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Heart, My Soul

이번에 소개할 펀투와 샐리의 자작곡은 My Heart, My Soul 이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펀투가 작곡, 작사하고 샐리가 피쳐링으로 노래를 부른 곡입니다. 작년에 발매한 샐리의 EP앨범에 수록된 곡이기도 하죠.

이곡은 이제껏 저희가 만들어왔던 곡과 많이 다른 느낌입니다. 전자음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고 어딘가 미래적 혹은 우주적인 느낌이 나는 곡이기 때문이죠.

이 곡을 처음 만든 시기는 2015년입니다. 당시 저와 샐리는 막 결혼을 하여 오클랜드의 어느 자그마한 유닛에서 신혼집을 차리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당시 저희는 수요일마다 DVD를 빌려서 함께 시청하는 풍습(?)을 만들었는데요. 어느날은 이런 영화를 빌리게됩니다.

Bill Cunningham New York 이라는 영화인데요. 이 영화는 뉴욕타임즈의 전설적인 사진기자, 빌 커닝햄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우리는 빌 커닝햄이라는 기자를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그는 지난 50여 년간 뉴욕 거리에서 행인들의 패션을 사진으로 담는 기자로 패션계에서는 위대한 족적을 남긴 기자입니다. 매우 검소하고 순수한 성품으로도 유명합니다.

이 노기자가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누비며 패션사진을 찍는 모습을 영화로 보니 샐리와 저는 그날로 곧장 빌 커닝햄의 팬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영화 중 패션모델이 뉴욕 거리를 누비는 장면이 많습니다. 그 장면들에서 곡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되었는데요. 특이하면서도 멋진 옷차림으로 뉴욕 거리를 걷는 여성들, 그들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사진으로 담는 빌 커닝햄의 모습이 참 근사해보였습니다.

뉴욕의 패셔너블한 여성, 그와 대조적으로 매우 수수한 노인의 천진난만함, 이 둘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장면에 아련한 감동을 느낀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감동과 팬심을 담아 곡을 만들어보았습니다.

곡 도입부부터 어딘가 실험적이고 스산한 멜로디로 시작합니다. 다수의 신디사이저 악기가 사용되었고 샐리의 목소리에도 인위적으로 음정을 왜곡하는 특수효과를 넣어보았습니다. 나름대로 특이한 옷을 입은 뉴욕의 패셔니스타들을 생각하며 곡 전반의 소리를 만들어나갔습니다.

가사는 이렇습니다
‘My Heart, My Soul, My Saw, My Fear, My Hope, My Whole, My Sow my Soul.’

제가 보기엔 난해해 보이지만 패션의 내면에 있는 어떤 순수함을 보는 커닝햄 기자의 언어는 이렇지 않을까 상상하며 만든 가사입니다.

아쉽게도 빌 커닝햄은 2016년에 향년 87세의 나이로 별세하셨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이곡을 그를 기억하는 트리뷰트 곡으로 삼고 싶습니다.
곧 11월 13일에 발매될 펀투의 솔로앨범 ‘Everyday Fun’에 수록될 예정 입니다.

동영상 링크: http://bit.ly/2zidbX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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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투와 셀리(임정현 김경연)
작곡가 남녀가 음악을 통해 친해졌고 결혼했다. 삶 속의 노래, 노래 속 세상에 대하여 가사를 쓰며 노래하는 아내 Sally와 기타 치는 남편 Funtwo. 자작곡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음악 제작에 있었던 배경 및 기술적 이야기와 더불어 특정 음악의 프레임으로 설명하고, QR코드와 유튜브 동영상을 연계하여 시청각 효과를 극대화하여 에세이와 영상으로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