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생명의 가벼움

지난 달 3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의 한 전철역에서 격렬한 몸싸움 끝에 투신하려던 한 남성을 구한 사람이 화제입니다.

다른 한 사람의 인생을 구하다
오랫동안 해군에서 복무하다가 전역한 윌슨은 전철역에서 너무나 급박한 상황을 목격하게 됩니다. 당시 아내와 함께 역으로 들어오던 열차를 기다리던 한 남성이 갑자기 선로로 뛰어들어 투신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여자 혼자의 힘으로는 느닷없이 선로로 뛰어드는 남편을 제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를 목격한 윌슨은 주저없이 뛰어가 투신하려는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윌슨은 막무가내로 선로로 뛰어드는 남성과 몸싸움을 하면서까지 필사적으로 막았습니다.

역 바닥에 상대를 눕힌 윌슨은 계속되는 저항 가운데서도 선로에서 멀어지도록 그 남성을 끌고 갔습니다. 결국 윌슨의 노력으로 그 남성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정신감정을 위해 그 남성을 데려갔다고 합니다.

경찰은 윌슨을 천사로 부르면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윌슨은 자신이 그저 군인의 본능에 충실했으며 그를 도울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겸손히 말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이의 생명을 지나치다
지난 해 중국 안후이성 난링현에서는 한 남성이 길가에 한 노부인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지나쳤습니다. 집에 도착해 보니 어머니가 계시지 않아 찾아보던 중에 바로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했던 노부인이 자신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집에 오는 아들을 마중나왔던 어머니가 그만 차에 치어 길가에 쓰러져 있었던 것입니다. 황급히 구급차를 불러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셨지만 곧 사망했습니다. 그 남성은 이로 인해 온갖 세상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고 합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이 그리운 때
아내가 보는 앞에서 선로에 뛰어들던 남자와 어머니인줄도 모르고 피흘리는 사람을 그냥 지나치는 남자를 보면서 생명의 무게가 너무나 가벼운 세상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로 삶을 마감합니다. 생명을 앗아가는 온갖 사건과 사고가 매일 일어납니다. 영화나 게임 속에서 피를 튀기는 죽음들을 보면서 웃고 스트레스를 푸는 그런 세상입니다.

테러로 인해 아무 이유도 없이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습니다. 아니 더 참기 어려운 것은 국가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을, 더 정확하게 죽일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아내는 일에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강도를 만나 죽어가던 유대인에게 서슴없이 다가갔던 그 사람 말입니다. 제사장도 레위인도 모두 피해간 그를 선한 사마리아인은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차별하고 멸시하던 유대인의 상처와 아픔을 비웃지도 않았습니다. 마치 자신의 상처를 보듬듯 그의 상처를 싸매었습니다.

우리 주님은 그가 바로 진정한 이웃이라고 하셨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생명의 무게를 아는 사람이며, 자신을 초월한 사랑으로 그 생명의 무게를 받들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주님의 엄준한 말씀이 가슴에 꽂힙니다.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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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현
서울신대 및 동 신대원 졸업, 오클랜드 로뎀교회 담임목사로 1996년 "한맥문학" 시부분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뉴스 중 흥미롭거나 주목해야 할 것들 중에서 하나를 골라 간단히 소개하고 독자들에게 성경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는 눈을 열어주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