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은 사랑입니다

나는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하나님께 약속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내가 대학에 들어가면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 공부하려고 하는 아이들을 돕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한 후 20여년 동안 공부방을 운영했었다. 공부방에서 인기가 있는 선생님은 좋은 대학을 다니는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끝까지 믿어주고 함께 하는 선생님이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교회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던 중에 생긴 기분 좋은 일을 소개하려고 한다.

내가 몸담고 있던 교회의 사무원 자매가 학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정상적으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못하였고, 기가 죽어서 고개조차도 잘 못들고 다녔다.

청년부에서는 착한 동기, 후배, 선배였지만 정작 그 자매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열등감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친동생들은 한양대, 교대를 다니는데 자신은 고졸이라는 학력밖에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매사에 자신감도 없었고 의욕도 없어 보였던 자매였다.

늘 관심을 기울이고 신앙으로 지도하던 어느 날, 공부를 다시 해보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기초도 없는데 어떻게 대학시험을 보겠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계속적으로 설득한 끝에 이 자매가 공부방에 나와서 중학 과정의 기초부터 다시 공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학 과정이라지만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다. 중간에 몇 번이고 그만두겠다고 포기했다가 다시 공부를 했고, 결국 그해 겨울 전문대학에 입학하였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기대조차도 못했던 결과에 모두가 놀랐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그 후로 이 자매의 모습은 눈에 띄게 바뀌었다. 자신감도 생겼고, 젊은 패기도 엿볼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새마을금고에 취직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자매의 인생은 완전히 바뀐 것이다. 자매 스스로가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체험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기에 주님이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방향으로 형통한 인생 길을 열어 주신 것이다.

사실 내가 그녀에게 해준 것은 별로 없다. 있다면 그것은 그녀의 삶 가까운 곳에 있는 동안 ‘관심’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나의 그 작은 관심을 통해서 주님께서는 놀라운 일을 행하셨던 것이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세상은 왜 이럴까? 천만이 넘는 신자들이 있다면 세상은 참으로 밝고 맑아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관심의 결핍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주님께서 우리를 주목하여 보시고 관심을 보이셨듯이 우리도 이제 우리의 이웃과 주변을 살펴보면서 관심을 갖고 세상 속으로 녹아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의 관심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이 흘러가도록 말이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이기적인 사랑이 아닌데 우리의 사랑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이기적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주님께서는 자신의 몸을 우리를 위해서 주셨지만 우리는 주는 사랑이 아니라 받는 사랑에만 익숙해져 있는 기형적인 그런 사랑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에는 별 관심이 없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를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적어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많이 받고 살아가는 하나님의 자녀라면 받는 사랑으로 감사하고 즐거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나누며 섬기는 사랑의 기쁨을 가지고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 땅에는 우리의 사랑과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 아픈 마음으로 주님께서 그들을 바라보시면서 동시에 우리를 바라보고 계시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찾아와 주셨듯이 우리도 이제 주님의 사랑을 갖고 이 땅에서 버림받고, 소외되고, 잊혀져 가는 많은 사람들을 찾아가서 우리의 사랑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물질을 나누면서 그들과 더불어 이 땅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어가는 은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신대원을 다니면서 많은 목사님들의 설교와 강의를 들었는데 그중에서도 아직까지도 뇌리에서 맴도는 기도 문구가 하나 있다. 어느 교수님께서 수업시작 전에 올리신 기도다.

“…그리스도의 마음이 머무는 곳에 나의 마음 머물게 하시고 그리스도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나의 시선이 머물게 하소서.”

이 기도문처럼 기도하며 살아가자. 그리스도의 마음과 시선이 머무는 곳이 어디일지 생각해보자. 그러면, 주님께서 분명히 깨닫게 해 주시고, 보여 주실 것이다.

바로 그곳, 관심이 필요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서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선한 주님의 사역에 동참하는 그리스도의 몸이 되어 보자! 이것이 이기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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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성
인하대와 장로회신학대학원 졸업. 생명샘교회 담임목사. 뉴질랜드 기아대책을 섬기며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가훈으로, 목회 철학으로 삼고 살아가면서 낮은대로 임하신 주님의 마음을 본받아 살아가려고 애쓰면서 떡과 복음을 가지고 뉴질랜드와 바누아투의 가난한 자들을 찾아가서 함께 울어주고 함께 기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