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마음과 뜻으로 온전히 합하십시오

자녀를 키우고 그 자녀들이 성장하여 감에 따라 내 배에서 난 내 자녀들인데도 무작정 나와 같은 마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되어 가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만큼 자녀들 각자의 생각도 많아지고 깊어 지면서 조율하여 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나는 자녀들이 어릴 때 무작정 엄마의 말을 따라 주던 때보다 자녀들이 부쩍 성장한 지금의 시기가 엄마의 자리를 더 배워가게 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는 자녀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해야 하고 그들의 의견을 깊이 존중해 주어야 하며 서로가 원하고 인정하는 선에서 각자의 생각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교회에서 또한 부서에서 함께 섬김의 은혜를 나누는 교사들이 한 부서에서 한마음으로 하나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저절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교회는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사역하게 됩니다. 다양한 성격과 다양한 삶의 배경을 가진 교사들이 모여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곳이니 조율을 해가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소음들도 발생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다 보면 마음이 잘 맞는 성도나 교사들끼리는 자주 연락도 하고 개별적으로 모임도 하게 되지만 반면 나와 조금 다른 듯한 교사와는 쉽게 마음을 나누지 못하고 연합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에게 연합하는 것을 권면하고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들어주십시오
같은 마음을 품기 위해서는 먼저 같은 생각을 해야 하는데 한 공동체가 한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는 서로 많이 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회 행사를 위한 회의 때나 일반적 회의 때에든지 내게 아무리 좋은 의견이 있고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해도 공동체가 함께 공유해 주지 못하면 모두의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의 의견이 수렴되기를 바라는 만큼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주는 것이 대화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팁은 서로의 의견을 들을 때는 상대의 이야기가 끝나기 전에 말을 끊거나 코멘트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로의 의견을 끝까지 잘 들어주고 상대의 이야기가 다 끝난 후에 그 의견에 대한 나의 생각을 나누는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많이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사실 실천되기가 어려운 부분 중의 하나가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듣는 것은 훈련되어야 하며 공동체 안에서 서로 같이 연습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지혜롭게 전달하십시오
잘 듣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자신의 의견을 잘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교회에서나 가정에서나 가장 많이 들어왔던 말이 “네가 참아”입니다. 그런데 제가 자녀를 키우면서 자녀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너의 생각과 의견을 지혜롭게 전달하렴” 입니다.

어려서부터 참으라는 말만 많이 듣고 자란 나는 실제로 나의 생각과 의견을 누르고 다른 사람의 의견만을 존중하며 ‘다 알겠지’하는 마음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해 왔었는데 청년이 된 어느 날 저 자신을 돌아보니, 안에 화도 많이 나고, 나의 의견을 잘 전달하지 못하므로 관계 안에서 자존감도 매우 낮아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배우게 된 것이 나의 의견을 지혜롭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처음엔 나의 의견을 전달할 때는 익숙하지 않아 감정이 앞서다 보니 나의 의견을 전달하기도 전에 싸움을 일으키기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감정을 내려놓고 내 생각을 솔직하고 지혜롭게 전달하는 과정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고 쉽지는 않았지만, 반드시 배우고 훈련되어야 하는 부분이기에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엄마가 되고 사춘기를 지나는 자녀들과 대화 할 때는 더더욱 나의 연약한 부분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자녀들을 위해 더 기도하며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애썼고 지금도 여전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가 나의 자녀들에게 무조건 참는 것을 권하지 않는 것처럼 교사들에게도 “무조건 참으십시오, 참는 게 이기는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지혜롭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십시오.”라고 권면 드리고 싶습니다.

‘지혜롭게’라는 말을 할 때 나는 출애굽기 32장에 모세가 하나님의 화를 돌이켜 이스라엘 백성을 구한 장면이 떠오르곤 합니다. 지혜로운 대화에는 자신의 감정을 앞세우지 않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앞세우고 감정에 충실한 대화를 하면 상대를 전혀 배려하지 않게 되고 혼자만의 감정으로 열심히 달려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의 도중에라도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생각나면 일단 간단하게 메모하여 내가 전달 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리하고 난 후에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면 됩니다.

대화는 일방적인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대화는 함께 만들어 가는 시간입니다. 누군가는 계속 이야기만 하고 누군가는 계속 듣기만 한다면 상담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 시간은 결코 모두에게 기쁨이 되는 시간이 될 수 없습니다. 서로가 균형을 맞춰가야 즐거운 회의 시간과 대화의 시간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서로가 의견을 들어주고 자신의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게 수렴되는 것을 경험하다 보면 공동체 안에서 한 목표를 가지고 같은 생각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 동역하는 아름다운 공동체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이론적으로 생각하는 만큼 쉽게 이루어지는 과정은 아닙니다. 공동체가 함께 연습하고 훈련되어 만들어 가야 하는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크리스천이니까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생각을 넘어 이제는 함께 배우고, 함께 노력하여 진짜 아름다운 공동체를 같이 만들어 가야 합니다. 공동체는 한 사람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그리스도의 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