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이해하기 위한 여섯 번째 , 속죄의 피, 언약의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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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제사에는 피가 사용된다. 제사에서 피는 죄를 속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히브리서 9:22) 제사장이 제단에 피를 뿌리므로 정결케 하는 의식을 수행했다.

제사를 드리러 온 자가 자기가 가지고 온 희생제물이 희생되어 그 피가 제단에 뿌려졌을 때 그로 인해 코를 진동하는 피 비린내를 맡으며 자신의 죄가 얼마나 끔찍한가를 깨달았다는 것은 지난 번에 살펴 보았다.

그런데 왜 하필 피 뿌림이 정결케 하는 수단이 되었을까? 피는 성경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기에 그런 기능을 하는 것일까?

법규에 합당한 음식 – 코셔푸드
2년 전 이스라엘 갈릴리 호숫가의 도시 티베리아스(디베랴)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다. 맥도날드는 가장 서민적이며 서구적인 식당인데 그곳에서 나는 ‘코셔’라는 안내 간판을 보면서 ‘내가 이스라엘에 정말 와 있구나’라는 실감을 했다.

‘코셔푸드’는 레위기 11장 1절-43절, 17장 10절-16절과 신명기 14장 3절-21절 등에 기록된 음식규례에 따라 만들어진 음식을 말한다. 구약에는 정결한 동물과 부정한 동물을 구분하고 음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동물은 반드시 정결한 동물에서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내용이 포함된 음식법규를 ‘카샤룻’이라고 하는데 ‘코셔’는 ‘적당한’또는 ‘합당한’이란 뜻으로 이런 법규에 합당한 음식이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여기서 특이한 것은 레위기 17장 10절의 “이스라엘 집 사람이나 그들 중에 거류하는 거류민 중에 무슨 피든지 먹는 자가 있으면 내가 그 피를 먹는 그 사람에게는 내 얼굴을 대하여 그를 백성 중에서 끊으리니”라는 대목이다. 정결한 동물이라도 피와 함께 먹지 말라는 규정이다.

그래서 동물을 도살할 때 ‘카샤룻’ 법규에 따라 행하도록 교육되고 자격이 주어진 종교적 도살자 ‘쇼헷’에 의해서 도살된 동물만 코셔 인증을 받을 수 있는데 ‘쇼헷’은 도살한 동물에 소금을 뿌려 그 삼투압을 이용해 가능한 한 피를 모두 제거한다.

피에 관한 성경적 의미
성경에서 피 채 먹지 말라는 규정의 이유는 이어지는 레위기 17장 11절과 17장 14절에 기록되어있다.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제단에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죄하게 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

“모든 생물은 그 피가 생명과 일체라 그러므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어떤 육체의 피든지 먹지 말라 하였나니 모든 육체의 생명은 그것의 피인즉 그 피를 먹는 모든 자는 끊어지리라.”

피에는 속죄의 기능이 있는데 이는 육체의 생명이 피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성경에서 피는 동물의 생명을 의미한다. 음식규정에서 동물을 음식으로 취할 때 피를 제하고 먹으라는 것은 그 동물의 육체(고기)는 음식으로 취하지만 생명은 취하지 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만 가지고는 이미 그 동물의 생명을 취해서(도살해서) 음식으로 만들었는데 피 채 먹지 않았다는 사실로 생명을 취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더 깊은 성경적 고찰이 필요하다.

네페쉬
레위기 17장 11절의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다는 말씀 중 ‘생명’에 사용된 히브리어 단어는 ‘네페쉬’이다. 이 ‘네페쉬’라는 히브리어는 레위기에서는 생명으로 번역되어 있고 창세기 2장 7절(“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에서는 생령으로 번역된 단어 속에 포함되어 있다.

히브리어 ‘네페쉬’라는 단어는 존재, 또는 육신과 정신, 또는 영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넓은 의미로 ‘네피쉬’는 영혼이 포함된 그 존재 자체를 의미한다.

우리가 한 생명체를 바라볼 때 그 외향으로만 알지 않고 식성, 성격, 태도 등(사람에게는 인격이 포함되지만) 이 모든 것을 포함한 것으로 그 존재를 인식하는데 이러할 때 이 ‘네피쉬’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바꾸어 말하면 동물을 피 채 먹는다는 것은 그 동물의 존재 전체를 취한다는 의미가 되며, 비록 하나님께서 홍수사건 이후 육식을 허락하셨지만 하나님이 창조하신 동물을 음식으로 취하면서도 피 채 먹지 않음으로 그 생명의 가치를 귀하게 생각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속죄를 위해서는 한 생명의 영혼이 포함된 존재 전체로서만이 가능하며 이는 예수님의 육체만이 아닌 예수님 전체로서 우리에게 속전으로 드린 것을 상징하기도 한다.

성만찬에서의 떡과 포도주의 의미
여기에서 우리는 성만찬에 포함된 의미도 함께 살펴 볼 수 있다. 성만찬에는 떡과 포도주를 교인들이 함께 먹는다. 떡은 예수그리스도의 육체를 상징하며 포도주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 곧 언약의 피를 상징한다(마태복음 26:26-29, 고린도전서 11:23-25).

떡과 포도주를 함께 먹는다는 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전체로서의 존재에 함께 하나가 되었음을 기념하는 것이며 모세와 세운 구 언약에 따라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던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계약을 지키지 못함으로, 다시 말해 율법을 지키지 못함으로 깨져버린 구 언약을 대신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신 언약에 참여한 자라는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

모세를 통해 세운 첫 언약(옛 언약, 구 언약)에도 생명 전체의 존재로서의 피가 언약에 사용되었다.

히브리서 9:18 이러므로 첫 언약도 피 없이 세운 것이 아니니

9:19 모세가 율법대로 모든 계명을 온 백성에게 말한 후에 송아지와 염소의 피 및 물과 붉은 양털과 우슬초를 취하여 그 두루마리와 온 백성에게 뿌리며

9:20 이르되 이는 하나님이 너희에게 명하신 언약의 피라 하고

9:21 또한 이와 같이 피를 장막과 섬기는 일에 쓰는 모든 그릇에 뿌렸느니라

9:22 율법을 따라 거의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하게 되나니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송아지나 염소의 피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피로 세운 언약에 참여한 자이며, 속죄를 위해 영원한 제사를 드린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아래 있는 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