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첫째 주 찬송/1월 둘째 주 찬송

1월 첫째 주 찬송/452장(통합505장) 내 모든 소원 기도의 제목
이스라엘 사람들이 남자아이를 낳으면 8일 만에 할례를 행하였습니다. 예수님도 8일 만에 할례를 받고 예수라는 이름을 지었는데요, 성탄일인 12월 25일로부터 여드레째 되는 날은 정월 초하루가 됩니다. 바로 새해인 1월 1일은‘예수 할례일’이고, 따라서 예수라 이름을 지은 예수 명명일(命名日)’이기도 합니다.

교회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아직 성탄절인 셈이죠. 우리는 보통 12월만 들어서면 백화점에서 성탄 캐럴이 흐르고, 교회에서도 성탄 행사를 합니다만 실상 성탄절은 12월 25일 0시부터 1월 6일까지 2주간입니다.

성탄을 조용히 기다리며 모셔야 할 성탄 4주전의 대림절(待臨節, Advent)이 상업주의에 물들어 오염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시기도 전에 성탄행사를 다 치루고, 정작 예수님이 태어나신 성탄절 아침은 그야말로 썰렁하지 않습니까?

어쨌든 성탄절은 12월 25일부터 주현일(主顯日, Epiphany)인 1월 6일까지입니다. 그러므로 새해는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절기인 것입니다.

찬송 시 ‘내 모든 소원 기도의 제목’의 원제목은 찬송가 왼쪽 하단에 있는 바와 같이 “오, 당신 같이 되고자”(O, to be like Thee)입니다. 평생 학교 문턱에도 가 본 일이 없으면서도 고향의 학교에서 교사로, 신문사에서 문필 생활을 하며 창작활동을 편 감리교 목사인 치숌(Thomas Obediah Chisholm, 1866-1960)이 작시하였습니다.

그가 쓴 시는 약 1200편쯤 되는데요, 주로 성경 구절들을 의역한 것이 많습니다. 치숌 목사의 찬송은 우리 찬송가에는 ‘오 신실하신 주’(393장), ‘내 모든 소원 기도의 제목’(452장) 두 장만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내 모든 소원 기도의 제목’ 이 찬송은 1893년에 쓴 그의 첫 작품으로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당부한 말씀인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고린도전 서 11:1)는 말씀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1절은 우리의 최고의 관심사가 예수를 닮아 그 분의 분량에까지 이르는 것, 곧 성화(聖化)되기를 간구하고, 2절과 3절에선 구체적으로 우리가 닮아야 할 그분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찬송 가사 가운데 이 대목이 가장 인상적인데요, 마지막 “주님의 형상 인치소서” 입니다. 원래 가사는 이렇습니다. “내 마음 속에 그리스도 예수의 형상을 깊이 찍어 주소서”(Stamp Thine own image deep on my heart)입니다.

주님께서 “너는 내 것이다” 라고 마치 소 주인이 소 엉덩이에 도장을 지져서 새기듯이 찍어 달라는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저는 주님의 것입니다” 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똑같은 ♪♪♪♩ ♩ 리듬패턴이 열여섯 번이나 반복되면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 찬송 멜로디는 미국의 저명한 교회음악가요, 찬송작곡가인 커크패트릭(William James Kirkpatrick, 1838-1921)이 1897년에 작곡한 작품입니다. 커크패트릭이 지은 찬송가는 우리 찬송가에 열다섯 편이나 수록되어 있는데 그 어느 하나도 은혜롭지 않은 곡이 없지요.

우리는 주님을 너무 존경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분을 닮으려고 하지는 않지요. 나 역시 겉모양은 믿음이 좋아 보이는 교인인데 속모양은 너무나도 주님을 닮지 않았어요. 제 아이를 보고 모두들 저를 빼 닮아 붕어빵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면 얼마나 기쁜지 아세요? 주님도 아마 그 분의 자녀인 우리가 주님을 빼 닮기를 바라시지 않겠습니까?

