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두 마리 토끼 잡기

유치원에 십여 년을 근무하면서 정말 다양한 학부모들을 만나보았다.

그 학부모들과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그래도 공통적인 것은 아이들이 유치원에 적응할 때까지 아이가 부모에게서 떨어지는 일은 어떤 부모에게나 힘든 일임을 공감한다.

아빠, 엄마를 부르며 울부짖고 매달리는 아이를 떨쳐내고 등을 돌려 직장으로 향하는 부모들 중에 문 밖에서 우는 엄마들을 보는 일은 대수롭지도 않은 일이었고, 심지어 마음이 약해져 눈물을 훔치는 아빠들도 있었다.

그만큼 어린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돈을 벌러 다시 사회로 나간다는 일은 쉽지 않는 결정임이 확실하다.

그래서 어떤 유치원을, 언제 보내느냐 등 출산 후 컴백을 준비하는 엄마들의 고민은 이만 저만이 아닐 수가 없다.

유치원을 어떻게 선택할까?

  1. 집에서 가까운 유치원으로 리스트를 작성해 방문을 계획해보도록 하자.
  2. 입학원서 신청은 꼭 1-2년 전에 해야 한다.
  3. 이메일이나 전화로 방문예약은 필수다.
  4. 유치원의 원장(Manager)이나 안내를 도와주시는 분(Administrator)이 보통 투어를 해주는데 반드시 교실 내의 주임교사(Head teacher or Team Leader)나 모든 교사들과 인사를 해보고 대화를 하며 평소에 궁금했던 질문이나 팀 내의 분위기를 살펴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아이들은 어른의 말투와 표정에 굉장히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들의 성격이나 분위기는 유치원을 선택할 때에 있어 중요하다.
  5. 유치원에서 제공하는 간식, 또는 점심식사 메뉴를 살펴보자. 무엇을 먹이느냐를 보면 그 유치원이 어떤 가치와 교육을 제공하는 지도 알 수 있다.
  6. 실내와 실외 구조, 교실 안의 청결함 등 여러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7. 마지막으로 결정하기 전 www.ero.govt.nz 홈페이지에 들어가 정부에서 내린 각 유치원의 평가서를 읽어보도록 하자. 이렇게 성심성의를 다해 유치원을 결정한 후 입학절차를 마치면 대망의 유치원 생활 적응기에 들어간다. 아이들 성격마다, 나이마다 적응기간이 다르겠지만 엄마를 부르짖으며 울 때엔 매몰차게 맡기고 나오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
    마음 약해져 더 머물렀다가 아이를 더 힘들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이가 어른의 대화를 이해하는 나이가 된다면 유치원에 도착하기 전에 차에서 아이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가령,“이제 우리 유치원에 곧 도착할 건데 엄마가 10분 정도(시간의 개념을 모르는 어린 아이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몸으로 10분의 길이를 감지할 수 있다)같이 있다가 엄마가 일하러 갈 꺼야. 엄마가 없는 동안은 선생님과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다 보면 엄마는 다시 금방 데리러 올 거고 우리는 곧 다시 만나.”라고 설명을 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꼭 그 말을 지켜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학부모로서 아이를 내려주고 데리러 갈 때 교사들과 아이에 대해 많이 대화하고 나누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 얼마나 부모가 교육에 대해 관심이 있느냐에 따라 교사들도 더 신경을 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유치원 선생님이라 아이와 함께 출근할 수 있어서 너무 좋으시겠어요.”

정말 좋을까? 좋은 점이라고 하면, 아이가 잘 지내는 지에 대한 건 내 눈으로 확인이 가능해서 좋다. 하지만 그 외는 사실 아이를 내 직장에 데려가는 것이 크게 뭐가 그렇게 좋은 지 모르겠다.

다른 건물이지만 그리 멀지 않아 내 아이의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아이가 어쩌다 지나가는 엄마를 발견할 시 자지러지게 엄마에게 가겠다고 우는 모습을 숨어서 지켜봐야 했던 시간은 어쩌면 ‘차라리 멀리서 잘 지내겠지’하며 근무에 매진하는 다른 엄마들이 부럽기도 한 시간이었다.

아이가 점점 커가고 엄마가 근무하고 있는 프리스쿨 반에 올 시간이 다가오자 필자는 아이를 다른 유치원으로 옮겼었다.

나의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엄마 없이 자신의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들고 사회성을 발달시켜야 하는 환경과 능력을 키워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이든 다 좋을 수 없는 것이고, 어떤 선택이든지 거기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내년이면 우리 아이도 학교를 간다. 수년간 유치원 교사로서 다른 아이들을 보며 지내왔지만 내 아이를 키우며 학부모로, 교사로 지내온 시간들이 참 값졌다.

교사로서 다른 아이들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졌으며 부모들을 이해하는 마음의 크기가 달라졌다.

육아를 하는 동시에 일도 하며 짬을 내어 공부하는 시간들이 나의 삶의 활력을 찾았고 더 멋진 엄마가 될 거라는 그림도 그렸다.

근무하는 시간에도 아이들과 지내고, 퇴근 후에도 나의 아이와 지내는 시간들이 다른 분들이 보시기엔 다소 힘들어 보일 수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라 늘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물론 나의 기대만큼 내가 원하는 것처럼 육아와 삶이 내 앞으로 펼쳐지지 않았지만 매 순간순간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가르치심과 인도하심과 그 분의 선하심이 우리 가정 안에, 우리 아이에게 있다는 것을 경험하며 또 내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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