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셋째 주 찬송/11월 넷째 주 찬송

11월 셋째 주 찬송/413장(통합470장) 내 평생에 가는 길
찬송 ‘내 평생에 가는 길’의 작사자인 스패포드(Horatio Gates Spafford, 1828-1888)란 분은 미국 태생으로 변호사였습니다. 시카고 의대에서 법의학을 강의하는 교수이기도 했고, 시카고 교회에서 평신도로서 충성스럽게 봉사하는 신자이고, 복음전도자였습니다.

찬송가의 오른쪽 위 413장(통470장)이라 쓰여 진 밑에 곡명이 ‘빌 드 아브르’(VILLE DU HAVRE)라고 쓰여 있지요? ‘타이타닉’이란 영화도 있습니다만, 이것도 호화여객선의 이름입니다.

바로 이 곡의 작사자인 스패포드란 분이 시카고의 미시간 호반에 큰 호화별장을 짓고 살았는데 그 유명한 시카고 대 화재로 인해 집을 잃게 되었어요. 상심한 마음을 달래고자 아내와 함께 네 딸들을 데리고 위로 여행을 떠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무디교회도 다 타버려서 그가 무디교회도 법정관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잔무를 처리하느라고 다섯 식구만 먼저 보냈습니다.

1873년 11월 15일, 그의 가족이 탄 프랑스의 초호화 여객선 ‘빌 드 아브르’호는 항해를 하다 그만 영국 여객선과 정면충돌해서 226명의 희생자를 내게 되었습니다. 이 때 구사일생으로 아내만 살고 네 딸을 몽땅 잃게 되었습니다. 연속적인 재난이 꼭 욥의 시련과도 같죠?

스패포드는 절망 가운데 땅을 치며 통곡도 해보고, 하나님을 향해 삿대질을 해가며 원망도 하다가, 살며시 찾아드는 주님의 위로를 느끼면서 차츰 안정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는 일어나 아내가 요양하고 있는 웨일즈로 배를 타고 찾아가게 되었는데, 바로 그 자식을 앗아간 바다를 지나가면서 “내 영혼이 평안하다”는 이 찬송시를 지었다고 합니다.

곡명 VILLE DU HAVRE의 작곡자는 너무나도 유명한 미국의 찬송작가이죠? 블리스(Philip Paul Bliss, 1838-1876)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부흥사 무디에게 발탁되어 많은 찬송 시를 쓰고 찬송곡조를 쓴 위대한 음악 전도자이죠.

이 찬송가는 작사자 스패포드가 직접 블리스에게 가사를 주어 부탁해서 작곡하였다고 합니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날 파도를 가르며 순탄하게 미끌어지는 듯한 순차적인 멜로디의 진행이 주님 안에서 거리낌이 없는 즐겁고 평안한 삶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특히 후렴에서 “내 영혼 평안해” 우리 평생에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으로 영혼의 안식을 누리는 듯 정적(靜的)인 동음진행(同音進行)으로 표현되었고, 마지막“내 영혼 내 영혼”은 주님을 향하여 성화(聖化)하여“평안해”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의 품에 안착하는 듯 상행(上行)하는 도약진행(跳躍進行)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블리스도 아내와 함께 여행하던 중 열차 화재 사고로 죽을 번 하다가 살아났는데요, 아내가 빠져 나오지 못하자 다시 구하러 들어갔다가 그만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블리스의 찬송은 우리 찬송가에 11곡이나 수록되어 있습니다. ‘속죄하신 구세주를’(298장)은 작사만 한 찬송이고, ‘주의 말씀 듣고서’(204장), ‘내 너를 위하여’(311장), ‘내 평생에 가는 길’(413장)은 작곡만 한 찬송이며, ‘할렐루야 우리 구주’(161장), ‘달고 오묘한 그 말씀’(200장), ‘하나님 아버지 주신 책은’(202장), ‘주의 확실한 약속의 말씀 듣고’(267장), ‘하나님의 진리 등대’(510장), 듣는 사람마다 복음 전하여’(520장), ‘온 세상이 어두워 캄캄하나’(통95장) 등은 작사 작곡한 찬송들입니다.

