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커지는 파충류 시장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이제 서늘해져 가는 한국 날씨. 다시 시즌이 오는 상쾌한 기분이다. 시즌이 일 년에 두 번씩 있기에 몇 사람들이 질문한다.

“시즌을 많이 지내보면 조금 수월하지 않나요?” 정답은 ‘아니요’이다.

시즌이 일 년에 두 번, 봄가을이나 여름 겨울. 이렇게 두 번 온다. 보통 암컷들은 일 년에 한 번씩 시즌을 지내게 한다. 두 시즌에 모두 투입되면 개체들 몸에 굉장히 무리가 올 수 있어서 개체들의 수명 단축에 큰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보통 첫 시즌 때 50~100마리, 두 번째 시즌 때 첫 시즌을 패스한 50~100마리를 투입한다.

파충류 시장이 커지는 만큼 수입이 꽤 좋다는 걸 느낀 사람들이 요새는 부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파충류에 애정이 없는 사람은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망한다.

문의를 하는 손님 중 20%정도가 쉽게 돈을 벌 것이다 생각해서 연락이 오지만, 마지막에는 다시 돌아간다. 레오파드 게코들이 꽤 편하게 수입을 만들 수 있는 건 사실이나, 사람을 대하며 또 개체관리를 항상 해줘야 하기 때문에 애초에 좋아하지 않는다면 일 년을 넘길 수 없을 것이다.

살짝 진지한 얘기는 뒤로하고, 이번 시즌에 드디어 사이즈와 나이, 성숙도가 충분히 다다라서 이번에 처음 합사 들어가는 개체들이 몇 있다.

처음부터 직접 목표를 잡고 이어왔던 프로젝트들이라 상당히 기대가 된다. 이미 해외 파충류 시장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녹차 프로젝트. 말 그대로 개체들에게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초록 색감을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3세대가 된 지금 개체들이 굉장히 예쁘게 나오고 있다.

이번 시즌에 기대되는 개체들이 몇 있는데, 이 개체들에게서 나올 2세들은 어떤 색감을 가지고 나올까. 실망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할 만큼 정말 기대되는 개체들이다.

이 개체들의 2세는 이미 독일과 스페인 쪽 사람들에게 연락이 와있다. 개체들이 언제 부화하냐, 언제 분양 가능한가, 가격은 어떨까 등등 수많은 문의가 쏟아져 왔었다.

시즌이 임박하면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한국에 나와서 내가 파충류 판에서 활동할지 누가 알았을까? 부모님도 친구들도 몰랐다. 항상 드는 같은 마음, 주님께 깊고 깊게 감사한다.

항상 어디서든 자랑스럽게 ‘나는 기독교인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거 같다. 나만 잘되는 것도 아니고 내 주변 내 팀까지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까.

이제 한 달 정도 후면 알들이 쏟아질 생각에 벌써 힘이 든다. 전 시즌 개체들이 알을 생각보다 너무 잘 낳아줘서 마지막 개체는 약 한달 전에 나왔는데, 벌써 다음 달에 또 알이 다시 나온다. 거의 일 년 내내 알을 받는 셈이다.

이번 시즌에는 좀 기대하는 개체들이 많아서 더 신경 쓰고 더 고민해봐야 할 듯하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지금 키우고 있는 게코 번식은 잠시 쉴까 한다.

물론 필자 몸이 힘든 것도 있지만 다른 종을 슬슬 시작해 볼 생각이다. 새로운 종들은 천천히 하나하나 공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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