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생물인 듯 아닌 듯한 바이러스 하나가 온 세상과 인간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이 초유의 사태 속에서 수많은 석학들은 세상은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없고 우리는 ‘뉴노멀’의 시대에서 살 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까? 그리고 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 교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록다운 기간 동안 Zoom을 통해 NCD에서 개최하는 코로나 19 이후 세상은 어떻게 변화될지에 대한 웨비나 강의(김동일 목사)를 하나 들었다.

단지 교회가 급급히 세상의 변화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 속에 삶을 크게 바꾸어 놓았던 몇 가지 사건들을 살펴보면서 단지 단발적인 상황 속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방법론이 아닌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명하며 지금 상황을 큰 그림 안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 중에 감명 깊었던 세상의 세 가지 변화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세계화와 반세계화
코로나 전에도 세상은 변하고 있었다. 더 이상 국가는 한번 태어나면 내가 뼈를 묻어 헌신해야 할 곳이 아니라 더 좋은 환경과 조건에 따라 새로운 국가로 이민을 갈 수도 있는 곳이 되었고, 더 값싸고 성능이 좋으면 세계 어디든 직구를 통해서 원하는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양질의 정보를 갖고 있는 구글 혹은, 세계 곳곳의 유튜버들에게 물어보면 언제 어디서든 모든 것을 알려주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인류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어렵게 개척해 놓은 세계화의 고속도로에 코로나라는 바이러스 한 마리가 왕래하기 시작하더니 하늘길과 바닷길, 그리고 육지길을 다 막아버렸다.

세계화로 향하고 있었던 세상은 갑자기 반세계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반세계화의 흐름 속에서도 전 세계가 바이러스를 종식하기 위해 하나로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오리엔탈리즘의 균열
영어권 국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그런 동경함이 필자를 포함하여 많은 이민자에게 이민을 결정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1978년 에드워드 사이드가 발간한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책은 동양인은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기에 누군가 대신 그들을 대변해 줘야 하는데 그것은 깨어있는 서양인이어야 한다는 전제로 쓰였다.

이런 오리엔탈리즘에 균열을 일으킨 것도 코로나였다. 역사상 한 번도 어떤 문제의 답을 제시하지 못했던 변방의 나라 한국이 이제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모든 걸음걸이 하나하나가 세계의 표준이 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민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안 그래도 위태로웠던 일자리가 코로나로 인해 더 위태로워졌다. 그로 인해 뉴질랜드 정부는 록다운 기간 동안 정부 보조금을 개인사업자들에게 지원했고, 앞만 보고 달려오던 이민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과 경제적 불황은 따로 생각한다 하더라도 잠시 동안의 휴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미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예전부터 진행되었던바, 이 짧은 기간은 아마도 기본소득이 무엇인지를 실제로 경험했던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10주간 현장 예배를 드리지 못했기에 온라인 예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교회, 이 기간 동안 계속 변화하고 바뀌는 규정 속에 어떻게 하면 교제를 이어갈까를 고민하며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며 국가와 소통했던 교회, 이런 과정 속에 리더와 팀들의 결속력을 온라인을 통해 이어나가고자 노력했던 교회, 에센셜이 아니지만 그러함에도 지역사회에서 빛을 발하려고 시도했던 교회, 그리고 복음의 다음 바통을 이어받을 다음 세대를 세우려고 몸부림치는 교회의 여정들과 고민들을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한다.

코로나는 세상뿐만 아니라 교회에 질문하고 있다.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는지에 따라 세상과 교회의 미래의 모습을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하나님의 지혜와 인도하심이 주의 길을 걸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함께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