렙타일 쇼 준비

오늘도 새끼들 받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슬슬 시즌 막바지라 숨 좀 쉬겠구나 했더니, 이번 달에 수입이 예정되어있어서 또다시 바쁘게 내 몸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파충류시장이 한국에 몇 십 배는 더 큰 미국에서 수입을 받는다. 한국에 와서 영어강사로 일하며 했던 생각이 “영어하면 일 구하는 것도 쉽구나”였는데 이렇게 한국 파충류시장에서도 내 영어가 쓸모 있을 줄이야.

한국사람들과 안 좋은 거래가 많아서 수출을 안 하던 브리더를 난 그냥 하루 만에 뚫었다 소식이 전해지니, 순식간에 수입 문의가 몇 개씩 들어온다.

수입, 렙타일 쇼
이번 수입이 모든 게 맘에 들지만, 마음에 안 드는 거 딱 두 개를 꼽자면 가격과 타이밍이다. 이번 수입이 물론 내 아이들만 오는 건 아니었지만 총 금액이 약 4000만원대이다.

국내로 수입이 생각보다 자주오지만 지금 여름시즌에는 정말 가끔가다 더위에 몇 아이들이 페사하는 일이 있기에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아이들이 오자마자 최적의 환경으로 옮겨줘야 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 요즘이다.

이번 수입은 꽤 오래 전에 잡혔던 일정이라 새삼스럽지 않지만, 이번 렙타일 쇼는 국내에 최대규모라 몇 번째 참가하는 거지만 항상 떨린다. 또 이번에 일본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온 터라 난 다른 사람들보다 일주일이 짧다.

꽉 찬 일정을 마치고 서둘러 이것저것 쇼에 필요한 품목들을 제작하고 주문하니 또 한 주가 지나갔다. 렙타일 쇼가 벌써 2주밖에 안 남은 빠듯한 현실.

쇼핑백, 아이들 분양해 줄 케이스, 스티커, 쇼 케이스, 조명, 테이블 보 등 정말 수많은 물품이 필요하다.

이번 쇼에는 두 종의 도마뱀들을 각각 약 50마리씩 준비할 예정이다. 몇 번의 쇼를 해보며 무작정 많이 데려가는 건 결국 내가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소수정예로 고가였던 아이들이지만 쇼에 오신 분들 한정으로 저렴하게 드릴 생각이다. 이번에도 날씨 때문에 개체들이 스트레스를 꽤나 받을 거라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이번 렙타일 쇼는 7월 27, 28일 토요일과 주일에 열리는 차라 기존에 드리던 3부 예배를 드리기 어려울듯하다.

교회와 세텍도 거리가 멀어 왔다 갔다 할 수도 없기에 오전 일찍 1부 예배를 드리고 쇼를 참여할 예정이다. 1부 예배는 어르신들이 많기에 어떤 느낌의 말씀일지 내심 기대하며 갈듯하다.

그날은 또 어떤 말씀을 주셔서 내가 쇼에 어떤 마음으로 임하게 될지 그것도 굉장히 기대되고 또 설레는 일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말씀 듣는 일에 설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 와서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던 거 같다.

이렇게 빠듯하게 잘 살고는 있다만, 부모님께 연락이 많이 소홀한 거 같아 죄송스럽기도 하다. 나는 잘 지내고 있다고 말은 하지만, 연락을 자주 안 드렸기에 조금 걱정하셨을 수도. 조금 더 자주 연락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또 이후에 필자는 더 바쁜 삶으로 뛰어든다. 모두 바쁜 삶에서도 신앙을 잃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