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 Glory

안녕하세요? 펀투 임정현의 정규앨범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지난 10여년 간 만들어온 곡들 중 8곡을 선별하여 만든 앨범이랍니다. 작년 8월을 목표로 했던 앨범 발매가 참 오래 걸렸네요. 많은 사연들과 우여곡절 끝에 한땀한땀 소리를 다듬느라 이렇게 늦게 되었습니다.

‘매일을 생일처럼 살자.’라는 말을 아내 샐리에게 연애시절부터 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저의 좌우명을 들은 샐리가 어느날 말하더군요.

“나중에 오빠의 앨범 이름은 그걸로 하면 되겠어. 매일 재미있게 사니까 Everyday Fun!”

그렇게 샐리가 오래전 지어준 이름을 이번 앨범에 붙이게 되었습니다. 일상이라는 테마를 앨범 전반에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음악들은 모두 일상 속에서 얻은 아이디어들로 만들었고 앨범 자켓이 강아지인 이유도 실은 일상에서 자주 만나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자켓 모델의 견종은 웰시 코기라는 소형견입니다. 작년 한 해동안 샐리와 펀투가 대만에서 살때 종종 마주치며 인상깊게 보았던 개라 앨범 자켓으로 점지해 두었었습니다.

뉴질랜드 교민 출신 디자이너인 Sky Lee님께서 섬세한 수작업으로 만들어주신 아트웍이랍니다.

오늘 소개하려는 곡은 본 앨범 Everyday Fun의 두번째 트랙인 Night Glory 라는 곡입니다. 이 노래의 한국어 명칭은 ‘야시장의 노래’입니다. 말 그대로 야시장을 주제로 한 노래인데요.

이 곡은 샐리와 펀투가 작년에 5개월 동안 대만에서 살 때 만든 노래입니다. 대만에는 야시장이 참 많았습니다. 저희는 타이베이 시내 곳곳에 있는 야시장을 매주 찾아다니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직접 촬영한 대만의 야시장 한 곳의 사진입니다.

좌우로 늘어선 노점상, 그사이를 오가는 인파의 모습이 전형적인 대만 야시장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 곳의 불빛과 인파들과 북적거리는 분위기 속에서 떠오른 멜로디가 있었답니다.

당시에는 펀투의 동생 두루도 대만에서 함께 여행을 하던 시기였는데요. 길거리 음식도 야시장에서 빠질 수없는 즐길거리라는 사실을 두루가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형수 샐리는 야시장에서 파는 다양한 과일의 생김새와 이색적인 맛에 매료되곤 했답니다. 밤에만 열리는 시장의 불빛은 근사하면서도 의미를 부여하기 꽤 좋은 주제였고, 이 곳에서 파는 물건들과 음식은 수수하면서도 굉장히 이질적인 매력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이렇듯 혼재된듯한 야시장의 매력을 락음악과 전자댄스음악(EDM)의 조합으로 표현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조금씩 핸드폰에 악상들을 녹음해두었다가 여행 이후 천천히 녹음 스케치를 해나갔습니다. 그리하여 셔플리듬의 곡 Night Glory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직역하자면 ‘밤의 영광’ 이라는 뜻이 되겠네요. 처음에는 단순하게 야시장을 번역하여 ‘Night Market’ 이라 명명하려 했으나, 샐리의 의견으로 앨범 발매 직전 이름을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곡의 흐름과 소리가 좀더 넓고 강한 느낌이 있기에 야시장에서 느낀 감동을‘영광’이라는 단어로 은유적으로 붙이기로 했습니다.

이국적이면서도 밤문화가 느껴지는 댄스비트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후반으로 갈수록 격한 감정의 기타연주로 귀결됩니다. 평소 기쁜 느낌의 장조 노래를 주로 만드는데 이 곡은 감정적이면서 슬픈 가락이 들어간 단조의 느낌입니다.

작년 대만에서 보낸 날들이 생각날 때면 연주하고 싶어지는 곡입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동영상 링크: http://bit.ly/2AcNE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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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투와 셀리(임정현 김경연)
작곡가 남녀가 음악을 통해 친해졌고 결혼했다. 삶 속의 노래, 노래 속 세상에 대하여 가사를 쓰며 노래하는 아내 Sally와 기타 치는 남편 Funtwo. 자작곡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음악 제작에 있었던 배경 및 기술적 이야기와 더불어 특정 음악의 프레임으로 설명하고, QR코드와 유튜브 동영상을 연계하여 시청각 효과를 극대화하여 에세이와 영상으로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