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다섯째 주 찬송/135장(통일133장) 어저께나 오늘이나
찬송 시 ‘어제께나 오늘에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헌신적으로 복음을 전했던 심슨(Albert Benjamin Simpson, 1843-1919)목사가 지었습니다.
캐나다 계 미국인인 심슨 목사는 장로교 목사로 캐나다 토론토의 낙스 대학을 나온 후 미국의 여러 장로교회에서 시무했는데 특히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한 사역을 했습니다. 성경공부와 지도자를 육성하는 캠프 집회를 창안하였고, 이를 통해 가정과 직장, 병원, 형무소등을 방문하여 복음을 전하게 하였습니다.
그가 설립한 국제선교협회(The Christian and Missionary Alliance)인 CMA는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지요. 심슨 목사의 찬송은 우리 찬송가에 실린 ‘어저께나 오늘이나’(135장)를 비롯하여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302장), ‘주와 같이 길 가는 것’(430장), ‘은혜 구한 내게 은혜의 주님’(441장), ‘네 병든 손 내 밀라고’(472장)등 5곡을 비롯하여, 모두 172편의 복음찬송을 지었습니다.
곡명 YESTERDAY, TODAY, FOREVER 멜로디는 심슨 목사의 동역자인 버크(James H.Burke, 1865-1905)가 작곡을 했습니다. 버크는 심슨 목사가 인도하는 부흥집회 때 찬송 인도를 하고, 국제선교협회에서 성가대 지휘도 맡았던 찬양사역자이지요. 이 찬송은 작사, 작곡 모두 1890년에 발표되었고, 우리나라에는 1919년 출판된‘신증찬송가’에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찬송을 부르다보면 예수님의 행적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갑니다. 예수님께서 바다를 걸어오시는 모습이 있는가 하면 겁에 질린 조각배에 탄 제자들 앞에서 소리 질러 풍랑을 잠잠케 하시는 장면,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땀 흘려 기도하시는 고뇌의 모습도 보입니다.
성질 급한 베드로가 든 칼을 빼앗아 말고의 귀를 다시 붙여 주시는가 하면, 재판 받던 그 새벽에 베드로를 향해 용서의 눈길을 보내시는 장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에도 제자들 앞에서 손과 발을 보이시며“믿음 있는 자가 되라”고 말씀하시는 장면, 두려움에 떨며 엠마오로 가는 실의에 찬 두 제자에게 함께하시며 떡을 떼어 영안을 밝게 해 주시던 생전(yesterday)의 모습들이 보여 집니다.
그리고 지금도(today) 동일하게 우리와 함께 계심이 느껴지니, 다시 오실 그 날에도 동일하게 영원히(forever) 맞아 주시리란 믿음이 생기지 않습니까?
“어저께나 오늘이나 영원 무궁히”라는 노래 첫 대목에서 히브리서의 말씀을 상기 시키지요.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히브리서 13:8)는 말씀 말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변하여도 주님은 절대로 변치 않으시는 분이므로 찬양하자는 내용이지요.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와 권능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 동일하니 우리 역시 동일해야하지 않겠어요?
“어저께나 오늘이나 영원 무궁히 한결같은 주 예수께 찬양합시다.” 라는 찬송은 우리 역시 동일한 마음으로“세상 변하고 변할지라도 영원하신 주 예수 찬양합시다.” 라는 응답을 권유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원래의 영어 가사는 더욱 극명하게 표현되고 있는데요, “Jesus never! Glory to His name.”이란 표현으로, 절대로 변치 않으시는 주님이란 고백에 바로 뒤이어 우리의 다짐을 잇고 있지요.
운(韻) 역시 “Jesus is same”과 “Glory to His name”으로 ‘동일하심’의 뜻인 ‘same’과 주님의 ‘이름’이란 뜻의 ‘name’을 대칭시킴으로 해서 [-에임]이라는 자모음의 운까지 동일하게 짜 맞추어 시감(詩感)을 짙게 합니다.
7월 첫째 주 찬송/288장(통일204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
찬송 시의 작사자는 앞을 못 보면서도 8천여 편의 복음성가를 남긴 미국의 여류 찬송작가인 크로스비(Fanny Jane Crosby)여사입니다.
