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을과 개체 소식

한국도 현재 가을 날씨에 진입 중이다. 날도 많이 풀리고 한강에서 자전거 타기 딱 좋은 날씨. 현재 부화를 기다리던 새끼들까지 다 나와서 일이 조금 더 수월해지고 새끼들 먹이 급여에만 신경 쓰고 있다.

이번 시즌에 나온 새끼들이 대략 400마리 이상이다. 너무 많아서 100마리를 넘어가면서는 세어본 적이 없다. 분양간 새끼들만 200마리가 넘는듯하다. 수많은 새끼들이 부화하고 분양되는 거 보면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다.

이제 다른 파충류를 해보려고 새끼들을 정비 중에 있던 중, 분양하려고 리스트에 올려놨던 새끼 갑자기 예뻐 보이면서 내가 키우고 싶을 때가 있다.

전에는 “갈 때 되니까 예뻐 보이는구나~” 했지만 가니까 진짜 더 예뻐진 것을 보고 그때부터 눈에 들어온 새끼들은 무조건 리스트에서 내렸다. 이렇게 하다 보니 하나 둘에서 몇 십 마리가.

이제 레오파드 게코들을 조금씩 줄이다 보니 다들 무슨 일이 있느냐고 하지만, 다른 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은 때마침 파충류 판이 굉장히 커지고 있는 상태이고, 이미 자리 잡은 김에 다른 종까지 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았다. 어떤 종을 하고 싶은지는 다음에 밝히도록 하겠다.

처음에 태어난 새끼가 무더위 여름에 나왔는데, 생후 2g에서 현재 22g을 돌파했다. 역시 파충류도 어릴 때부터 잘 먹이면 쑥쑥 크는 듯하다.

항상 그렇듯 처음에 나온 새끼들은 직접 키우는 편인데, 먹이를 먹일 때마다 항상 같은 생각에 잠긴다. ‘먹고 싸고 하는 백수 같은 인생 참 심심할 텐데.’ 하면서 그렇게 새끼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끝이 난다. 하루에 3시간 정도씩, 3일에 한 번 봐주는데 참 한결같다.

이제 새끼들 부화 시기가 끝나서 드디어 인큐베이터를 조금 쉬게 해줄 수 있다. 몇 달 동안 풀 가동 중인 인큐베이터 두 개는 직접 개조했던 거라 상당한 성능을 가진 대신 꽤나 많은 전기량을 필요로 했기에 항상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이제 가을이 임박하면서 인큐베이터도 꺼두고, 꺼놨던 렉 사육장들을 슬슬 가동할 차례다.

가을은 워낙 한가한 시즌이기에 조금 여유롭다. 하지만 가을에 당장 일어날 일은 없어도 겨울에 또 시즌이 오기 때문에 그걸 위해 계획을 짜둬야겠다.

뉴질랜드에도 수많은 게코와 스킨크류가 많던데, 뉴질랜드에서 키우려면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나중에 귀국하면 서류 받아서 뉴질랜드 게코들도 키워보고 다양한 개체들을 더 경험해 보고 싶다. 미리 해보신 분들이 계신다면 꼭 찾아 뵙고 조언을 좀 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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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명일
오클랜드 대학교 산업 디자인 휴학, 현재 한국에서 학원 영어강사, 파충류 브리더(파충류 일을 규모 있게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브리딩과 수입을 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