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

김명권목사<타우랑가한인교회>

데살로니가전서5장16절0-18절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하나님의 뜻”이라는 책을 쓴 제럴드 싯처라는 목사님이 있습니다. 어느 날 음주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로 목사님의 어머니와 아내와 딸을 한꺼번에 잃게 됩니다. 목사님은 두 아들과 함께 살아났지만 납득할 수 없는 사고로 인해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 거의 폐인처럼 2년을 살았습니다.

그분이 2년 동안 가장 많이 한 질문이 무엇이었을까요?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 질문과 더불어 2년을 씨름했던 목사님이 다시 일어섰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서일까요? 아닙니다. 그는 여전히 하나님의 뜻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분을 다시 일으킨 것은 무엇일까요?

하나님의 뜻은 현재 내 삶 속에
기독교 신앙인의 영원한 숙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나님을 믿기에 그분이 원하는 뜻을 알고 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우리 신앙의 핵심입니다. 그러함에도 하나님이 우리의 생각 안에 다 담을 수 없는 초월적인 분이기에 그 분의 뜻을 다 아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이 우리 신앙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되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숨겨진 하나님의 뜻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뜻을 찾아야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데살로니가전서 5:16-18절은 그렇게 신비하게만 느껴졌던 하나님의 뜻이 너무나도 평범하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찾아 내기 위하여 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을 요구하지도 않고, 도리어 주어진 인생 속에서 어떤 삶의 태도를 선택할 것인가로 하나님의 뜻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 신앙을 가지면서, 하나님이 나의 삶의 조건과 환경을 바꾸어 줄 것을 기대합니다. 그것을 이루어낼 수 있는 방법을 하나님의 뜻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열심히 찾아내려 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삶이 잘 되어가면 하나님의 뜻에 의해 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고 삶이 어렵고 힘들면 하나님의 뜻을 잘못 알았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은 나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과 환경을 바꾸는 것보다 먼저 지금 나에게 주어진 조건과 환경 속에서 내가 변화되는 것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 신앙은 내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변화된 사람으로, 이미 알고 있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로 나의 삶의 조건과 환경이 바뀌어 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나의 삶을 다스리시는 하나님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립보소4: 13)는 바울의 고백은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성경 구절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과 환경을 변화시킬 능력을 기대합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이 이 말씀을 하게 된 동기는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과 환경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넉넉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립보서 4:11-13).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이 변한 것이 아니고, 그 환경 속에서도 넉넉히 감당할 능력을 주님께 받았다는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나의 삶을 전능하신 하나님이 다스리고 계신다’는 것을 전제로 세워집니다. 그 다스림 속에 지금의 나의 삶이 놓여져 있습니다. 만약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삶이 하나님의 다스림 속에 놓여진 삶이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가 가진 신앙의 전제가 흔들리고 맙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는 하나님의 뜻을 종종 이렇게 표현합니다.‘내게 주어진 삶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이루어 가는 것. ’그리고 이런 믿음을 가지고 살아 갑니다. ‘나에게 주어진 현실이 하나님의 다스림 속에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내게 주어진 이 현실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살아내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은 단지 어떤 신비한 하나님의 뜻을 찾아 그것을 한 번 선택함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다스림 속에 이미 나에게 주어진 삶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그 삶의 자리에서 오늘도 살아서 우리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2년 동안 폐인처럼 살았던 제럴드 싯처 목사님, 그를 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그에게 주어진 현실이었습니다. 바로 살아 남은 두 아이들이었습니다. 두 아들을 바라보며, 현재 나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내가 이루어야 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에 대하여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히 현재 이미 알고 있는 하나님의 뜻을 행함으로써 그 계획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온 그 길이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것, 그것은 살아온 삶을 되돌아봄으로써만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분명히 밝히신 단 하나의 사실, 하나님을 먼저 구해야 한다는 것! 그것을 우리는 현재의 삶에 충실히 적용시키면 됩니다.”

하나님의 다스림을 인정한다면 주어진 현실의 삶을 부정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이미 드러난 하나님의 뜻이 우리 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의 뜻은 우리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이미 우리에게 드러난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항상 기뻐하는 것입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우리가 그렇게 찾고자 하는 하나님의 깊은 뜻이 우리 가운데 드러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