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우리 목사님은 영 리더십이 없어요”

미국의 한 교회 장로가 교회에 새로 부임한 목사를 두고 한 말이다. 이전 목사는 아주 권위주의적인 카리스마를 갖고 독단적으로 사역한 목회자였기에 새로 부임한 목회자의 모습이 리더십이 없다는 뜻이었다.

사람이란 이상해서 자기가 익숙한 것이 아닌 ‘다르다’로 보지 않고, 틀리다, 아니다, 없다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새로 부임한 목사는 일을 진행시키거나 사람을 다루는 데 있어서 여러 사람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토론하고, 건설적이고 객관적인 준비를 거치게 해서 부드럽게 처리하는 스타일일 뿐이었다.

그러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그 교회의 중진들은 그를‘리더십이 없는 사람’으로 평가절하해버렸다. 결국, 그는 많은 마음고생을 하고 그 교회를 사임하고 말았다.

빛이 프리즘을 지나면 보라, 남색, 파랑, 초록, 노랑, 주황, 빨강의 7가지 색상이 나온다. 그 7가지 색깔 중에 어떤 것이 진짜 빛의 색깔이냐고 묻는다면 무엇이라 대답하겠는가? 물론, 답은 모두 다이다. 마찬가지로, 리더십도 강한 파쇼적 기질을 가진 스타일 하나만 가지고 리더십이 있다. 없다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하나님은 우리의 유전자 속에 각각 독특한 특성을 집어넣으신 까닭에,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다 외모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기질이 다르다. 리더십은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라 할 수 있고, 리더 자신 또한 사람이다. 사람마다 독특한 성격과 기질이 있는데, 그것들 중에 어느 것이 옳은 성격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애당초 문제에접근하는 방식이 잘못된 것이다.

피플퍼즐 세미나의 강사를 했던 기억을 살려서 리더십의 4가지 유형을 설명하고자 한다.

주도형(Dominant)스타일: 담즙질
이 유형은 목적 지향적이며,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가졌고, 일방적이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기보다는 자신이 모든 대화의 주도권을 잡는 스타일이다. 도전을 좋아하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신의 결정과 능력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통제력을 원한다.

주도형의 대표적 성경 인물로는 바울을 들 수 있다. 항상 자신의 능력의 한계 끝까지 가는 목표 지향적인 삶을 살았던 바울은, 단도직입적이고 지시적이었으며, 그 어떤 사람에게라도 자신이 가진 생각을 불같이 표현해버리는 거침없는 언변을 가졌다.

아무리 힘든 일도 주저하지 않고 실천에 옮기는 결단력의 리더였다. 자신의 신념과 부딪히는 경우에는, 서열로 보면 까마득한 선배인 베드로나 바나바와도 일전을 불사하는 사람이었다.

주도형은 어렵고 힘든 일들을 과감하게 이루어내는 행동파라서 큰일을 이루어내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는 독재자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가장 많은 유형이다.

사교형(Interactive) 스타일: 다혈질
이 유형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졌고, 그 생각을 탁월한 표현력으로 사람들에게 열정적으로 전파하는 스타일이다. 낙관적이고 외향적이어서 늘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때문에 주위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직관에 의지해서 신속하고 순발력 있게 모든 상황에 대처해 나가고, 또 그런 사람으로 알려지기를 원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일이 많을 때가 아니라 자신이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가장 힘들어 한다. 또 이 모든 장점이 동시에 약점으로도 작용해서 너무 말을 많이 하게 되어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하기 쉽다. 또 일의 끝마무리가 부족하며, 충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위험 소지를 항상 안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전형적인 사교형이 바로 베드로이다. 항상 감성적이었고 모험적이었던 베드로는 성미가 급해서 일단 생각나는 대로 일을 저질러 놓고 보는 반면, 열정적이고 정이 많아서 열두 제자 중에서 수제자가 될 정도로 사람을 많이 모으는 스타일이었다.

이 유형의 사람들에게는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그의 튀는 창의력과 능력을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열정적으로 동감을 표현해줘야한다.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도전하면 한층 더 기운을 얻을 것이다. 또한 스스로 일을 해나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일을 맡겼으면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주고 자기 나름대로의 방법대로 처리해나갈 수 있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안정형(Stable/Sumissive) 스타일: 점액질
이 유형은 모험을 싫어하고 안정적이며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해, 때로는 업무에 방해가 될 정도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온화하고 다정다감하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준다. 그러나 주도적으로 일하기를 꺼려하는 타입이다. 또 이들은 협조적이고 충성스러우며 리더십에 잘 복종해 준다. 그러나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의 결과에 소홀히 하게 되는 때가 많다.

안정형의 대표적인 성경 인물로는 아브라함을 꼽을 수 있다. 그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군소리 없이 쉽게 순종하고, 자신에게 안전을 보장해주는 고향을 떠났다. 아마 주도형이었다면 그렇게 쉽게 순종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늘 갈등 상황이 벌어지면 정면 돌파하기보다는 갈등을 회피하는데 애썼고, 정이 많아서 항상 만만찮은 희생과 모험을 무릅쓰고 조카 롯을 도와주었다.

신중형(Cautious) 스타일: 우울질
이 유형은 매사에 꼼꼼하고, 철저하며, 지나치게 신중한 나머지 시간 내에 일을 마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다. 속도보다는 질적 우수성과 정확성을 중시하는 이들은, 질릴 정도로 조사하고 연구하고 검사해본 뒤에야 조심스레 발을 내닫는 타입이다.

돌다리를 두드려 보는 정도가 아니라 깨물어 보고, 흔들어 보아야 건널 사람들이다. 항상 정돈되어 있고 철저하고 분석적인 장점이 있지만, 도전 정신과 융통성, 결단력이 부족한 약점도 있다.

신중형의 대표적 성경 인물은 모세다. 모세는 매우 박식하고 유능한 사람이었지만,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 지도자가 되라는 도전을 주었을 때 매우 소극적이었고 조심스럽게 반응했다. 그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율법적용에 꼼꼼하고 철저하고 성실하며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지만, 자신이 모든 일을 하나에서 열까지 다 감당하는 스타일로서 탈진 직전까지 갔다가 장인 이드로의 충고로 다른 일들에게 리더십을 위임했던 사람이다.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서로를 인정할 때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