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와이나무 트레킹

와이나무(Wainamu) 찾아가는 길

오클랜드에서 서쪽 해안 지역 비치로 한 시간을 차로 달려가면 마오리어로 테 헹아(Te Henga)라 부르는 베델스 비치가 있다. 테 헹아는‘검은 모래’라는 말이다. 그 말처럼 베델스 비치의 모래는 검다. 화산재가 곱고 검은 모래무지를 이루었다. 베델스는 그곳에 정착한 사람에게서 비롯되었다. 지금도 베델스 비치 코티지에 그 후손이 산다.

베델스 비치 입구에서 나무다리를 만나고, 다리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에 차를 세우고‘와이나무’ 트레킹을 먼저 가 보는 것이 좋다. 입구에는 와이나무 도보여행을 안내하는 푯말이 있다. 와이나무는 마오리 말로‘물가에 있는 파리’이다. 이 파리에게 물리면 가려움증으로 여러 날, 또는 여러 달 고생을 한다고 한다. 가려워서 긁었다가 염증이 나면 잘 아물지도 않고 진물이 난 자리는 상처 자국이 남는다. 노출된 팔과 다리에 파리를 쫓는 약을 뿌리고 가면 도움이 된다.

모래사막과 호수와 습지가 숨겨진 ‘와이나무’

오클랜드 서쪽 해안 테 헹아 비치로 가는 나무 다리 곁에 있어

에드먼드 힐러리 경의 트레킹 코스 일부로도 알려져 있다. 와이타케레 산에서 협곡과 계곡을 따라 흘러 내린 물은 냇물을 이루어 내리다 절벽을 만나면 크고 작은 폭포를 5곳이나 이루게 된다. 폭포에는 마오리의 전설이 흐른다. 물은 낮은 곳으로 산자락을 따라 흐르다가 넓은 모래무지를 만나 머물다가 아름다운 호수를 이루었다.

창포가 자라고 억새가 가득하고, 산자락을 따라난 오솔길이 물길과 어깨동무하며 물소리와 바람이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호수는 앞산과 뒷산 사이에 포근히 자리 잡고 있다. 와이타케레 산자락에서 뻗어 오른 산머리마다 길고 긴 구름과 만난다.

모래무지는 베델스 비치에서 바람에 날려와 모래사막을 이룰 만큼 엄청나다. 여름날, 모래사막에 들어서면 작렬하는 햇볕으로 따갑다 못해 뜨겁다. 신발을 벗고 모래 위를 걷고 싶다는 생각으로 왔다가는 뜨겁고 찌르는 듯한 아픔에 한 순간도 발을 모래 위에 디딜 수 없어 쉴새 없이 뛰어야 한다. 바람과 비가 빚어놓은 모래사막은 장관이다.

모래사막에는 붉은색의 돌멩이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검은 모래는 쇳가루가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소낙비라도 내리면 물이 모여 흘러내리면서 모래도 함께 휩쓸려 흐르다가 멈춘 곳마다 뜨거운 햇빛에 뭉친 모래톱과 돌기로 솟은 모래 덩어리가 마치 화성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모래사막은 바람과 비, 그리고 햇빛에 달궈진 쇳가루가 섞인 금빛 모래가 만나 빚어내는 낯선 풍경을 만들어 낸다.
호수에 가둔 물은 모래사막을 넘지 못하고 산자락과 만나는 낮은 모래무지로 길을 내어 개울이 되었다. 개울물은 모래사막의 자락을 따라 물길을 내어 굽이굽이 흐른다. 모래 위로 낮은 개울물이 흘러내려 그 물을 따라 걸어 내려오면 바닥에는 모래가 걷는 발을 마중 나와 시원하고 상쾌함을 준다.

더군다나 산자락과 모래사막 사이로 흐르는 물을 따라 바람도 동무 되어 주니 몸과 마음마저 쓰다듬어 주듯 위로와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기분 좋게 물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베델스 비치로 가는 나무다리를 만나게 된다. 냇물은 좀 더 넓게 다리를 지나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다리 근처에서 양과 소가 풀을 뜯고 있는 앞산 아래에는 넓은 습지가 펼쳐져 있어 또 다른 풍광을 볼 수 있다.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숲과 산 그리고 호수와 사막이 한 자리에서 맞아줘
간단히 정리하면,‘와이나무’도보여행을 안내하는 푯말을 따라 들어서면 냇물 따라 산책로가 이어져 있고, 물길을 몇 고비를 지나면 모래사막이 펼쳐져 있다. 모래사막 언덕을 넘어가면 녹음이 우거진 숲과 호수, 그리고 산이 반갑게 맞아준다.

호수 앞에서 왼쪽으로 난 산책로 따라 30분 정도 걸으면 폭포를 만나고, 반대쪽으로 난 길은 좀 더 넓어 걷기에 편하다. 무엇보다 호수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걸으면 신발을 벗고 작은 시냇물을 건너지 않을 수 있다.

다시 호수와 모래사막이 만나는 곳으로 오면 호수로 난 작은 나무다리를 볼 수 있다. 이 곳에 앉아 쉬어가며 가져온 차나 간식을 먹는 즐거움도 있다. 발을 담그고 산을 넘는 비행기를 바라보는 것도 좋다.

쉬었으면 양말과 신발을 벗어 가방에 넣고 바지를 걷어 올리고 편한 자세로 냇물을 따라 걸어 내려오면 다시 와이 나무 푯말이 있는 나무다리로 오면 된다.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고 걸으면 넉넉히 2시간 정도 걸린다.

해와 구름과 바람과 파도가 어우러지는 장관
돌 위에 앉아 젖은 모래와 발을 씻고 차로 5분 정도 베델스 비치로 해 질 무렵에 도착하면 좋다. 석양과 구름, 그리고 바람과 파도가 어우러지는 장관을 놓쳐서는 안 된다. 바람이 세다면 춤추는 모래 회오리를 볼 수 있다.

또한, 왼쪽으로 펼쳐진 베델스 비치를 따라서 걸어가면 바위산에 파인 동물을 만나게 된다. 동굴은 물이 빠지거나 물이 들어오기 전에만 볼 수 있다. 동굴 안에서 해변과 바다를 바라보는 전경은 새로운 느낌을 준다.

베델스 비치는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 아침이나 저녁이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날이 화창하든지 흐리든지, 밀물과 썰물도 상관하지 않고 어느 때든지 와도 늘 새로운 모습이다. 해변 모래톱으로 말을 달리는 사람과 개와 산책을 나온 뉴질랜드인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베델스 비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