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목회자 부부세미나

지난 2월 14(목)일 오전 10시부터 크라이스트처치 열린교회(박향임 목사)에서 상담코칭 전문가인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정석환 교수를 강사로 모시고 “이민목회와 갈등조절 심리학”이라는 주제로 크라이스트처치 지역교회 목회자 부부들을 위한 세미나가 있었다.

정석환 교수 자신의 유학 시절 이민목회 경험을 나눔으로 시작된 강의는 2시간에 걸쳐 강의와 질의로 진행되었다. 이번 목회자 부부 세미나를 통해 참석자들은 이민목회 현실에서 만나는 갈등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어떻게 갈등을 풀어갈 것인가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받는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교회 안의 갈등은 악순환 돼
지역과 시대는 다르지만, 목회자들이 겪는 갈등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민목회뿐만 아니라 교회 안의 갈등은 악순환이 된다.

이 갈등은 다음과 같은 사이클을 가지게 되는데, ‘숨어있는 적대감-> 계기 사건 -> 갈등의 터짐 -> 싸움 -> 극단적 선택 -> 양쪽 모두 실패자가 됨 -> 냉담 상태 -> 숨어있는 적대감’의 악순환을 거치게 되고 이런 반복을 통해 추잡한 싸움이 되고 목회자와 교인들 모두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이 갈등의 사이클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정석환 교수는 목회자와 교회 공동체가 은총의 흐름 속에 들어가는 것이 갈등의 해결을 위한 방법이라고 제시하였다.

은혜의 흐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목회자와 사모가 항아리(숙주)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항아리의 역할이란, 항아리에서 된장, 간장, 김치 등 발효식품을 만들어 내듯이 목회자 부부가 그것을 담아내는 숙주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목회자들은 어떻게 이 숙주 역할을 해야 하는지 따로 배운 적이 없기에 종종 목회 과정에서 상처를 받고 힘들어한다. 그러므로 이민 목회자와 사모는 목회 현장에서 이것을 인지하고 자신을 개발하는 Detachment (분리- 객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갈등 극복할 수 있는 통찰력 얻어
이러한 은총의 사이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방법으로 “I am OK ! You are OK”의 감정을 가져야 하며 이런 Win-Win 상태가 될 때 상호 갈등을 포용하며,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I am OK but You are not OK”가 되면 상대방을 용납할 수가 없게 된다. 반면 “I am not Ok You are OK”의 감정을 가지게 되면 도피가 되며, “I am not OK and You are not OK”의 감정은 부정의 상황을 만나 더 심한 갈등상황이 생기게 된다.

정석환 교수는 심리학자 Bion의 이론을 인용하여 연금술의 비유로 설명하면서, 갈등을 은혜로 바꾸어 내는 것에 관해 설명한다. 이러한 연금술적인 변환은 역사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해 실제로 일어났다.

우리들 안에는 여러 가지 갈등의 원인이 있는데 그것은 “미해결된 과제, 고립된 자기, 나뉜 자기, 거짓 자기, 잃어버린 자기, 이중적 자기, 부인된 자기, 억압된 자기”와 같은 다양한 자아를 인정하고 주 안에서 해결할 때에 관계의 갈등을 넘어설 수 있음을 해법으로 제시하였다.

정석환 교수의 강의에 이어 질의응답 시간에는 이런 융합과 조화를 어떻게 실재적으로 목회 현장에서 이룰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정석환 교수는 자신이 미국 유학시절 담임했던 시카고지역 한인 교회를 목회하는 동안 실제로 자신이 경험했던 갈등을 어떻게 Detachment 했는지 소개하였다.

사람이 모이는 목회 현장은 갈등의 연속이다. 이번 정석환 교수의 강의는 이런 갈등의 현장에 있는 목회자들에게 어떤 태도와 방법으로 갈등을 극복할 수 있을지 통찰력을 얻게하는 시간이었다. 김광도 목사<한사랑교회>

크라이스트처치 목회자부부세미나 후기

갈등에 연루된 사람이 변화되지 않고는 문제 해결은 어려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교회 안에는 여러 갈등이 늘 존재한다. 갈등이 없는 교회는 없다.

그러므로 ‘어떻게 교회 안에 갈등이 있을 수 있나’하는 생각보다 ‘갈등의 효과적인 수습과 회복’ 방법을 찾는 길이 더 현실성 있고 설득력 있어 보인다.

미주 크리스챤 투데이가 2018년 5월 창간 21주년을 맞아 미국 모든 지역의 한인교회 담임 목회자 약 3,000여 명에게 온라인을 통한 설문지를 발송해 총 122명이 설문에 응하였다. 이 조사는 2005년 실시한 조사와 같은 설문을 담고 있어, 미주 한인교회의 변화추이를 살펴볼 수 있었다.

