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치며

독일 비덴 베르크 대학 루터 사진

마틴 루터가‘95개 논제’를 게시한지 꼭 500년째다. 당시 구교에서 볼 때는 대형 사고였고 신교회에 입장에서는 만루 홈런이었다. 독일 내 그 흐름은 걷잡을 수 없는 격랑과도 같았지만 그 속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가 아니었다면 마틴 루터는 그 이전에 비슷한 주장을 했던 존 위클리프처럼 정죄 되거나, 그의 글을 따르다가 화형 당한 존 후스나 목이 비틀리고 화형 당한 윌리엄 틴델과 같이 정죄되고 화형 당해 죽었을 것이다.

종교개혁은 왜 일어났는가?
먼저 외적인 이유는 교회와 사회의 외적인 부패였다. 중세 말기의 천주교회에는 여러 가지 도덕적 문제가 모든 사람들이 목도할 만하게 아주 분명히 나타났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성적인 부패였다.

성경의 명확한 가르침(디모데전서 3:2, 12; 디도서 1:6)에 반해서 성직자들의 독신제도를 고착화 시킨 당시 천주교회 내의 성적인 부패는 매우 심각한 일이었다.

고위 성직자들이 실질적인 아내를 두었고 그들의 자녀들에게 다른 직임과 함께 성직을 물려주는 세습의 문제가 당대의 외적인 부패의 또 다른 단면이었다. 그 배후에는 모든 문제와 관련해서 돈 중심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물질 중심주의가 있었다. 당대에 문제가 되었던 면죄부를 파는 일도 결국은 누가 그 권한을 가지는가, 그리하여 누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느냐의 문제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그리고 일반 민중들은 성경적인 형태의 경건보다는 자신들에게 익숙한 형태의 경건 생활의 형태를 유지하여 수없이 많은 미신을 양산해갔다. 십자가 자체에 의존하고 손으로 그은 성호가 자신들을 악마로부터 지켜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성자들의 무덤에서 기도하면서 점차 성자숭배에로 나아가는 등 온갖 미신이 난무하게 되었다.


독일 비덴 베르크 루터 기념관에서

어쩌면 이런 외적인 부패 때문에 종교 개혁적 주장이 널리 퍼져 나가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쉬웠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외적인 부패는 종교 개혁의 궁극적 원인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종교개혁의 근원적 이유는 무엇인가?
왜 자신들이 화형 당할 줄 알면서도 종교개혁의 선구자들과 개혁자들은 종교개혁적 주장을 했는가? 그것은 결국 성경의 가르침에 비추어 볼 때 자신들이 속해 있던 교회가 너무나도 심각하게 벗어나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위에서 살펴보았던 도덕적인 타락과 문제들 정도가 아니라 당대의 교회가 교리적으로 잘못되었다는 인식이 종교개혁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인식을 가능하게 한 것은 역시 성경의 가르침이었다. 성경의 가르침에 비추어 볼 때 자신들이 속해 있던 교회의 가르침과 예배와 제도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아주 분명하게 발견하게 된 것이다.

바로 이것이 종교 개혁의 근본적 이유였다고 말해야 한다. 말하자면, 당대의 교회가 참된 교회가 아니기에 종교 개혁이 일어난 것이다.

오늘날도 천주교회는 그 당시 루터가 지적했던 것이 고쳐지지 않고 계속될 뿐만이 아니라, 또 다른 일탈적 가르침들도 나타나고 있으므로, 만일에 루터와 칼빈이 다시 오늘날의 천주교회를 판단한다고 해도 여전히 종교 개혁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종교 개혁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지만 중세사회를 뒷받침하고 있던 중세 교회가 권력집단으로 변질되어 붕괴된 뼈아픈 역사이다.

그리고 그 아픈 역사 속에서 꼭 한번 짚어 보아야 할 것은 마녀사냥이다. 마녀사냥은 십자군 전쟁 이후 교황의 권위가 추락하고, 종교전쟁으로 사회가 혼란에 빠지면서 더욱 심해졌다. 중세의 절정기가 아니라 중세가 붕괴되던 시점에서 마녀사냥의 열풍이 불었다는 점은 매우 시사적이다.


파리시내 한국 기념탑

교회는 종교적.정치적 혼란과 불안의 원인을 모두 마녀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려 했다. 마녀로 몰린 이들은 노파나 하녀, 과부 같은 힘없는 여성들이었다. 통치자들이 궁지에 몰렸을 때 사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이 등장한 것이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나 공산주의에 대한 매카시즘 열풍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에서도 빨갱이는 사회 혼란기 때마다 등장했다.

마녀가 불안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불안이 마녀를 만들어 낸다. 사회의 근본 모순을 은폐하기 위해 화형대 위의 마녀가 필요로 했던 것은 권위를 잃고 추락하던 통치자들 자신이었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어떠 한가?
요즈음 여러 가지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한국 교회는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우리가 진정한 교회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겸손히 회개하는 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진정한 교회는 항상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서 자신을 회개하고 자신을 새롭게 하는 교회 공동체이다.

그 갱신의 힘과 능력을 성령님께서 공급해주시기에 우리는 성령님에 의존해서 성경의 가르침에 비추어 우리들의 문제를 찾아가야 한다. 그리고 성경이 인도하는 대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특히 교회 세습 문제, 목회자들의 재정적 투명성이 부족한 문제,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성적인 타락 문제, 우리 주변 사람들의 가난과 아픔과 동참하는 일에 게으른 문제, 그리고 성경에 근거하지 않고 효험만 있으면 어떤 형태의 종교적 행위도 다하는 문제 등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지적하는 우리들의 외적인 부패의 문제이다. 이 모든 일에 대해서 우리들은 진정한 회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이런 문제만을 생각하는 것은 종교 개혁을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된다. 종교 개혁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믿는 바가 무엇인지를 신경써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믿고 있는 것 가운데서 성경의 가르침에 비추어 틀린 것들을 우리의 예배 가운데서, 우리의 교회 제도 가운데서 찾아 고치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종교 개혁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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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길
뉴질랜드 구세군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구세군오클랜드한인교회 담임사관.루터의 독일, 장 칼뱅, 츠빙글리의 프랑스와 스위스, 얀후스의 체코, 네덜란드와 벨기에, 존 낙스의 스코틀랜드, 감리교와 구세군의 부흥지 영국, 종교개혁이 넘지 못했던 스페인, 무슬림의 땅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답사하여 그들의 사역을 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