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사역과 죽을 권리

우울증과 호스피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와 같아서 누구라도 걸릴 수 있으며, 약과 휴식으로 좋아질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은 암보다 더 많은 사회 경제적 부담을 주는 병이다. 우울한 감정과 우울증은 다르다. 죽음에 직면하게 되고, 질병과 싸우는 거의 모든 환자는 우울증을 경험하게 된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은 안락사를 요구한다.

하지만, 통증 완화치료와 호스피스 사역을 통해 치료를 받으면 안락사 요구를 철회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생의 마지막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무리하게 된다. 만일, 안락사 또는 조력 자살이 허용된다면, 어려운 시간을 잘 지나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많은 말기 환자들의 조기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다. 우울증은 실제로 겪는 사람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준다.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결국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안락사나 자살로 생을 마감할 수 있다.

죽음을 선택할 권리?
뉴질랜드 선거가 다가온다. 이번 선거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 안락사법이 국민투표에 부쳐진다. 안락사는 생명의 주체자, 본인의 자발적인 요청으로 사망하게 하는 행위이다. 안락사는 죽는 사람이 아닌 다른 이가 죽음을 실현시킬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이미 뉴질랜드 권리 장전법 제11조에는, 모든 사람이 의료 처치를 거부할 권리, ‘소생시술거부’ 요청을 포함하고 있다.

안락사법의 위험성은 이 법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호스피스 사역의 대상인, 말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안락사 남용이 크게 나타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말기 환자는 가족, 의료전문가뿐만 아니라, 자기 스스로 죽음에 대한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법이 통과되지 않도록 국민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이 안락사 법이 통과된다면, 시한부 말기 환자에게 ‘스스로 죽어야 하는 의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뉴질랜드는 호스피스 제도가 잘 정착되어 운영되고 있다. 정부가 호스피스 병동과 인적 자원을 더 지원하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다.

호스피스와 자원봉사
뉴질랜드 호스피스는 지역별로 배치되어 있다.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서 신체적으로 돌보고, 마음의 고통도 관리한다. 영양 관리와 식사 준비부터 목욕까지 호스피스 자원 봉사자들이 한다.

한국 교민들에게는 간혹, 죽으러 가는 장소로 오해되어 호스피스 신청을 꺼려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호스피스 훈련 과정을 이수한 봉사자들과 전문 의사, 간호사들이 환자들을 최선을 다해 돌보는 곳이다. 말기 환자들이 사회적 고립이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호스피스 직원들이 환자의 집을 방문하여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들 중 20%는 60세 이하이며, 3/4는 암과 관련된 질환이다.

자선단체 호스피스는 전국에 125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호스피스 상점에서는 기부물품들을 수리하고 깨끗하게 세척하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모두 자원봉사자들의 수고와 헌신으로 운영된다. 호스피스 가게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금은 호스피스 운영을 위해서 쓰여진다.

생명의 선택권은…
하나님께서 생명을 만드셨다. 그 하나님께서 생명의 근원이시다.
창세기 1: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So God created mankind in his own image, in the image of God he created them; male and female he created them.”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이미지이다. 하나님의 형상이다.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집이다. 그 생명의 죽음을 자기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사람의 선택이 아니다. 죽을 권리는 하나님께 있다. 지금 혹시 우울증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의사를 만나서 치료적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반드시 치료될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무거운 짐을 다 가져오라고 하신다.

마태복음 11:28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Come to me, all you who are weary and burdened, and I will give you rest.”
주님께서 쉬게 하신다. 분명히 도우신다.

Mental Hospital에서
지난 주 Mental Hospital에서 퇴원했다. 심한 우울증을 때문에 GP를 찾게 되었는데, 의사는 나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앰뷸런스를 요청했다. 자동차 키도 빼앗겼다. 바로 의사와 면담 후에 병동으로 옮겨졌다. 3주 동안 나와 같이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옆에서 보게 되었다. 마음의 고통이 신체적인 고통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겉으로 정상적인 듯 보였는데,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폐쇄 병동에는 증상이 더 심한 환자들이 있었다. 어떤 사람은 정신분열로 계속 벽을 치며 노래를 불렀다. 두려움 때문에 방 밖으로 나가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뉴질랜드 복지제도의 현실을 볼 수 있었다. 사회적 약자인 정신질환자들을 잘 보살피고 있었다. 간호사와 의사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치료적 도움도 좋았다. 호스피스 제도를 이민자들이 잘 이용하여 적당한 때에, 가장 적절한 도움을 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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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식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상담 전공. 코람데오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대양주한인예수교장로회(고신)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2017년부터 사명교회를 개척하여 담임하고 있다. 만10년 6개월 동안 뉴질랜드 CREATIVE ABILITIES에서 장애인을 돌보는 일을 했으며, ‘호스피스 사역’과 관련하여 글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