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다관왕(多冠王) 하이든

올림픽에서 어느 선수가 한 번에 여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면 다관왕(多冠王)이라고 부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이든은 음악의 다관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교향곡의 아버지’, ‘현악사중주의 아버지’라 불렸던 그는 성악곡 오라토리오 장르에서도 뛰어나 불후의 걸작 ‘천지창조’와 ‘십자가 위의 그리스도의 마지막 일곱 말씀’을 남겼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음악의 또 다른 중요한 장르의 하나인 협주곡에서도 하이든의 활동은 눈부시게 계속되었습니다.

협주곡 또는 콘체르토라는 음악 장르
협주곡(協奏曲) 또는 콘체르토(이탈리아어: concerto)는 관현악단이 협주 악기 독주자(soloist)와 함께 연주하는 악곡의 한 형식입니다. 대부분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빠르게-느리게-빠르게의 3악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이든 이전의 바로크 시대에는 합주협주곡 형식이 주를 이루었으나 오늘날 우리가 흔히 듣는 협주곡의 형태는 하이든이 속한 고전주의에서 본격적으로 확립되어 낭만주의 시대에 활짝 꽃이 피었습니다.

하이든은 협주곡의 장르에서도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건반악기에서는 다수의 오르간 협주곡과 쳄발로 협주곡을 남겼고 관악기에서는 트럼펫 협주곡을 남겼으며 현악기에서도 꽤 많은 바이올린 협주곡과 첼로 협주곡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 모두가 뛰어난 작품이라 오늘까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하이든의 음악에 관한 가장 믿을 수 있는 A. V. 호보켄의 ‘하이든 작품 목록’에 의하면 하이든이 남긴 첼로 협주곡은 모두 6곡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1번과 2번을 제외한 다른 4곡은 악보가 없는 것도 있고 또 하이든의 진작(眞作)이라고 할 만한 충분한 사료가 뒷받침해주지 못합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연구단계에서는 하이든이 직접 작곡한 현존하는 작품은 1번과 2번뿐으로 결정된 상태입니다.

첼로 협주곡 제 1번 C 장조
이 곡은 200년 가까이 귀족의 문고나 도서관에서 잠자고 있었고 하마터면 영원히 빛을 못 볼 뻔했습니다. 다행히 1961년에 음악학자인 폴케르트가 프라하 국립 박물관에서 하이든 시대의 필사 파트 악보를 발견했고, 이어서 쾰른의 하이든 연구소 학술 주임 페더에 의하여 사료적 측면에서 하이든의 작품으로서 신빙성이 높다고 판정됨으로써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1962년 ‘프라하의 봄 음악제’에서 밀로스 사들로(Milos Sadlo)의 첼로와 찰스 마케라스가 지휘하는 체코슬로바키아 방송 교향악단에서 성공적인 첫 무대에 올려진 이후 이 곡은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이든의 초기의 협주곡을 대표하는 이 곡은 곳곳에 바로크의 흔적이 보이지만 하이든 특유의 경쾌한 악상과 고풍스런 매력이 잘 살아있습니다.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 가(家)에 봉직하고 있던 1761년에 같은 악단에 있던 첼리스트 요제프 바이글(Joseph Weigl)을 생각하고 쓴 곡이기에 독주부에서는 어려운 기교가 요구되는 곡입니다.

그러나 잘 연주된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상쾌해지면서 마치 첼로 소리와 더불어 하늘을 나는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기에 이 곡은 어느덧 가장 아름다운 첼로 협주곡 중의 하나가 되었고 자연스레 수많은 첼리스트의 대표적인 협주곡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아직도 2번 협주곡이 작품성을 더 인정받고 인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광고에도 많이 나오고 연주도 많아지고 있어 이 1번 협주곡이 오히려 21세기 청중들과는 더 잘 맞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모두 3악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전곡 모두 좋지만 특히 아다지오의 2악장에서 하이든 특유의 우아한 선율의 아름다움, 그리고 고요하며 편안한 서정적 느낌을 받습니다.

첼로 협주곡 2번 D 장조
첼로 협주곡 2번 D 장조는 하이든의 협주곡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슈만의 첼로 협주곡 A단조와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 B 단조와 함께 흔히 ‘3대 첼로 협주곡’으로 일컬어집니다. 1961년에 1번 C 장조 협주곡이 발견되기까지는 하이든의 단 하나의 첼로 협주곡으로 알려져 왔던 곡입니다. 이 곡의 우수성은 첼로 협주곡 분야의 최대 걸작의 하나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하이든이 이 곡을 쓴 것은 1783년으로 1번 C 장조 협주곡을 쓴 뒤 22년이 지난 뒤인 창작의 최고 원숙기에 쓴 곡입니다. 그런 만큼 풍족한 악상(樂想)과 선율의 아름다움이 돋보입니다. 전곡을 통해 명증한 형식, 매끄럽고 우아한 주제, 그리고 첼로의 개성을 살리는 기교의 조화로 참다운 고전주의 협주곡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첼로의 명인 카잘스가 ‘하이든은 이 곡에서 첼로에 마치 오페라에 나오는 주요 등장인물들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것은 아주 적절한 표현으로 느껴집니다.

이 훌륭한 곡이 한동안은 하이든의 작품이 아닌 안톤 크라프트(Anton Kraft)의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는 하이든 휘하의 명 첼리스트였는데 하이든에게 작곡기법을 배운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이든의 자필 악보가 사라지고 없었던 19세기 중엽에 안토닌 크라프트의 아들이 “이 작품의 진짜 작곡자는 하이든이 아니고 나의 아버지다.”라고 주장하면서 여러 학자가 이에 동조했기에 생긴 착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953년에 하이든의 자필 악보가 비인에서 다시 발견됨으로써 하이든의 작품으로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독주 첼로가 마음껏 멋진 기교를 펼치는 알레그로 모데라토의 1악장, 노래하듯 서정적 선율을 풀어나가는 아다지오의 2악장, 그리고 간결하면서도 화려하게 끝나는 론도 알레그로의 3악장이 어우러져 꿈결같이 흐르는 협주곡입니다.

추천하고 싶은 연주와 우리가 들은 연주
1번과 2번 모두 명곡이라 좋은 연주가 많습니다. 이미 전설이 된 비운의 여류 첼리스트 재클린 뒤프레의 연주,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의 웅장한 연주, 피에르 푸르니에의 단아한 연주 모두 좋습니다.

화요음악회에서는 보다 현대적인 연주를 듣고 싶어 Mischa Maisky의 첼로와 Chamber Orchestra of Europe의 협연으로 들었습니다. 화사한 관현악의 반주와 부드러운 마이스키의 첼로가 잘 어우러진 연주입니다.

가난한 하층계급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꾸준한 노력과 믿음으로 타고난 재능을 살려 고전주의 음악사에 우뚝 선 거장 하이든입니다. 1809년 5월 31일 향년 77세로 그는 눈을 감았지만 위대한 그의 삶은 오늘 우리의 가슴 속에서 그의 수많은 걸작을 통해 아직도 살아 움직입니다.

하나님 말씀
오늘 하이든을 마치며 같이 본 하나님 말씀은 빌립보서 4장 12-13절입니다
12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13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우리는 태어날 때나 태어나서 살아갈 때나 우리 스스로 환경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의 말씀대로 어떤 경우에도 열심히 노력하여 대처하는 비결을 배울 때에 우리와 함께하시는 분이 우리에게 능력을 주실 것입니다. 그때에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이든의 삶이 그 사실을 이번에 우리에게 웅변으로 이야기해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