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문화명령을 이루어가고 있는가?

그리스도와 교회와 문화<고재수 N. H. Gootjes 저, 성약>

그리스도와 교회와 문화의 저자 고재수 교수는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목사로 목회를 하다가 한국에 선교사로 파송이 되어 1980-89년까지 고려신학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강의를 한국어로 할 정도의 한국어 실력을 가졌다.

저자는 한국교회의 나이에 대해서 묻는 질문에“한국 교회는 어린 교회로 판단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복음이 한국에 비교적 늦게 도달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한국교회가 복음에 적응할 일정한 기간을 부여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 그리스도인들도 하나님께서 주신 책무를 잘 감당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서 어떻게 알려져야 하는가에 대해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은 항상 성공하거나 부요한 사람으로 알려져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좋은 사람으로, 항상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야 합니다. 그것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잘 반영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리스도인과 문화에 관한 성경적인 배경을 창세기 2장에서 찾고 있다. 창세기 2장에 나오는 네 강들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문화 명령을 내리셨다는 것을 밝힌다.

에덴동산에서 발원하여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져 네 근원이 되는 강들은 동산뿐 아니라 강이 흐르는 모든 지역을 적시므로 생명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강들이 지나가는 곳에는 에덴동산 너머서도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계획은 에덴동산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에덴동산이 텃밭이 되어 온 세상에 퍼져 나가는 것이다.

첫 번째 강 비손은 하윌라 온 땅에 둘렸다. 그 하월라에는 정금, 데델리엄(향료용의 방향성 수지)과 호마노가 있다. 이런 보석이나 향료는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먹는 것 이상의 향유를 누리면서 살도록 하셨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곧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문화를 만들고 그 속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계획하신 것이다.

저자는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명령 속에는 반드시 문화적인 발전을 요구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들 역시 인간을 섬겨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고기와 새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그의 영향력을 바다와 공중으로 확대해야 한다. 고기와 새들에게 다가갈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 달리 말하자면 이 다스림은 문화적 발전을 요구한다.”

하나님은 아담을 지으시고 아담에게 성육하고 번성하라고 하신 말씀에 따르면 사람들이 살아야 할 땅도 더 많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경작’이라는 말이 나온다.

저자는 에덴동산에 있는 과일 나무는 경작이 따로 필요 없었다. 경작하라는 것은 곡식을 재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그래서 에덴 동산에서도 일이 있었다. ‘노동’은 하나님이 주신 복 가운데 하나이다. 물론 죄로 인해서 오염이 되었다고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책무가 있다.

저자는 “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기독교 문화를 잘 꽃피우지 못하는 것일까?” 라는 물음에 그리스도인들이 먼저는 소수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리스도인들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들은 한 영혼을 주님께 돌려 놓기 위해서 전도하는 그 열심만큼이나 세상 문화를 우리 주님께 다시 돌려놓기 위해서 힘써야 한다.

저자는 개혁 신앙을 가진 네덜란드의 그리스도인들이 교회, 가정, 학교, 사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가를 실례를 들어 생생하게 제시한다. 그렇게 하므로 한국 교회에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민 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많다. 우리가 꼭 붙들어야 하고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의 상황에 성경 말씀을 맞추어 읽지 말고 성경 말씀에 우리의 삶을 맞추어 갈 때 기독교 문화가 시작될 것이다.
<서부교회 양철권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