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서 선교사의 삶이란

바누아투 날씨가 이렇게 시원한 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좋은 날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역하는 선교사들의 삶을 나누고자 합니다.

2017년에는 5명의 선교사가 부모님을 천국에 보내는 일이 생겼습니다. 산속에서 부족 사역을 하다 보면 가족들과 연락을 하기 무척 힘이 듭니다.

전화비가 없기도 하고, 배터리를 충전하지 못해 전화를 못하기도 하고, 수신이 안되는 지역이어서 다른 곳에 가야만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급한 일이 발생하면 그 날 바로 연락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로저 선교사는 산속 깊은 마을에서 사역하고 있는데,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다른 섬에서 살고 있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다른 섬에 살고 있는 누나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내일 내려온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그렇게 나이가 많지는 않았지만, 약간 아프신 분이었습니다. 돌아가실 것이라고 생각을 안했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이었습니다.

급한 마음으로 산을 내려왔지만, 오고 가는 비용도 비싸고, 섬으로 가는 배도 찾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시간을 놓쳐 섬을 방문 못하고 12월에 가기로 했습니다.

렐리 선교사는 조용하고, 약간 나이도 있습니다. 사역을 나눌 때도 그렇게 말을 많이 하거나 답을 길게 하지도 않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아프셨다거나 기도를 같이 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배를 타고 섬으로 가기 전에 만났을 때 많이 울어서 부은 눈을 보고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몇 년 전 돌아가신 제 어머니 생각이 나기도 했습니다. 한 달 정도 있는다고 했습니다. 가족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고 준비되면 아무 때나 다시 오라고 했습니다. 한 달쯤 지나서 수척해진 모습으로 산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리나 선교사는 밝고, 얘기도 잘하고, 열심이 있는 선교사입니다. 사역을 꾸준히 잘하여 사역지가 어려움이 있음에도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밤 늦은 시간에 전화가 왔습니다. 섬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어서 내려오라고 얘기하고 다음 날 시내에서 만났습니다.

손에는 섬에 가지고 갈 약간의 선물과 조화 꽃을 들고 있었습니다. 웃으면서 인사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했습니다. 어머니는 몸이 약간 불편하셨지만 돌아가실 정도는 아니셨는데 갑자기 일을 당했습니다.

올린 선교사는 어머니가 암에 걸려 몇 년째 투병 중이었습니다. 다른 섬에 계시지만, 엄마를 방문할 때 마다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한번은 산토 섬에 있는 병원에 와서 치료받고 가기도 했습니다.

4월 어느 날 저녁에 다른 섬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른 선교사가 산에서부터 같이 내려와 시내에 왔습니다. 걸어 내려오느라 피곤해 보이고, 많이 울어서인지 얼굴이 무척 부었던 것 같습니다. 한 달을 다녀온 후에 다시 산에 올라갔습니다.

란렌 선교사는 아버지가 고혈압과 당뇨로 몇 년째 아프셨습니다. 3달에 한 번씩 쉴 때마다 고향 마을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늦게 오곤 했습니다. 랄렌 선교사 지역은 전화가 안되는 지역입니다.

어느 날 어렵게 전화기를 충전해서 더 높은 지역으로 올라가 메시지를 확인하던 중에 아버지가 8일전에 돌아가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급하게 내려와 인사하고, 기도하고, 약간의 차비를 주어서 마을로 보냈습니다.

바누아투 사역자들은 자신들의 안전 지대를 떠나 산으로 들어가 부족사람들과 생활하면서 복음을 전합니다. 이들에게도 이 사역이 쉽지는 않습니다.

저도 바누아투에서 사역하면서 두 분의 부모님을 천국으로 보내드렸습니다.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고 하셨는데, 이 길은 삶의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적용됩니다.

기도제목
1. 바누아투는 1년 중 가장 추운 기간입니다. 산속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의 건강을 위해서, 부족 마을 방문을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2. 5월 태풍으로 부서진 건물들의 재건축과 이를 위한 재정 확보, 연말까지 2개의 교회를 건축할 계획이며, 이를 위한 팀 구성과 후원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