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모세 콤플렉스

30대 초반에 가족과 함께 필리핀에서 예수전도단에서 운영하는 제자훈련학교 Discipleship Training School) 교육을 받았다. 가족과 함께 훈련을 받는 6개월 동안 많은 은혜를 경험했다. 3개월 강의 기간 가운데 ‘아버지의 마음’이란 과정이 있었다.

그 강의의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는 아버지에 대한 상처 때문이었다.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보는 것은 끔찍한 경험이었다. 어린 나이에 마음에 있는 천진난만한 감정을 밖으로 표출할 수 없었다. 10살을 갓 넘긴 어린아이는 어머니를 보호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조숙한 어른아이로 자랐다.

아버지란 이름은 공포와 분노의 대상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그 아버지가 인생의 뿌리 깊은 열등감으로 변했다. 주님을 만났고, 결혼해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지만, 여전히 아버지에 대한 상처는 그대로 남아있었다.

모세의 콤플렉스
콤플렉스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으면 그 뜻은 “사람의 행동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주는 잠재적인 욕망, 공포, 갈등, 열등감 등의 복잡한 생각이다.”라고 정의한다. 칼 융은 “콤플렉스는 강한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관념이나 기억이다”라고 말했다.

모세는 불타는 떨기나무 가운데서 하나님을 만났고, 하나님이 직접 그 이름을 알려 주었는데도, 그는 여전히 하나님 앞에서 출애굽의 리더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모세의 상처 때문이었다. 그는 애굽의 왕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왕자의 권력을 누리지 못했던 사람이었다.

모세는 이집트의 왕자로서 애굽 군인 하나를 죽였는데, 그를 죽인 것이 탄로 나는 것이 두려워 도망갔다. 이집트 왕족이었던 모세가 히브리 노예들의 편을 들었는데도 그들은 모세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지 않았다. 모세는 이런 억울한 그의 상황이 어눌한 그의 말솜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모세는 스스로 말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모세가 여호와께 아뢰되 오 주여, 나는 본래 말을 잘하지 못하는 자니이다. 주께서 주의 종에게 명령하신 후에도 역시 그러하니 나는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한 자니이다(출애굽기 4:10).”

모세는 자기 손에 주어진 권력도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 이유는 자신이 말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모세에게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출애굽 하라고 명령하셨다. 말하는 것이 상처이고 아픔이었던 모세에게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 시킬 것이라고 전하게 했다. 이집트 왕 앞에 나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내보내기를 원한다고 말하게 했다.

모세의 거절감
모세의 양어머니는 하셉슈트였다. 모세가 자랄 때 이집트 왕은 투트모스 3세였는데, 하셉슈트의 남편인 투트모스 2세와 궁녀 사이에서 태어난 투트모스 3세는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그래서 당시의 권력은 하셉슈트에게 집중되었다.

이런 시기 모세가 하셉슈트의 양자였다. 모세는 어머니 하셉슈트의 비호 아래 있는 잠재적 위험인물이었기에 투트모스 3세는 모세를 제거할 기회만 엿보고 있었을 때, 모세의 이집트 군인 살해 사건은 그를 쳐낼 좋은 구실이 되었다.

모세는 당시 이런 권력 암투의 현장에서 도태되었다. 모세는 이집트의 로얄패밀리에서 거절당했고, 같은 동족이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했다. 모세의 콤플렉스는 말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었지만, 그 뿌리는 거절감에서 시작되었다.

한국인들의 문화가 외국 문화와 구별되는 가장 큰 문화적 차이는 연대감(소속감)이다. 내가 공동체로부터 배제되었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힘들어한다. 그래서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반응도 나온다. 모세가 경험했던 거절감은 훗날의 말을 잘하지 못한다는 콤플렉스가 되어 하나님이 말씀해도 순종하지 못하게 했다.

콤플렉스에서 벗어 나려면
콤플렉스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콤플렉스는 내가 만든 상처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진 아픔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보이는 상처가 아니라, 마음에 새겨진 아픔이기 때문에 금방 이겨낼 수 없다. 그래서 콤플렉스 안에 감추어진 열등감과 상처를 극복하려면 나의 콤플렉스보다 더 큰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해야 한다. 나를 창조한 하나님을 만나야 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한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냐 누가 말 못 하는 자나 못 듣는 자나 눈 밝은 자나 맹인이 되게 하였느냐 나 여호와가 아니냐(출애굽기 4: 11).”

하나님은 모세에게 하나님이 사람의 입을 창조했다고 말씀했다. 자신의 열등감보다 크신 하나님을 만났다.

아버지에 대한 상처 때문에 ‘아버지의 마음’이란 강의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있는 사람에게 아버지의 사랑을 말하니 연결이 되지 않았다. 강의를 마칠 때쯤, 아버지에 대해서 상처가 있는 사람은 앞으로 나오라고 강사가 요청했다. 마음이 무거웠지만, 주의 도움을 구하며 앞으로 나갔다. 아버지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치료해 달라고 기도했지만, 더 깊이 나갈 수 없었다.

그때 캐나다에서 스텝으로 오셨던 로스라는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는데 나를 뒤에서 끌어안고, 이렇게 말했다.

“Timothy, 미안해. 이건 너의 아버지 잘못이 아니야. 아버지는 널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몰랐어. 너의 아버지는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널 사랑했단다. Timothy, 사랑한다. 이것이 너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란다. 너의 아버지를 용서하지 않겠니?”

이 말을 듣고 그 자리에 꼬꾸라졌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아버지를 용서했다. 그동안 나를 모질게 짓누르던 아버지에 대한 모든 아픔이 사라졌다.

말을 못 한다고 주저하던 모세는 하나님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는 바로 앞에서 10가지 재앙을 보여주었고, 홍해를 건너 광야에서 이스라엘을 인도하고, 모압 평지에서 신명기의 당부를 직접 전했다. 모세의 콤플렉스는 모세가 하나님께 쓰임 받는 도구가 되었다. 나의 콤플렉스보다 더 큰 하나님을 바라본다. 지금은 돌아가셨을 로스 할아버지의 그 품이 다가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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