11월 넷째 주 찬송/592장(통합311장)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 단풍에
소설가이며 교육자인 임 옥인 교수님은 함경북도 길주(吉州) 태생으로 함흥(咸興) 영생여자보통학교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가 나라(奈良)여자고등사범학교 문과를 졸업하였습니다. 귀국하여 모교 교사로 있으면서 농촌계몽운동도 하셨습니다.

해방 후에는 월남하여 창덕여고 교사, 건국대학교 교수, 학장 등을 역임하며 후학들을 가르치기도 하였지요.

단편소설로 봉선화,고영,후처기, 전처기, 산, 젊은 아내들, 낙과, 그리움, 구혼, 눈 먼 여인, 성탄수, 피에로, 아화상 등과 그리운 지대, 기다리는 사람들, 월남 이후, 통곡 속에서, 일상의 모험 , 젊은 설계도 등의 장편소설이 있습니다.

섬세한 여성적인 감성과 의지라는 단선(單線)을 통해 꾸준히 작품세계의 풍요와 성숙을 실천해 온 이분의 작품들은 거의 여성적인 센티멘털리즘으로 차 있고, 이는 극히 소박한 휴머니즘을 꾸준히 긍정하는 작업으로 일관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분의 작품을 대해보면 여성특유의 연정(戀情)과 부정(婦情)과 모정(母情)의 협화적인 것을 함유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울 왕십리교회 권사인 임옥인 교수님은 평생 대수술을 열한 번이나 받을 정도로 병약하였습니다. 오죽했으면 자신의 몸이 걸레와도 같다고 했을라고요. 그러나 평생 병고와 씨름하면서도 찬송과 기도로 극복하면서 자신은 주님의 은혜로 덤으로 산다고 말씀하였습니다.

그분의 간증 중에 늘 입버릇처럼 하신 유명한 말씀이 있지요.
“예수님은 폐품 이용에도 능하신 분입니다. 이토록 쓸데없는 육신을 이리 꿰매고 저리 꿰매고 계속 사용하시니…”
이같이 깊은 신앙심에서 나온 감사의 찬송입니다.

1967년 ‘개편찬송가’를 발간하면서 대폭 우리나라 시인과 음악가의 작품을 많이 수록하기 위해 개편위원회의 위촉을 받아 만들어진 이 감사 시는 마치 아이맥스 영화를 보는 듯 우리 눈앞에 총천연색의 경치가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비록 종이에 쓰여 진 글씨이지만 보이기도 하고, 들리기도 하고, 느껴지지 않습니까?
여름에 그토록 무성하던 녹색 산들이 어쩌면 샛노랗게, 새빨갛게, 새하얗게, 황금빛으로 알록달록 물들 수가 있어요? 시인은 이런 장면을 보고 드라마틱하게 산마다 불이 탄다고 읊었습니다.

그런가하면 산마다 골짜기마다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며 풍년을 노래하며 덩실덩실 흥겨워 춤추는 농부들의 풍년가를 듣습니다. 얼마나 감격적인 광경입니까? 이럴 땐 우리 민속음악이 제격이죠.

그래서 박재훈(朴在勳, 1922- )목사는 국악장단에 맞추어 ‘도레미솔라’의 5음 음계를 쓰고 있습니다. 박재훈 목사의 찬송은 우리 찬송가에 아홉 장이나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보세요. 신앙인의 스케일이 얼마나 큰지를. 눈이 닿는 공간이라면 하나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고, 손이 닿는 구석구석, 생각지도 못했던 그 작은 일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관심이 있었음에 새삼 감탄하며 춤을 추며 부르는 노래 아니겠어요?

한 해 동안 하나님으로부터 도움 받은 감사의 제목들을 하나하나 생각해보며 그 대목마다 추임새를 넣어 불러보면 어떨까요?
“얼~쑤”, “좋~다”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