을 살게 됩니다.

둘째, 원치 않는 곳에 가게 됩니다
어머니 리브가와 야곱이 아버지 이삭과 형 에서를 속이는 일이 없었다면 야곱이 고향집을 떠나 멀리 하란에 있는 외삼촌 라반의 집에 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곳에서 20여 년 동안이나 종 노롯하며 고생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앞서가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하면 감옥 같은 하란에 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먼 곳에 유배를 가거나 감옥에 갈 수도 있습니다.

셋째, 주변의 가족들에게까지 고통을 줍니다
야곱에게 속았다는 것을 안 형 에서는 동생을 죽이겠다고 할 만큼 분노가 격하게 끓어 올랐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곡할 때가 가까웠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 하였더니”(창세기 27: 41)

이 말을 들은 부모는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며 야곱을 급히 불러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피신시키며 “어찌 하루에 너희 둘을 잃으랴”(창세기 27: 45)며 고통을 호소합니다.

이런 비극이 일어난 직접적인 원인은 야곱의 어머니 리브가의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쌍둥이 태아를 임신했을 때 주의 사자로부터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리라”는 약속의 말씀을 받았는데 나이 많아 눈까지 어두운 남편 이삭이 큰 아들 에서에게 축복을 다 해버리면 하나님의 약속이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에 급히 둘째 야곱을 불러 축복기도를 가로채도록 한 것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는 “미리 걱정하여 내가 알아서 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 무례하고 부적절한 것이다”고 했습니다. 내가 알아서 하다 보면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인간의 의지로 거스르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만약 야곱이 아버지와 형을 속이기까지 하면서 먼저 축복기도를 받지 않았다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복을 받지 못했을까요? 아닙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야곱과 리브가가 하나님을 앞서간 것입니다. 하나님을 앞서 인위적으로 하다 보면 누구든지 고통을 겪게 됩니다.

아브라함도 75세 때 아들을 주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받았는데 몇 년이 지나도 애기 낳을 기미도 없고 가능성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때 아내 사라가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사래가 아브람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내 출산을 허락하지 아니하셨으니 원하건대 내 여종에게 들어가라 내가 혹 그로 말미암아 자녀를 얻을까 하노라 하매 아브람이 사래의 말을 들으니라.”(창세기 16: 2)

아내 사라의 말을 들었던 아브라함은 사래의 여종 하갈과 동침하여 이스마엘을 낳았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약속 말씀을 생각하여 한 일이지만 하나님을 앞서간 일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하갈이 주인 사라에게 못되게 굴다가 쫓겨나고 가정의 불화가 일어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스마엘의 후손인 오늘날 아랍국가들과 이삭의 후예인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적대감정을 갖고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서 행하면 내가 고통 당하고 후대들이 고통을 당합니다. 남은 생애 우리는 더 이상 하나님을 앞서지 말아야겠습니다. 나의 장래문제도, 나의 자녀문제도, 나의 사업도 하나님께 맡깁시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선하게 인도하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분별하기 어려운 상황이면 잠잠히 주님을 기다립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2020년 새해를 주셨습니다. 이 한 해에는 “하나님을 앞서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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