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거나 쫄지 않습니다

“원고 보냈습니다.
글을 쓴 뒤에 네 번을 다시 읽고 고치고,
하룻밤 재우고 나서 다시 세 번을 읽고 고치고,
프린터로 인쇄해서 다시 읽고 고치고,

그런데 신문으로 나온 것을 보면
다시 고치고 싶은 것이 함정이에요.

여전히 하고 싶은 말은 많고,
중요한 것은 놓치고 지나가고,
욕심을 줄이기는 어렵고,
글을 쉽고 재미있게 쓰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어느 마지막 마감 날 아침,
마음 졸이며 아직 오지 않은 원고 한 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데

이메일로 원고를 보냈노라 하면서
카톡으로 보내온 내용입니다.

수정하지 않고,
교정하지 않고,
고치지 않은 100% 그대로의 내용입니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고
보내온 글 속에 정말 그 분의 모습이 보입니다.

신문 한 호 한 호 나올 때마다
짝수 호 열다섯 명의 필자들이
홀수 호 열다섯 명의 필자들이

위와 같이 몇 날 며칠을 원고와 씨름하며
정말 피땀(?) 흘려 써 내려간 글들이
신문 한 장 한 장에 실립니다.

침 묻혀 쓱쓱 제목만 훑고 가기엔
그 한 장에 실린 글들이
너무나 귀하고 아깝습니다.

필자들의 글들을 통하여
때로는 울기도 했다가,
때로는 웃기도 했다가,
말씀에 확! 찔림을 받기도 하고,
성령으로 충만할 때도 많습니다.

때로는 젊은 2030 세대들이
기성세대에게 바라는 간절한 바람의 글에선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소돔과 고모라 성보다 더 악하고 험한 세상에서
힘겹게 믿음을 지키려고 발버둥 치는
젊은이들의 처절하게 피눈물 나는
고통과 아픔이 배어 있는 글들로
가슴 먹먹해질 때도 있습니다.

명예가 있는 것도 아니요,
돈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어떠한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닐진대
머리를 쥐어짜고 감싸며
지웠다 또 쓰고 썼다 또 지우기를 수없이 하면서도

보이지 않은 곳에서 오직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코자 감사하고 기뻐하며 힘을 다하는
크리스천라이프 모든 필자들 입니다.

“어느 분을 만났더니 제 글을 한 호도 빠지지 않고
다 읽고 계신다고 해서 감사했어요. 제가 지금 사고로
손가락도 부러지고 허리도 다쳐서 너무 힘들지만
누워서라도 얼른 써서 보내겠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그래도 원고는
펑크 안 내고 썼습니다.”

필자들마다 다 나름대로의 사정과 형편이 있지만
묵묵히 문서선교의 사명을 잘 감당하며 함께 하는
필자들이 있기에 오늘까지 왔습니다.

그들의 글을 읽고 칭찬하고 격려하고 위로하며
은혜받으시는 많은 독자가 계시기에
팬데믹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쉬지 않고
오늘까지 왔습니다.

땅들이 변하고 물결이 일어나 넘쳐난다 해도,
이방이 떠들고 나라들 모여서 진동한다 해도,
괴롬이 심하고 환난이 극하여 세상 끝이 보인다 해도
우리의 피난처 되신 하나님이 우리 안에 계시기에
두려워하거나 쫄지 아니하고
오늘도 묵묵히 이 길을 가는 우리 모두입니다.

요동치는 세상 가운데 있다 할지라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결코 쫄지 않습니다!

큰 산이 스룹바벨 앞에서 평지가 되는 은혜가,
푹 꺼진 골짜기가 넉넉히 메워지는 그 사랑이
늘 우리 안에 충만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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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애
크리스천라이프 대표, 1997년 1월 뉴질랜드 현지교단인 The Alliance Churches of New Zealand 에서 청빙, 마운트 이든교회 사모, 협동 목사. 라이프에세이를 통해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잔잔한 감동으로 전하고 있다. 저서로는 '날마다 가까이 예수님을 만나요' 와 '은밀히 거래된 나의 인생 그 길을 가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