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부부가 나눠주는 삶

이 부부의 이야기는 해밀턴을 지나 저 안쪽에 자리잡은 아주 오래된 시골 마을 Te Awamutu의 한 곳, 아주 작은 게러지에서 신혼을 시작하면서 열리게 됩니다.

이 부부를 알게 된 것은 당시 함께 어학을 공부하던 친구들로부터 소개를 받게 된 것입니다.

처음 이 부부를 소개 받았을 때는 그냥 가난하고 평범한 시골 부부라고만 생각했을 만큼 그리 눈에 띄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부부였습니다.

단지 게러지를 개조한 화장실과 욕실도 없는 집에서 신혼을 시작했다는 사실에 감탄하고 그 용기가 대단하게 여겨져서 호기심이 가는 정도였지요. 우리의 교제는 그렇게 아주 소소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저는 부부의 초대를 받고 드디어 그 게라지를 개조한 집을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그나마 제가 그 집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는 R이 임신을 한 후였기에 주인의 배려로 화장실이 딸린 욕실을 증축할 수 있어서 다른 집을 방문할 일은 없었지만, 이전까지는 친구의 집이나 친척의 집을 방문하여 화장실을 사용하고 씻어야 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 부부가 살아가는 방법은 세상의 기준이나 관점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어리석어 보이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너무나 많은 것이 부족해 보이는 삶의 모습이었습니다.

만약 나에게 이런 삶을 살라 하면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볼 만큼 저의 기준에도 그다지 훌륭해 보이는 그런 삶의 모양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부부와 만남을 자주 갖게 되고 믿음의 교제를 나누게 되면서 저는 이 부부가 결코 작거나 평범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 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인 P는 멀리 인도에서 복음을 위해 헌신하고 파송되어 피지의 영혼들을 돌아보는 선교사였고 아내 R은 초등학교 교사였으나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기 위해 학교를 내려놓고 Door to Door를 하며 삶과 복음을 지역에 나누는 사역을 하고 있는 매우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세상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남보다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도 아니었습니다. 이 삶의 방향은 그들이 너무 어리석거나 바보 같아서 선택한 삶이 아니었습니다.

그들 안에는 분명한 삶의 기준이 있었고 그들은 그렇게 그들 안에 세워진 삶의 기준을 따라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사는 것이며 그 값진 가치를 경험하였기에 부부가 삶을 살아가는 여정 중 그들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들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들의 삶은 결코 어리석음이나 무모함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로 가득 채워진 너무도 풍성한 삶이었습니다.

많은 시간들을 그들과 마주 앉아 교제를 할 때면 잘 통하지 않는 영어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들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감동하였고, 그 은혜에 젖어 같이 울고,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임재를 맛보는 것이 너무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멀리 타국 땅에서 언어와 문화 차이로 지쳐있던 저는 그들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회복을 경험할 수 있었고 세상이 채워줄 수 없는 평안과 자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그들이 나눠준 감동의 삶은 몇 년의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만큼 여전히 제게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기준을 넘어 하나님의 기준으로 삶을 살아가는 너무도 귀한 사람들, 이제 그들에게는 세 명의 아들들이 함께 하게 되었고, P&R은 여전히 그들의 자녀들과도 더불어서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는 그러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거리 전도도 나가고 여전히 Door to Door도 합니다.

한가지 달라진 것은 이제는 더 이상 게라지를 개조한 집에서 살지는 않습니다. 자녀들로 인해 하나님께서 좀 더 넓은 집을 허락해 주셨기에 그 집에서 자녀들을 예쁘게 양육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그들에게는 많은 것이 부족해 보이고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열정으로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는 삶을 살며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나누고 그 삶을 기쁘게 감당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세상의 것이 채워질 때, 내가 더 가지게 되었을 때 모든 것이 넉넉하고 부족함이 없을 때 기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만난 이 귀한 부부는 하나님의 것이 채워졌을 때, 한 영혼이 하나님께 돌아오게 되었을때 기뻐하고 행복해하며 감사하고 감동합니다.

세상적인 기준을 놓지 못하고, 그 가치관으로 인해 실망하며 몸부림 치는 삶을 살아가는 저에게 이 부부의 삶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작은 감동이 되고 울림이 되는 것은 아마도 그들 안에 여전히 일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조금이나마 전달됨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늘 이 시대에 하나님과 함께 꿈을 꾸는 P&R이 있기에 하나님의 나라가 여전히 확장 되어져 감을 바라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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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영
오클랜드 정원교회 전도사. 뉴질랜드에서 만난 너무도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작은 달란트를 사용하면서 아름다운 신앙의 삶으로 깊은 감동을 다른 이들에게 주었던 귀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눈물로 기도하고 먼저 배우며 교회를 세우는 신실한 교사의 삶이 진정한 사역자의 사명임을 나누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