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소수 민족을 위한 모임

내가 섬기고 있는 Greyfriars 장로교회에는 다양한 민족을 위한 모임이 있다. 매주일 예배 후에 모이는 그룹이 있는데 보통 성경공부와 기도를 한다. 처음에는 주로 아시안들만 모였는데 지금은 키위와 아시안, 퍼시픽 아일랜드인들도 함께 모인다. 그리고 주중에 모이는 구역모임에는 대부분 유럽피언(백인)들이 모인다.

그리고 작년부터 격주로 금요일 저녁에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을 위한 모임이 시작되었다. 물론 이 시간에는 한국어 및 중국어로 성경공부와 기도를 한다. 이번에는 그 중에서 한인모임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모임은 우리 교회에 있는 한인들을 위한 모임이다.

처음에는 성경공부 위주로 모임을 진행했었는데 몇 개월 전부터 한국어로 금요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격주로 금요일에 모여서 한국어로 찬양을 하고, 설교 말씀을 듣고 함께 기도를 한다. 사실 이러한 시간을 갖기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왜 굳이 다민족교회에서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모임을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인들이 영어로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공부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다민족교회 안에서 다양한 민족을 존중하고 인정해주자는 것이 리더십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그래서 주 안에서 서로 한 가족이 되자는 것이었다.

다민족교회는 영어를 배우고 서로 다른 문화를 배우기에 좋은 면이 있다. 뉴질랜드는 다민족 사회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백인 중심교회나 다민족교회에 다니는 많은 소수민족들은 가끔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내가 뉴질랜드에 와서 처음에 다녔던 교회는 아주 큰 대형교회여서 아시안들과 다양한 민족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아시안 리더(장로나 목회자)들이 없어 그들의 어려움을 교회리더들과 함께 공유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우리 교회에서는 내가 사역자로서 아시안들과 소수 민족들을 대신하여 각종 회의에 참석하며 어려움들을 지금까지 대변해왔다. 하지만 내가 처음 이 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하였을때 90%가 유럽피안이었기때문에 나의 사역은 아시안이 아닌 유럽피언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그들을 돌보는 것이었다.

나는 아시안들이 우리 교회에 와서 리더(팀리더, 장로)가 되어 함께 하나님 나라를 이끌어 가기를 바란다. 4년 전에 사역을 시작할 때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많은 성도들이 다른 민족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 교회에 한 명도 없었던 한인들이 이제는 25% 넘게 교회에 다니고 있다. 함께 예배를 준비하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주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한인들에게는 많은 장점이 있다. 특히 한인 그리스도인들의 말씀과 기도 그리고 전도에 대한 열정은 정말 뜨겁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 교회에 열정적인 한인들이 많이 와서 미지근한 다민족교회를 뜨겁게 변화시키는 역할을 감당해주기를 바란다.

4년 전 내가 이 교회에서 처음 사역을 시작하였을때 대부분이 백인들이었고 일부 퍼시픽 아일랜더가 있었고 아시안들은 중국인 2가정 뿐이었다. 감사하게 어느 한 분의 전도로 많은 한국인들이 왔다. 그들 중에 일부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교회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도 받았다. 그들은 하나님 나라를 일구어 가는데 작은 씨앗이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 중 일부는 비자문제로, 그리고 사업이나 학업등의 사유로 한국에 다시 돌아가거나 뉴질랜드의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되었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계속해서 일요일과 금요일에 한인 성경공부와 한인예배를 드리며 부족한 은혜를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록 2주에 한 번이지만 한인예배를 드리는 시간이 이제는 너무 즐겁다. 늘 주님과 함께 봉사해 주는 한국 성도들께 정말 감사를 드린다. 영어로 예배를 드리다 보면 언어적 한계로 인한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러한 시간을 통해서 우리는 주님 안에서 우리말로 마음껏 찬양하며 말씀을 듣고 기도를 하게 된다. 한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영어로도 듣고 한국어로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 한인들은 뉴질랜드에서 사는 이방인 중의 하나일 뿐이다. 짧은 이민 역사를 통해서 이 나라에서 나름 자리 잡은 한인들도 많이 있겠지만 특히 이민 1세대는 언어적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함한 일부 한인들은 왜 이러한 다민족 교회를 다니고 있는 것일까? 한인교회가 단지 싫어서일까? 부담되니까 간섭없이 편하게 다니고 싶어서일까? 다민족교회를 통해서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싶어서일까?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우리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 스스로가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한국민족은 세계 어느 민족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아주 강인한 민족 중에 하나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 교회 안에서 한인모임이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나는 앞으로도 내가 섬기는 교회 안에서 이러한 다양한 민족의 모임을 더 많이 만들려고 계획 중이다.

내가 처음 다민족이 중심이 되는 구역모임을 일요일에 만들자고 했을 때 교회는 반대하였다. 하지만 그 모임을 통해서 교회는 부흥하게 되었다. 한인모임을 원할하게 운영하는 것 또한 쉽지 않지만 나는 그들이 자신의 언어를 통해서 더욱더 가까이 주님께 나아가리라고 믿는다. 사도 바울은 유대인으로서 히브리어도 잘했지만 그리스어와 그 문화에도 능통하였다. 이제는 한 언어만 가지고는 결코 살아갈 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내가 이 길을 걸어오는 게 쉽지는 않았다. 많은 어려움에 부닥쳐 좌절하기도 하고 포기하고도 싶었다. 하지만 주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버티게 되었다. 사실 내가 한인교회에만 있었으면 지금처럼 영어로 말씀을 전하고 가르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감사하게도 지금은 한국어와 영어로 가르치며 전도와 선교를 하고 있다.

선교를 하기 위해서 힘들지만 개인적으로 중국어도 배우고 있고 틈나는 대로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도 공부하고 있다. 나는 주님이 사도 바울이 힘들고 어려웠을 때 그의 사역을 적극적으로 도와준 빌립보 교인들과 같은 믿음의 일꾼들을 보내주어 함께 하나님 나라를 이끌어 가도록 도와주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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