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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려라’ (김장 때가 왔어)
-작사 작곡 Sally Kim

후추가 있고 설탕이 있어
설탕 옆에는 소금이 있어
후추가 있고 설탕이 있어
설탕 옆에는 소금이 있어

김장 때가 왔어 배추는 다 씻어 놓고
무도 다 손질 해놨는데 소금이 없어
김치 찌갤 끓이려 하는데 후추도 넣고
설탕도 넣는데 소금이 없으면 어떻게

어디서 많이 들어본 노래가
저기 저기서 들리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가
울려 퍼지고 있는데

후렴
스마트폰에 핸드폰에
아이패드 아이폰에
이어폰 헤드폰에
꽂혀 있는 세대야
컴퓨터 불빛 켠다고
어둠이 달아나나
잘 생각해봐
무감각한 사람들아
정신차려라

저기 저기 교회 뾰족탑 꼭대기에
어디서 본듯한 저기 저 장식품은 뭐지

나만 비춰주면 무얼 하나
아무 소용이 없겠지
우리만 빛나게 하는 네온 싸인
뭔가 잘못 된 거 같다
소금은 두었다 무얼 하나…
우리끼리만 알고 있는 이야기들
저들은 점점 멀어진다

Rap
추수(choose) 할 때가 이르렀대
하나님의 일꾼이 부족하데
근데 맨날 넌 골방에 들어가서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네
이 사람아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너의 그 빛을 감추면 어떻게
네가 맛을 안내면 누가 내냐
이 세상 그냥 썩게 놔둘 거냐?

보통 내가 듣는 음악은 자연스럽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생각하면서 들어야 하는 가사가 좋은 노래. 두 번째는 생각이 많을 때 아무 생각이 없이 들을 수 있는 노래.

이번 신년호에서 처음 소개할 노래는 나의 첫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정신차려라’(부제: 김장 때가 왔어)이다. 앞서 말한 노래의 두 부류 속에 굳이 넣어야 한다면 ‘정신차려라’는 첫번째 부류인 가사가 좋은 노래로 분류되었으면 좋겠다.

몇 년전 한 토크쇼에서 JYP 박진영씨가 한 말이 있다. 자신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 아날로그의 감성을 갖고 디지털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나게 된 것은 큰 행운이라고. 나 또한 80년대에 태어나 아날로그 시대의 끝자락에서 디지털 시대를 맞이 했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는 기계적인 사운드가 많이 들어있는 곡들 보다는 완벽한 박자와 음정은 아니지만 아날로그적인 사운드가 더 정감이 간다.

확실한 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시대는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이게 우리네 감성을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는 이렇게 손쉽게 Print Media와 New Media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번 호부터 시작하는 음악에세이 또한 이 시대를 상징하는 신선한 시도라고 생각된다.

‘정신차려라’(김장 때가 왔어)는 마태복음 5장에 나오는 빛과 소금의 비유를 곱씹어보다 떠오르는 가사에 바로 기타를 치며 코드에 맞춰 멜로디를 만들게 되었다.

나는 정기적으로 곡을 쓰기보다는 강한 영감이 있을 때마다 그 때 그 때 쓰는 스타일이라 한 곡의 작사, 구성, 편곡, 녹음을 완성하기까지 적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년이 걸린 곡도 있다. 그것에 비해‘정신차려라’는 며칠 안에 비교적 금방 써진 곡이다.

지금의 우리는 디지털 시대를 넘어서 새로운 미지의 세계, 현실과 가상현실이 공존하는 시대에 이미 살고 있다. 이렇게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지키고 살아갈 수가 있을까 하는진지한 고민을 해본다.

그것은 결국 시대를 초월하는 진리, 골방으로 들어가 나 자신을 돌아보고 주님과의 시간을 갖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