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기부서약(Giving Pledge)

인생 선배 어르신들이 흔히 하시는 말씀이 있다. 세상은 살아봐야 한다. 사람팔자는 모른다. 인생은 가는 데까지 가봐야 한다. 남의 말 함부로 하면 못 쓴다 등등…나이를 먹어 보니까 이 말이 맞다. 세상을 살아보니까 이 말이 지혜로운 말이다.

그래서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으면 지혜를 얻는다. 말씀 속에 삶에 대한 심오한 경륜이 묻어난다. 교훈과 조언을 생활가운데 적용할 수 있다. 선인(先人)들의 경험에 우러난 말씀들이 적중한 예화를 하나 소개한다.

백세인생을 불러서 대박을 친 이++씨의 경우이다. 어디서 불러 주는 단체도 없었다. 본인이 설만한 무대도 구하기 어려웠다. 끼가 많아서 노래는 부르고 싶은데 자신의 노래를 들어줄 사람이 없는 가수이다.

육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이렇게 시작되는 백세인생은 한 소절마다 의미가 심오하고 해학이 넘친다. 칠십이 되면 할 일이 남아서 못 간다고 버틴다. 팔십이 되면 아직은 쓸만하다고 호령한다. 구십이 되면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고 악다귀를 한다. 백세가 되어서는 세상을 살아본 만큼의 경륜이 여유가 되어서 묻어난다. 참으로 호기롭다. 좋은 날 좋은 시(時)에 간다고 전해라. 구성지면서도 중독성이 강하다.

인생 육십 줄에 올라서서 뉴질랜드 연금수혜를 바라보는 이들은 백세인생이 가슴에 새롭게 와 닿으리라 생각된다. 인생 팔십에 자존심을 세운다. 구십에도 알아서 갈텐데 또 왔냐고 저승사자를 나무라며 쫓아 보내는 노년의 구십은 경이롭기만 하다. 백세에는 극락왕생할 곳(천국)을 찾는 여유만만이다. 기왕에 가려면 지옥보다야 극락왕생할 곳이 좋겠지. 백오십에는 극락세계(천국)에서 왕생(영생)을 누리는 만세인생이다.

1960년대에도 요즈음의 베스트셀러라 할만한 책들이 꽤나 있었다. 그 중에 한 권을 소개하면 에릭 프롬(독일출신의 미국정신분석학자, 1900-1980)의‘소유와 존재’이다. 그가 제시하는 소유와 존재 새로운 측면을 살펴본다. 꽃을 따는 행위는 소유에 해당한다. 단지 꽃을 보고 즐기는 행위는 존재에 해당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확실히 산(山)을 산으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산은 산인 것이다. 그들은 산을 보지도 않고 산의 이름과 그 높이를 알려고 한다. 그들 중의 어떤 이들은 그 산에 오르고 싶어 한다. 이것도 다른 형태의 소유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일부의 사람은 진정으로 산을 보려고 한다. 그 산을 오르며 즐긴다. 그 산에 다녀온 소감과 감동을 여러 사람들과 다양하게 나눈다.

소유지향적인 사람들은 그들이 좋아하거나 찬양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갖기를 원한다. 상대방을 독점하기를 원한다. 따라서 이들은 상대방을 소유하려는 다른 사람들을 질투한다. 때로는 미워한다. 그 탐욕이 어떤 것이든 탐욕스러운 사람은 결코 충분히 가질 수 없다. 그 탐욕이 그들로 만족시키지도 못한다. 배고픔 같은 필요충분조건의 생리적 욕구와는 달리 정신적 욕구는 한시적인 필요충분만 있을 뿐이다. 모든 탐욕은 그것이 육체를 통해 만족될지라도 정신적인 한계성이 있다.

더 많이 가지려는 무한한 욕망을 나타낼 뿐이다. 에릭 프롬이 설파하는 소유와 존재는 이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풍성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존재라는 말은 어떤 것을 소유하지도 않고 또 소유하려고 갈망하지도 않으면서 즐거워하고 자기의 재능을 생산적으로 사용하며 세계와 하나가 되는 양식을 나타낸다.

더 기빙 풀레지(재산 절반 기부서약)의 홈피에 살짝 입장을 한다. 세계의 부호들이 기부를 실천하고 공언하는 홈피이다. 2010년에 빌 게이츠와 버핏이 설립한 재단이다. 재단을 설립한 뒤 사후 자산의 50%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한 사람들을 회원으로 받았다. 더 기빙 풀레지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은 개인자산이 10억 달러 이상이어야 한다(한화로 1조 1700억원).

지금까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154명이 5000억 달러(약560조원)를 기부하기로 서약했다. 아시안 권에서는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의 억만장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국은 단 한 명도 기빙 플레지에 이름을 올린 부자가 없다. 2015년에 포브스지가 발표한 10억 달러 자산가 안에는 한국인이 무려 30명이나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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