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오아시스

두번째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 말이 있다. 이민생활 20년이 훨씬 넘어 가는데도 이 말은 늘 생활 속에 생생하다. 참 모를 것이 사람의 속이다. 단순한 것 같은데도 복잡하다. 결정적인 일만 터지면 한없이 복잡하고도 미묘한 것이 사람의 속이요, 물질과 명예와 관계되는 일이면 그 속은 깊은 요새와도 같다. 요새말로 정답이 없다. 그런데 ~속을 모르는 일이 사람에게만 적용이 되는가 말이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예보해 주는 날씨와 계절의 변화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다. 우리들 생활주변에 언제부터인가 ‘실종’이라는 말이 신종 유행어로 등장한다. 그 가운데 계절실종도 있다. 여름이 여름다운 계절이어야 하는데 도무지 그 정체를 모른다. 계절이 제철의 모양이 아니니 제철 과일도 그 맛이 영 아니다.

딸기를 비롯한 수박도 체리도 제 맛을 잃었다. 뉴질랜드의 계절 실종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 탓이라고들 한다. 예전에는 그늘에만 들어 가도 서늘해서 더위를 모르고 선풍기 없이 지낸 세월이 얼마였는데 뒤늦은 여름날씨에 에어컨과 선풍기를 생각해야 하는 엇박자의 계절로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지난 주말이래로 한낮의 무더위는 샤워로 땀을 식힌다. 컴에서 나오는 열기에 견디다 못하여 선풍기를 구입한 친지도 있다. 비비빅이라도 한입 물고 더위를 식히는 것도 잠시 뿐이다. 무언가 시원한 것으로 더위를 식히던지 한파로 얼어 붙은 곳은 따끈따끈한 소식으로 몸이라도 녹여야 한다.

작년 12월 성탄 300 사랑의 성금 모금 때를 생각하면 그 시원함은 필설로 다 할 수가 없다. 매번 마다 목표는 우리에게 망설임을 가져다 주고 혼란을 만든다. 대부분의 동역자는 목표의 수치가 낮을수록 그 성취도 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상대적이지 절대적이 아님을 사역을 통하여 매번 증명해 보인다.

사랑의 성금 나눔 사역을 회고해보면 하나도 쉬운 것은 없었다. 쌀을 모아서 어려운 가정에 일일이 나누던 사역이 섬김의 대상과 물량이 증가하니까 물적,인적자원 관리와 동원에 애로사항이 많아진다. 기도하면서 연구하던 끝에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섬김 사역을 모색한다. 사랑의 선물을 통하여 많은 이들에게 사랑의 실천을 훈련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사랑의 실천은 타령이 아니고 노래가 아니라 위로이고 격려이며 기쁨과 감격인 것이다. 물질의 나눔이고 마음의 나눔이며 사랑해야 하는 대상을 향한 개인의 몸짓이다.

사랑의 실천은 메마른 심령에 단비와 같은 것이고 병들고 상한 영혼을 치료하는 묘약인 것이다. 동역자들에게 이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다음에 바로 실천에 들어간다. 첫 번째 사랑의 선물 모금은 구정명절에 50가정 돕기이다. 독거노인과 양로원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섬기는 일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마음이 모이는 곳에 물질도 모인다. 사랑은 역사를 만들어 가고 정성을 쌓아 가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술사이다. 이렇게 쌓여 가던 사랑운동이 드디어 성탄 300가정 돕기가 된 것이다.

메마른 사막에서 비만 의존해서 산다면 많은 생물들이 살아 남을 수가 없다. 사막에는 비 말고도 다른 수분 공급처가 있다. 바로 오아시스다. 오아시스는 땅속 깊은 곳에 있던 지하수가 여러 가지 지형적인 이유로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

지표면 아래에는 지구 표면 전체의 호수와 강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물이 흐르고 있다고 한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살아간다. 이곳은 사막이지만 물이 부족하지 않고 기후에 맞는 식물들이 잘 자라기 때문에 곡식을 키우고 과일도 재배할 수 있다.

2015 성탄300 선물모금은 2016 성탄500 선물모금으로 승격된다. 개인후원자(47명), 업소(14개소), 교회와 단체(18개소)후원으로 총399개가 모금되었다. 선물모금 기간 중에 오클랜드 오라토리오에서 공연수익금 중에서 1846.48불(46개 상당)의 성금을 보내왔다.

메가텔회사(이인호대표)의 TV 광고후원금은 1500불이다. 광고비후원금을 제외하고도 사랑의 선물은 총445개가 모금된 것이다.

십시일반(열 사람이 한 숟갈씩 밥을 보태면 한 사람이 먹을만한 양식이 된다는 뜻)의 역사는 사랑의 오아시스가 되어서 대양주 전역에 사랑과 기쁨과 감격의 샘물로 충만이 넘쳐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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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만
춘천교대와 단국대 사범대 졸업. 26년 간 교사. 예장(합동)에서 뉴질랜드 선교사로 파송 받아 밀알선교단 4-6대 단장으로 13년째 섬기며, 월드 사랑의선물나눔운동에서 정부의 보조와 지원이 닿지 않는 가정 및 작은 공동체에 후원의 손길 펴면서 지난해 1월부터 5메콩.어린이돕기로 캄보디아와 미얀마를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