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서의 창작 CCM “사용하여 주소서”

사용하여 주소서  작사.작곡 조희서

주님의 공의와 사랑과 자비가
내안에 가득해지길
주님의 나라가
이땅에 내려올 때까지
사용하여 주소서

지금, 오클랜드에서 유행하는 CCM

“모두가 불렀으면 하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음악 공부를 마치고 일도 하고, 뉴질랜드 은총교회를 섬기며 다른 공동체들도 섬기고 있는 청년 조희서입니다.

2018년, 크리스천라이프 신문 필자로 ‘시끄러운 묵상’이란 타이틀로 내가 작곡하고 편곡한 13곡의 찬양들을 나누면서 그 곡들에 대한 나눔을 했습니다.

모든 곡이 하나님을 향한 찬양은 아니었지만, 나의 묵상에서, 기도에서 나온 하나님과 나의 구원을 생각하면서 나눈 것이었습니다. 내가 음대를 다니면서 쓴 곡 중에는 가사가 없는 연주곡도 있고, 찬송가 편곡도 있고, 가족을 생각한 기도도 있었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너무 감사하게도, 그리고 무엇보다 신기하게도 내가 작곡 작사한 찬양이 요즘 오클랜드에서 조금씩 퍼지면서 많이 불리게 되어 조금이나마 이 재미난 현상에 대해서 짧은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내가 연재했던 2018년도에 쓰인 찬양이 아니기에 오늘이라도 이렇게 이 곡을 소개해 드리게 되어 몹시 기쁩니다.

우선 이 곡을 나눕니다. 제목은 ‘사용하여 주소서’, 오직 두 줄의 가사만 있습니다.

주님의 공의와 사랑과 자비가 내 안에 가득해지길
주님의 나라가 이 땅에 내려올 때까지 사용하여주소서

무거운 주제라서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이 곡이 처음으로 내 개인 SNS로 나눠진 날은 2019년 4월 25일이었습니다. 바로 그해 3월 15일에 일어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에서의 총기 난사 사건 후입니다.

이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살아가는 나로서는 너무나 억장이 무너지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습니다. 나는 가게에서 일하면서 손님을 통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몇 주 동안 이 사실에 대해 고민과 생각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나는 내가 믿는 기독교가 진리이고, 이슬람교는 진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 이 주제를 어떻게 건강한 그리스도인으로서 받아들일까에 대한 고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살인하고, 비록 나와 같은 사상과 신앙은 아니지만 모두 다 하나님이 지으신 인간이라는 사실은 불변하죠.

그리고 예수님이 우리에게 이웃을 사랑하라고, 원수도 사랑하라고 하시는데 우리는 어떻게 그 무슬림 피해자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그 살인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인간적으로 생각할 때는 피해자들을 사랑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살인자는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더 높은 사랑의 경지를, 하나님의 사랑의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 성도들이잖아요.

그런데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이, 가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이슬람 사원에서 49명을 쏴 죽였습니다. 그래서 내 안에서 들끓는 감정은 오직 그 살인자를 향한 미움, 증오심만 넘쳤습니다. 어느 날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시는 마음이 다행히도 인간적인 마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이었습니다.

바로 애통하는 마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기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이 슬퍼하시는 일에 슬퍼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러지 못한다면 나처럼 증오심만 넘치고 건강하지 못한 마음만이 자신을 지배해 버리겠지요.

24살밖에 안 된 짧은 나의 인생인지라 혼자 발버둥 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혹시라도 처음으로 듣는 모든 분은 다시 한번 하나님의 마음을 구하시면 좋겠습니다.

가사는 오직 두 줄밖에 안 되고, 멜로디도 아주 쉬워
크라이스트처치 사건은 벌써 우리의 역사 속으로 지나갔습니다. 현재는 다른 어려움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언제나 우리는 새로이 기도해야 하고, 새로이 하나님의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상황에 따른 그저 우리의 인간적인 본성들이 드러나고 지혜롭지 못한 생각과 말과 행동들이 생겨나겠지요. 아무리 사랑을 완벽하게 한다 해도 하나님의 명령에 따른 사랑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무튼, 나는 하나님의 이 마음을 품었습니다. 그냥 그 마음을 갖고 살아가도 되는데 음대를 다닌, 그리고 찬양을 좋아하는 버릇 아닌 버릇으로 찬양을 만들자는 결론이 났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부르고 싶은 건 쉽게, 굳이 그럴 필요 없는 건 어렵게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마음을 품고 생각했을 때는 모든 사람이 같이 불렀으면, 그것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고백 되었으면 하는 찬양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사는 고작 두 줄밖에 안 되고, 멜로디도 아주 쉽게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내 자기만족으로 재미가 있으라고 코드만 조금 더 화려하게 하고요. 하지만 노래하기엔 쉽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이 찬양을 자주 부를 정도로 쉽습니다.

