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내려 놓으면 이렇게 좋은 것을

“그 카드 좀 찾아주세요. 우리 집 화장실에 붙여 놓게요.”
“어떤 카드요?”
“그 카드 있잖아요.‘마음 내려 놓으면 이렇게 좋은 것을’요”
“아~, 근데 왜 그 카드를 화장실에 붙여 놓으려구 해요?”
“좀 바꿔서 화장실에 붙여 놓으려구요. 호호호”

전시바자회에 손수 손 글씨로 쓴 카드와 엽서 100여장을 기증해 주신 분이 계셔서 들어 오는 입구에 진열을 해 놓았습니다.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 내느라.”
“당신이 자꾸만 좋아져요.”
“당신은 내게 사랑입니다.”
“가끔은 쉬어 가도 괜찮아!”
“마음 내려 놓으면 이렇게 좋은 것을”
“너는 물 댄 동산”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잊어 달라 하였느냐, 잊어 주길 바라느냐, 미안하구나.
잊으려 하였으나 너를 잊지 못하였다”

등등등……

참 좋은 말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 ‘마음 내려 놓으면 이렇게 좋은 것을’이라는 카드의 문구가 맘에 들었는지 그 내용의 카드를 찾아달라 하는 여인이 있습니다.

그것도 안방이 아니라 화장실에 바꿔서 붙여 놓는다고
‘호호호’ 웃으면서 말입니다.

‘호호호’ 웃으며 바꿔서 붙이겠다는 의미가 무엇이겠습니까?
뻔하잖아요?

“똥, 내려 놓으면 이렇게 좋은 것을”

변비로 고생하는 남편을 위함인지는 몰라도 오장육부에 가득 찬 똥 덩어리들이 뭔 미련이 있어 나오지도 않고 답답하게 하는지 시원하게 다 나왔으면 좋겠다는 염원(?)이 담긴 아내의 사랑이‘호호호’ 웃음 속에서 보입니다.

카드들 들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좋아하는 여인을 바라보니 필시 남편이 아니라 본인을 위함인 것이 눈에 보이더군요.

“똥, 버리면 이렇게 좋은 것을”
“마음, 내려 놓으면 이렇게 좋은 것을…”

그러게요.
쓰잘데기 없는 똥,
버리면 편안해지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마음,
내려 놓으면 행복해 지는 것을…

왜, 그 더러운 똥,
왜,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마음을
왜, 버리고 내려 놓지 못하고 사는 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에 가득한 욕심,
마음에 가득한 근심,
마음에 가득한 자식,
마음에 가득한 돈,
마음에 가득한 세상 것들…

버리면 편안해지고
내려 놓으면 행복해지는 것을
이고지고 또 이고지고,
가득가득 채우고도 또 가득가득 채우려는
그 마음 어디에도 하나님은 없는……

그 마음이 바로 내 마음입니다.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4:23).”

다른 것 지키려고 애씀만큼 내 마음을 지키려고 애써야 하는데 오늘도 난 새로 뚫린 터널을 지나며 80을 넘기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를 썼습니다.

오, 주여!
교통딱지 안 떼려고 애씀만큼 내 마음을 더욱 지키기에 애쓰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