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에게 주는 경고

지난 주 신문 기사 중에 아주 흥미로운 것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스페인 출신으로 멕시코에서 자수성가한 한 부자가 숨을 거두면서 마지막으로 했던 뜻밖의 일에 관한 것입니다.

기사의 주인공인 안토니오 페르난데스는 스페인 북서부에 위치한 레온 주의 한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13명의 형제 중 11번째로 태어난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탓에 학비가 없어 14세에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고, 32세에 처가의 초청으로 멕시코로 이민을 떠났습니다.

멕시코에서 그는 작은 창고에서 맥주 만드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후에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코로나 엑스트라’ 맥주로 유명한 ‘그루포 모델로’라는 회사로 성장을 시켰고, 그 회사의 대표이사를 거쳐서 지난 2005년에 은퇴할 때까지 회장을 맡아 회사를 경영했습니다.

그는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지난 8월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뜻밖의 선물을 고향 사람들에게 남겼습니다. 고향마을 주민 80명 모두에게 각각 한화로 29억여 원의 유산을 남긴 것입니다. 생전에도 자선활동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고향 마을과 멕시코에 장애인을 위한 취업기관도 세운 바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단어 중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있습니다. 부와 명성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갖는 도덕적 책임과 의무에 관한 말입니다. 안토니오 페르난데스는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사람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성경은 부(wealth)의 축적 자체를 죄라고 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정직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 자체는 결코 악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야고보서 5장은 부에 관해 우리가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몇 가지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하나님의 나라와 선한 일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무조건 부를 축적하기만 하는 것에 대해 하나님의 심판을 경고합니다. 부자이기 때문에 심판을 받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자신의 부를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심판입니다.

또한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에 대해 경고합니다. 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정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며 부를 축적하는 것은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자신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고통받고 희생된 사람들의 탄식은 반드시 하나님의 귀에 들려진다는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마지막은 잘못된 부의 사용에 관한 경고입니다. 자신의 부를 자신을 위한 사치와 방종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죄입니다. 자신에게 허락된 부의 청지기로서 살지 않고 그것을 자신의 것처럼 여기면서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채우는 일에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더 심각한 것은 돈으로 얻게 된 힘으로 그에 대항할 힘이 없거나 대항하지 않는 의로운 사람들을 정죄하고 죽이는 일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당시에도 부자들은 문제가 생기면 돈으로 재판관을 매수하고 거짓 증인을 세워 재판에서 이기고 오히려 상대방에게 누명을 씌워 죽였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든 부정과 부패의 배후에는 돈과 돈으로 산 권력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적어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을 인생의 주인으로 고백하는 사람들은 정직하고 도덕적인 부자가 되어야 합니다. 자신에게 허락된 부를 이 세상을 축복하시는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로 사용해야만 존경받는 부자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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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현
서울신대 및 동 신대원 졸업, 오클랜드 로뎀교회 담임목사로 1996년 "한맥문학" 시부분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뉴스 중 흥미롭거나 주목해야 할 것들 중에서 하나를 골라 간단히 소개하고 독자들에게 성경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는 눈을 열어주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