1월 둘째 주 찬송/134장(통합84장) 나 어느 날 꿈속을 헤매며
찬송 ‘나 어는 날 꿈속을 헤매며’는 미국의 여류 복음찬송작가인 모리스(Lelia N. Morris, 1862-1929)가 작사도하고, 작곡하였습니다.

오하이오주 모어건(Morgan County) 태생인 그녀는 부친이 남북전쟁이 끝나면서 밀타(Milta)로 이사해 그 곳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엔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맥콘네스빌(McConnesville)로 이사하여 그 곳에서 공립학교를 다니고, 모자가게를 차려 일을 하였습니다.

열 살 때 하나님을 만난 이후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였고, 19세 때 모리스(Charles H. Morris)와 결혼하여 감리교회에 출석하였습니다. 모리스 부부는 캠프집회에서 은혜를 많이 받아 오하이오 주의 오울드 캠프 사이커(Old camp Sychar) 등에 자주 참석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복음찬송을 많이 접하게 되었겠지요.

그녀는 집회에서 자연히 알게 된 길모어(Gilmore)박사에게 화성학과 작곡을 배워 찬송을 작곡하게 되었습니다. 천부적으로 문학적인 재능과 음악적인 재능을 함께 지녔던 그녀는 28세 때부터 찬송을 쓰기 시작하여 이후 37년간 쓴 그의 작품이 무려 900편이나 됩니다.

1913년, 그러니까 그녀의 나이 51세 때 부터 점점 시력이 나빠져서 찬송을 지을 때마다 그녀의 아들이 대형 칠판과 큰 오선지를 마련해 주어 큰 글씨로 시를 짓고 작곡을 했다고 합니다. 결국 1년 후인 1914년부터는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되어 맹인이 되었는데도 주위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세상 떠나는 날까지 찬송을 지었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 신앙이며 헌신입니까? 받은바 달란트를 이토록 남길 수 있다니 말입니다.

곡명인 ‘갈릴리에 오신 이’라는 뜻의 THE STRANGER OF GALILEE는 원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고, 1907년 판권을 취득한 것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모리스의 찬송은 그가 작시 작곡한 7편과 왓츠(I.Watts)의 시에 곡을 붙인 ‘나는 예수 따라가는’(349장)등 8편이나 실려 있습니다. 이 찬송은 우리나라에선 1962년 출간된 ‘새 찬송가’에 처음 실리면서 불리기 시작하였지요.

이 노래에서 펼쳐지는 꿈의 무대는 예수님께서 많은 사건을 낳으신 갈릴리입니다. 이 찬송에선 많은 무리에게 가르치시고, 이적을 행하신 장면이 보입니다. 시인은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시고, 불신앙의 제자 도마에게 분부하신일, 풍랑 가운데 바람과 바다를 잔잔하신 사건 등 단편적인 서너 사건만을 들고 있지만 이 찬송을 부르노라면 이 사건 뿐 만 아니라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시는 모습이라든지, 나병환자, 귀머거리, 앉은뱅이, 중풍병자 등을 고치시고 죽은 나사로까지 살리시는 모습도 그려보게 됩니다.

그 뿐이 아니죠. 이 노래에선 제목처럼 갈릴리 바다와 관련된 많은 사건들이 많이 스쳐갑니다. 바닷가에서 제자들을 부르시는 모습이라든지, 배를 타시고 가르치시는 모습, 바다위로 저벅저벅 제자들이 탄 배에 걸어오시는 모습, 부활하신 후에 바닷가에서 제자들과 함께 생선을 잡수시는 모습들이 조각조각으로 생각나지요.

음역이 넓고 높아 낮은 목소리를 가진 알토나 베이스는 부담스럽기에 마(E)장조로 낮추어 반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도 아름다운 선율의 흐름과 함께 잘 어울리는 곡조이기에 정말 예수님과 갈릴리 바닷가를 함께 걷는 것 같아요. 너무나 아름다운 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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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엽
연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1960년부터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하게 교회음악 활동을 하면서 김명엽의 찬송교실1-5을 예솔에서 출판했다. 이번 25회 연재를 통해 교회력에 맞추어 미리 2주씩 찬송가 두 곡씩을 편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