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교회당을 청소하고 십자가 걸다

주님은 성전을 정화하시고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다.”라고 말씀 하셨다. 산속 마을 중 대부분에는 교회당이 없는 곳이 많다. 그래서 우리들의 선교 집회는 주로 야외에서 이루어진다.

맑은 날에는 괜찮지만 비 오는 날은 힘이 많이 든다. 집회하다가도 갑자기 비가 강하게 내리기 시작하면 선교 대원들은 비상 상황을 접하게 된다.

음향 장비도 비를 맞기에 무언가로 급하게 덮어야 하고 사람들은 집회에 참석했더라도 거의 다 자리를 떠나 버리기에 그런 날은 우리들만의 기도와 찬양으로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다.

히 깊은 산속 마을의 기후는 변화무쌍하다. 맑다가도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비가 내리다가 맑아지기도 한다. 각 산속 마을마다 비가 와도 예배와 집회를 할 수 있는 교회당이 세워지기를 기도한다.

처음 섬김을 시작했던 산속 K마을에는 작은 교회당이 있다. 예전에는 섬기는 목회자가 있어서 정기적으로 예배도 드리고 모임도 그곳에서 있었다. 그러나 사정상 목회자가 교회를 떠나면서 예배당 상황은 좋지 않게 되었다. 예배가 멈추어지자 교회당 역시 황폐해졌다.

처음으로 열쇠를 받아 교회당으로 들어갈 때 우리는 모두 이곳이 예배하는 장소인가 하는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밖에는 분명 십가가로 이곳이 교회임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내부에는 이방 신전을 방불하게 하는 여러 이방 신들의 기구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고, 이방 신을 상징하는 사진들마저도 벽면에 어지럽게 붙어 있었다.

예배당 내부 어딘가에는 당연히 놓여 있어야 할, 교회를 상징하는 십자가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고 지독한 곰팡내만 진동하여 잠시도 있기가 힘들었다.

더욱이 건물 안 여기저기는 물이 샌 이유인지 얼룩이 있었고 군데군데마다 나무가 썩어가는 모습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문을 열어 잠시 환기를 시킨 후, 다들 마룻바닥에 꿇어앉아 기도를 드렸다. 다음 날 일정을 조정하여 먼저 교회당 청소를 대대적으로 하고 십자가를 걸기로 하였다. 우리에게 열쇠를 넘겨준 마을 담당자에게 말하자 허락하며 매우 좋아하였다.

청소용품들을 로토루아 시내에서 사고 비장한 마음으로 마을에 도착하였는데 갑자기 천둥 번개가 요란하게 치며 장대비가 무섭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비가 쏟아지는지 차에서 내릴 수조차 없었다. ‘교회당을 정리하고 이방 신에 관한 물건을 정리하고 청소를 한다니 사단이 공격하나 보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한 30분쯤 지나도 비는 전혀 그칠 기미는 보이지 않고 더 큰 빗줄기가 천둥 번개와 함께 쏟아지니, 좀 큰 학생들은 난감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고 좀 더 어린 학생들의 표정은 두려워하는 것이 역력하게 보였다.

‘이런 경우에는 리더가 앞에 서서 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지’하는 마음으로 그냥 비를 맞으며 차에서 내렸다.

교회당 문을 열고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전기 상자의 큰 스위치를 들어 올리는데 겁이 났다. 천둥이 크게 치며 번개가 번쩍였다. “주여 지켜 주소서!”

대원들도 차에서 내려 교회당 벽면을 닦고 의자도 닦고 바닥을 청소기로 밀었다. 한 번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세 번을 반복하고 나서야 그나마 조금 그럴듯한 모습을 드러냈다. 방향제도 뿌리니 내부 냄새도 한결 좋아졌다.

모든 청소를 마친 후, 다들 둘러서서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이 장소에 하나님께 영광 드리고 성도들이 거룩한 교제를 나누는 것 외에는 다시는 다른 용도로는 사용되지 않기를, 그리고 다른 이방 신을 상징하는 것들이 들어오지 않기를” 간절하게 기도를 드렸다.

교회당 앞면에 십자가를 걸었다. 다시는 이 십자가가 내려지지 않고 십자가 보혈의 은혜가 이 교회당과 마을 사람들에게 넘쳤으면 좋겠다.

모든 청소를 마치고 나니 대원들은 “몸에 먼지가 올라 가렵고 벌레들이 기어 다니는 것 같다.”며 아우성이다. 우리의 숙소에는 샤워 시설이 없는 곳이라 할 수 없이 로토루아의 명소 산속 골짜기에 있는 온천으로 가서 씻기로 하였다.

온천에서 씻고 수영도 하면서 대원들은 한없이 즐거워하였다. 역대 온천욕 중에서 교회당 청소를 마치고 하는 온천욕이 최고가 아닌가 한다.

신학적으로 성전 개념은 점점 바뀌고 있지만, 예배와 집회의 개념으로는 구별되어 지키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산속 마을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마다 교회당이 세워지고 매 주일 예배가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미 세워진 교회당은 주님의 뜻에 맞게 잘 사용되고 영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깨끗함이 유지되기를 바란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