미주 한인교회 목회자들은 ‘목회자와 교인 간 갈등’이 전체의 28.7%로 이민목회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답하였다.

다음으로 ‘교육 스테프진의 부족’ 13.9%, ‘자체 교회당 없음’과 ‘재정적 어려움’이 12.3%로 같이 나타났으며, ‘한인 2세 교인과의 친숙지 못함’ 9.8%, ‘목회자 탈진 ’8.2%, ‘언어상 문제’ 4.1%, ‘지역교회 간의 유대관계 악화 ’ 2.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2005년과 비교할 때 크게 바뀌지 않은 비율이다. 하지만 ‘목회자와 교인 간 갈등’이 여전히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해 이민교회에서 교회분열이 끊이지 않고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다.

‘목회자와 교인 간 갈등’은 결국 교회를 무너뜨리고 복음 전도의 문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이민교회의 현안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

갈등 없는 목회는 없다
목회 가운데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상 교회는 불완전하고 목회자 역시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어느 누가 완벽한 목회를 할 수 있겠는가? 문제없는 교회는 없다. 다 크고 작은 문제를 끌어안고 있다. 갈등이 없는 현장이 있다면 그곳은 무덤이다. 살아있다면 갈등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죄악이다. 에덴동산에도 죄가 들어오고 난 후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을 피하기 시작했고 하나님의 책망을 들었다.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 그리고 다음에는 아담과 하와 부부 간에 갈등이 생겼다. “누구 때문에 그렇게 됐느냐?”는 하나님의 질문에 아담은 “하나님이 주신 아내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긴 것이다.

이렇듯 갈등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죄이다. 목회자도 죄성을 갖고 있고 모든 교인도 죄성을 가진 인간이기에 서로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갈등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너무 편안해서 안일해지면 목회자와 교회 역시 나태해질 수 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오히려 기도하고, 그 때문에 고민하고, 생각하고, 그래서 영적 생명력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한 의학박사는 “스트레스는 인생의 양념이다.”라고 말하였다. 갈등이 생겼을 때 ‘이 문제는 도대체 왜 생겼으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라고 생각하다 보면 갈등을 잘 관리하게 되고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갈등에 대한 대처
교회에 갈등이 일어날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갈등을 외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갈등을 피하거나 부정하고 건설적인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사소한 갈등이 눈덩이처럼 커져서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개인적인 분노와 상처 그리고 이유를 깊숙이 숨기고 나타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잘못한 것처럼 위장하거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기 때문에 교회는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위장술을 잘 분별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와 성숙함이 필요하다.

갈등을 대처하는 스타일에는 대체로 5가지 유형이 있다. 회피형, 타협형, 순응형, 승패 대결형 그리고 피차 승리형이 그것이다. 대부분 상황에 따라 각자의 스타일을 사용한다.

주의할 것은 한가지 스타일만 계속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갈등 상황에 따라 적절한 스타일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가장 바람직한 갈등 대처 스타일은 피차 승리형, 타협형, 순응형, 승패 대결형, 회피형 순이다. 반대로 가장 좋지 않은 갈등 대처 스타일은 위와 반대인 경우이다.

갈등은 언제나 의사소통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교회는 전체 교인이 충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의사소통의 길을 넓게 열어놓아야 한다.

갈등이 발생하면 관계가 틀어지고 틀어진 관계로 인해 대화할 수 없어지기 때문에 오해에 따른 과장된 소문과 억측으로 인해 교회공동체는 큰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정보 신속하고 명확하게 공유하기를
지도자들과 기관은 교회의 모든 정보가 교인들 전체에게 신속하고 명확하게 공유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갈등은 언젠가 해결할 수 있지만, 갈등에 연루된 사람이 변화되지 않고는 문제 해결은 어렵다.

이민교회를 오래 목회하다 은퇴하신 한 원로 목사님은 이런 조언을 하셨다. “제아무리 입천장을 날카롭게 찌르는 생선 가시라도 온종일 입속에 담고 이리저리 굴리다 보면, 삼킬 수 있을 정도로 그 가시가 녹아내린다.”

아프고 쓰린 상처를 보듬어 주는 영혼의 의사인 목회자들은 엘리야처럼 로뎀나무 아래 쓰러질 때가 있지만 바로 그 순간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소명을 재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더 끌어안고 갈 힘이 다 소진됐을 때에라도 끝까지 부둥켜안고, 목자의 심정으로 영혼을 사랑하면 아무리 심각한 교회 갈등이라도 극복할 수 있음을 믿는다. 주님이 교회의 주인이시기 때문이다. 임봉학 목사<로고스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