나를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사람들은 이 찬양을 작년에 SNS에 올리자마자 알게 되고, 좋아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렇다 해서 유행이 되거나 엄청나게 퍼지는 상황은 없었습니다. 기대하거나 바라지도 않았고요.

언제나 나의 바람은 혹시나 고백 되고 싶은 고백이 노래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의 노래로 고백하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 찬양이 갑자기 많이 불리게 된 것은 어떤 한 자매가 9월 8일에 올린 커버 영상 때문이었습니다. 워낙 음악을 잘하는 자매라, 그리고 내 노래를 커버한 적이 전에도 있어서 그저 감사하며 즐겨 들었는데, 그날부터 한 명 한 명씩 악보를 달라하고, 불러봐도 되냐 묻고, 그리고 SNS에 올려주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은 간편하게 악기와 노래만 하고, 어떤 친구는 루프 스테이션으로, 어떤 자매는 여럿을 모아서 합창으로, 각양각색으로 올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이 찬양이 많이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분들은 많이 모르실 수도 있다고 생각 되는 것이 거의 내 개인적으로, 그리고 인스타그램으로 올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에 특히 유행되고, 다른 사람들도 많이 참여해보고 공유하는 것을 ‘챌린지 Challenge’라고 합니다. 세계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아이스버킷 챌린지’ 같은 것입니다.

이 찬양에 관한 이 현상은 누구를 지목하거나 더 많이 참여하게끔 요구하지도 않았기에 본인의 흥미, 그리고 그 고백에 동참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이 찬양의 유래를 알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가사의 고백은 하나님을 믿는 누구든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 하는 고백입니다. 나는 이 찬양을 부를 때에는 언제나 잔상처럼 그 무슬림 피해자들, 그리고 그 살인자가 생각이 나서 기도하게 되지만 다른 사람들은 본인의 각자 다른 삶을, 다른 경험을 생각하면서 고백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공의, 사랑, 자비가 우리에게서 흘러나가야
나는 남자이기에 여자의 고백으로는 다른 기도가, 나는 뉴질랜드에서 오래 살았기에 그렇지 않은 사람의 고백이, 성격이 어떻고,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아느냐의 차이들이, 이 찬양의 고백 의미를 조금씩 달리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찬양, 모든 음악, 어떠한 예술 작품도 그러하듯이 이 찬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찬양을 부르는 분들이 어떠한 마음으로 이 기도를 드리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 고백을 좋아한다고 생각되는 것은 예수님의 공의, 사랑, 자비가 내 안에 부족하다는 고백입니다. 우리가 이것이 충분했더라면, 아니면 충분하다는 착각이라도 했더라면 이 간구가 필요 없겠죠.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justice, love, and mercy가 우리에게서 흘러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겁니다. 이 찬양이 아직은 오클랜드 안에서만 불려지고 있는데 오클랜드 한인 청년들의 간절한 바람은 이 찬양이 온 열방으로 퍼져나감으로 모두가 같은 고백으로 찬양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나라를 구하며 그 이루시는 일에 동참하고자 하는 고백입니다. 당연히 예수님의 나라는 이미 임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탄의 권세가 우리를, 우리의 사회를 뒤흔들고 혼돈케 하는 것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재림으로 완벽하게 완성 될 하나님의 나라를 구합니다. 그것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주님의 칭찬 받는 종이 되기를 원합니다. 기름을 미리 준비한 처녀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키기를 원합니다.

이 고백이 잠시 유행을 타는 데 있어서 나는 아주 기쁘고 하루하루가 감사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내 안에 있는 영혼 조희서는 더욱더 경각심을 요구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우리의 힘으론 절대로 이기지 못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공의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사랑과 자비로 그들을 위로하며 그들을 위해줘야 합니다. 예수님은 승천하시면서 우리에게 이 세상을 맡겨주시고 다시 오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최선을 다하여 순종해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예수님은 오실 수도, 안 오실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오신다면 그때야 비로소 힘든 하나님의 일을 중단하고 편히 쉬면 되는 것이고, 만약에 우리가 먼저 죽는다면 하늘나라에서 하나님 앞에 영원토록 찬양하며 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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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서
오클랜드 은총교회를 다니며 오클랜드 대학교에서 재즈 실용음악과를 졸업했다. 가사 없는 음악을 통해 하나님을 전하려는 마음이 가장 큰 청년이다. 이 시끄러운 묵상 연재는 그의 음악세계와 신앙생활을 함께하는 시간으로 세상의 음악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