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그곳에 가고 싶다, 마타카나

며칠 계속 내리던 비가 그치면서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바람도 좀 불었지만 예정대로 출발한다. 아침 10시에 함께 모여 한 차를 타고 글렌필드에서 마지막 일행을 픽업해 태우니 아줌마 다섯명 완전체로 이제 북쪽으로 Go Go!

Puhoi Bohemian Village
1번 고속도로를 타고 계속 올라가면 된다는데 워크워스나 오마하비치는 들어 봤지만 마타카나란데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토요일마다 Farmer’s Market 이 열리는 곳이라 나름 알려진 곳이기도 하단다. 차로 30분만 타고 가도 예쁜 풍경이 있는 뉴질랜드지만 오랜만에 가는 나들이라 기대 만땅이다.

체코 보헤미안 거주지인 푸호이에 있는 카페

거의 유일하게 톨비를 내야 하는 터널을 지나고 ‘Puhoi 보헤미안 빌리지’ 라는 간판이 보인다. 체코 보헤미안 거주지이면서 유명한 치즈공장이 있는 그곳을 가본 적이 없는 나를 위해 들어가 보기로 한다.

군데군데 있는 건물들은 아담하고 소박하여 어디에서든 친절한 사람들이 반겨줄 것 같다. 조금 더 구불구불 올라가니 넓은 풍경이 보인다. 파라솔은 접혀있지만 꽤 많은 야외 테이블이 있고,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있는 정원과 분수를 가운데 설치한 작은 개울을 끼고 있는 건물이 치즈공장이면서 치즈를 팔기도 하는 유명한 카페다.

한쪽엔 치즈가 숙성되는걸 볼 수 있게 유리전시장으로 되어 있고 시식도 할수 있고 바로 구입할 수도 있다. 커피가 맛있는건 당연하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옆 넓은 정원에서 거침없이 깔깔 웃으면서 소녀적 포즈로 사진도 찍고, 두 팔 벌려 하늘을 날기도 했다. 여기도 좋지만 목적지를 향해서 다시 움직인다.

치즈의 숙성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치즈공장

Morris & James Pottery
차로 20분 정도 더 달리자 마타카나 이정표가 보인다. 배고픈 시간이라 마을에 들어가기 전에 점심을 먼저 먹기로 했다. 마타카나 타운 센터 입구에서 조각 작품처럼 보이는 공중화장실을 오른쪽으로 두고 북동쪽으로 조금 돌아가 도자기 공방으로 진입한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리자마자 근사한 입구부터 너무 맘에 들었다.

아이비같은 덩쿨식물로 온통 뒤덮여 있는 예쁜 창과 빨간색 타일로 만든 등이 높은 의자, 아이들을 위한 Tree House, 둘만 마주보게 해놓은 2인용 테이블이 있는 사랑스러운 야외 카페. 여기서도 찰칵찰칵 사진을 찍는다. 아줌마도 여학생이 되게 하는 풍경이다. 너무 예쁘다.

“밥 먹고 합시다”

배고픈 소리에 예쁜 창을 가진 카페 안으로 들어가 앉는다. Seafood Chowder와 Smoked Salmon Bagel 강추. 그리고 도자기 공방으로 들어가 보니 알록달록한 화분, 화려한 접시, 동양풍의 도자기 그릇세트, 머그잔, 꽃병들이 진열되어 있고, 매일 11시 30분에는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뿐만 아니라 본인만의 작품을 빚고 색칠해서 가져갈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관심있으신 분은 www.morrisandjames.co.nz 들어가 보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쁜 화분, 접시, 동양풍의 그릇이 있는 도자기공방

Matakana Market Place
이제 그 마을로 들어가 본다. 야트막한 건물과 정감있는 가게들이 있지만 매주 토요일 오전 8시부터 2시까지 열리는 Farmer’s Market 으로 가보자.

2 Matakana Valley Rd에 있는 작은 광장은 주변에 있는 영화관, 약국, 꽃집, 옷 가게, 책방들이 감싸안고 있는 모양의 오붓하고 아늑한 곳인데 마켓이 열리는 날엔 가족단위로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커다란 오크통을 엎어 놓고 긴 널판지를 올려 놓은 시장이 나온다. 그 위에 과일이나 야채들, 여러나라의 다양한 음식들이 진열돼 팔리고 한쪽 옆 작은 무대에서는 딕시랜드 스타일의 밴드가 연주한다고 하니 꼭 마켓이 열리는 그때 다시 와보고 싶다.

작은 광장은 주변에 있는 영화관, 약국, 꽃집, 옷 가게, 책방들이 감싸안고 있는 모양의 오붓하고 아늑한 곳, 마타카나

그날은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짧은 머리도 마구 헤집어놓아 감추었던 흰머리를 드러내기도 하고, 옷자락을 휘감아 스타일을 흐트러 놓기도 하고, 흙먼지 날리기도 했지만, 커다란 나무에서 큰 잎사귀를 우수수 떨어뜨리고, 그 낙엽을 이리저리 굴리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답답하고 무뎌진 마음에 발랄한 숨구멍을 내주지 않았던가. 스산하지만은 않은 따뜻한 마음으로 가을을 바라보듯이 우리 인생의 가을을 지나는 우리를 돌아본다.

하나님을 향하여 선 우리
소나기도 은혜 바람도 은혜
그렇게 고백하는 우리
가을을 사는 우리

남궁소영권사<은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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