크로스비는 태어난 지 6주 밖에 안 되어 실명하였지만 하나님께서는 뛰어난 문학의 재능을 선물로 주셔서 여덟 살 때부터 시를 쓰고 24세 때에는 ‘맹인 소녀’라는 제목의 시집을 출판하였습니다.
1851년 그러니까 그의 나이 31세 때 중생의 경험을 한 이래 95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동안 은혜로운 찬송을 썼습니다. 계산을 해보니까요, 예수를 알고 신앙생활을 한 64년 동안의 작품이 8천 편이라면, 일주일에 두세 편씩의 시를 지은 셈이 되지요.
크로스비 여사를 비장애인들은 흔히 ‘고난의 여사’라고 일컬었지만 정작 본인은 “암흑은 외계의 사물에 어둠을 줄 수는 있으나 하늘을 향한 영적인 소망의 빛을 뒤 덮지는 못합니다. 하나님은 내 시력을 거두어 가신 대신 영안을 뜨게 하셔서 당신의 능력으로 내가 일생 일하게 하셨음을 나는 믿습니다.”라고 간증하고 있습니다.
크로스비의 찬송은 우리 찬송가에 23곡이나 수록되어 있는데, ‘찬양하라 복되신 구세주 예수’(31장), ‘찬송으로 보답할 수 없는’(40장), ‘주 어느 때 다시 오실는지’(176장), ‘주가 맡긴 모든 역사’(240장), ‘너희 죄 흉악하나’(255장), ‘인애하신 구세주여’(279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288장), ‘기도하는 이 시간’(361장), ‘나의 생명 되신 주’(380장), ‘나의 갈 길 다 가도록’(384장), ‘오 놀라운 구세주’(391장), ‘주 예수 넓은 품에’(417장), ‘나의 영원하신 기업’(435장), ‘십자가로 가까이’(439장), ‘주와 같이 되기를’(454장), ‘저 죽어 가는 자’(498장), ‘자비한 주께서 부르시네’(531장장), ‘주께로 한 걸음씩’(532장),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540장), ‘후일에 생명 그칠 때’(608장), ‘그 큰일을 행하신’(615장), ‘군기를 손에 높이 들고’(통385장), ‘주의 십자가 있는데’(통501장)등입니다.
곡명 BLESSED ASSURANCE(복된 확신)은 1873년, 당시 뉴욕의 기업인이었던 냅(Joseph Knapp)의 부인인 팔머 냅(Phoebe Palmer Knapp, 1839-1908)여사가 작곡하였습니다. 이 곡에 맞추어 작시한 유래를 1906년, 크로스비 80세 기념으로 출판된 책에 이렇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나는 때때로 이미 알려져 있는 곡조를 한 모형으로 하여 그 곡에 보다 더 잘 어울릴 가사를 써 본다. 물론 이 방법은 결코 시를 짓기 위한 방편으로 곡을 택함은 아니다. 기성곡은 이미 그 곡에 붙인 가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 있어서는 내가 새로운 가사를 써 붙임으로 그 곡이 부활하기도 한다. 그 한 예가 바로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이다. 이 곡조는 유명한 작곡자이며 동시에 우수한 가수인 내 친구 팔머 냅 여사가 작곡한 것인데, 어느 날 그가 이 곡을 칠 때 나는 곁에서 듣고 있다가 남다른 감명을 받고 그가 청하는 대로 곧 작사하였다.”
특히 크로스비는 바로 전날 밤 담임목사님의 설교말씀 주제인 “우리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참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갑시다. 우리는 마음에다 예수의 피를 뿌려서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맑은 물로 깨끗이 씻었습니다.”(히브리서 10:22)란 말씀이 생각나 영감에 넘쳐 단숨에 곡에 맞춰 이 시를 지었다고 하지요.
팔머 냅 여사는 아마추어 작곡가로서 많은 작곡을 하고, 구제와 봉사생활을 한 상류사회 여인인데, 그녀가 작곡한 찬송은 우리 찬송가 ‘주의 피로 이룬 샘물’(266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288장), ‘주의 십자가가 있는데’(통501장) 등 세 편이 실려 있습니다.
이 세상과 하늘나라를 동시에 살아가는 이의 ‘내 삶이 곧 찬송’(This is my story, this is my song)이라는 간증은 힘찬 리듬과 뻗어 올라 상승하는 멜로디와 융화되어 표호(豹虎)와도 같이 선포하는 신념에 찬 신앙고백 적 외침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