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보다 귀한 생명

어느 뉴스 매체에 따르면 지난 9월 25일 새벽 호주 캔버라의 한 주택에서 40대 여성이 자신이 기르던 개에게 물려 사망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주인을 물어 죽인 개는 핏불테리어로 애완견 중에서도 사납기로 아주 유명합니다. 본래 영국의 불도그와 테리어를 교배해서 만든 투견이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개 1위에 꼽히기도 합니다. 여하튼 그 개는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도 덤벼들다가 결국 그 자리에서 사살되었습니다.

사망한 여성은 당시 자신의 집을 방문한 한 남성을 개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려다 지나치게 흥분한 개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방문한 남성 역시 개의 공격을 받고 크게 다쳤다고 합니다. 이 소동을 듣고 나온 이웃이 뒷마당에 쓰러진 여성을 보고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사살된 개는 전에도 사람을 공격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8월에도 한 방문객이 같은 개에게 물려 42바늘을 꿰매는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사망한 개의 주인은 강도들이 자신의 집에 침입했을 때, 자신의 개가 귀에 총을 맞은 적이 있어서, 자기 대신 총에 맞았다는 생각에 계속 그 개를 키웠다고 합니다.

지난해 12월 29일 한국에서도 한 여성이 동네 주민이 키우던 핏불테리어에게 잔인하게 물렸습니다. 이 사고로 개에게 물린 여성은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고, 왼손가락 일부도 절단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습니다. 개 주인은 이에 대한 책임으로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한 여성이 엘리베이터에서 어느 연예인의 가족이 기르던 개에게 물린 후 폐혈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물론 개에게 물린 사실과 폐혈증으로 사망한 사실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쉽지 않지만 여하튼 개를 기르던 가족들은 사람들의 감정적 처벌을 이미 심각하게 받고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애완견에 관한 강력한 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3개월 이상 된 모든 애완견은 등록이 되어야 하고, 매년 등록을 갱신해야 합니다. 또한 애완견은 다른 사람이나 동물들을 위협하거나 부상을 입히지 말아야 하며, 항상 주인의 통제하에 있어야 합니다.

만약 위험한 개가 다른 사람을 공격해 주인이 처벌을 받았거나, 해당 개가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판단이 되거나, 개 주인이 자신의 개가 다른 사람에게 위험하다고 인정하면 그 개는 위험한 개(dangerous dogs)로 분류가 됩니다. 그 경우 주인은 반드시 자신의 개를 울타리가 처진 곳에서 길러야 하며, 밖에 나갈 때는 입 마개와 목줄을 해야만 합니다.

물론 개는 역사상 가장 먼저 인간에게 길들여진 동물이면서 인간과 가장 친밀한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입니다. 사람들은 개를 가족의 일원으로 여길만큼 아끼고 사랑합니다. 개 역시 남다른 충성심으로 주인을 따릅니다. 그렇게 평생을 함께 하는 가족 같은 존재라는 뜻에서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고 부릅니다.

그렇지만 사람의 목숨과 개의 목숨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후, 인간으로 하여금 동물들의 이름을 지어주도록 하셨습니다. 개에게 이름을 지어준 것은 인간입니다. 이름은 받은 존재가 이름을 지어준 존재보다 존귀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세상엔 개와 비교해 그보다 못한 사람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의 창조의 절정으로 피조물 중 유일하게 인간에게만 부여하신 존엄한 가치입니다. 그 누구도 그 귀한 생명을 함부로 거둘 자격은 없습니다. 개보다 귀한 인간이 개에게 죽임을 당하는 세상이 너무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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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현
서울신대 및 동 신대원 졸업, 오클랜드 로뎀교회 담임목사로 1996년 "한맥문학" 시부분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뉴스 중 흥미롭거나 주목해야 할 것들 중에서 하나를 골라 간단히 소개하고 독자들에게 성경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는 눈을 열어주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