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p and Rolls

예전에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이 우리 교회를 섬기기는 하였지만, 그들은 아쉽게도 다양한 민족과 함께 교회를 구성하는 리더로서 역할을 감당하지는 못하였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지 못했던 것 같다. 4년 전에는 그들마저 이미 다른 교회로 떠나고 없었다.

사역을 시작할 때 사역을 묵묵히 도와주던 한국인 1가정과 중국인 2가정이 아시안의 전부였다. 퍼시픽 아일랜드인도 제대로 주일을 지키며 교회에 오는 사람들은 3가정이 전부였다.

원래 Greyfriars교회에는 새로 부임한 유럽피안 담임목사와 8년 정도 사역한 퍼시픽 아일랜더 부목사가 함께 사역하고 있었다. 그런데 퍼시픽 아일랜더 부목사가 다른 지역 장로교회의 담임목사로 부르심을 받아 대부분의 퍼시픽 아일랜더는 그 목사가 사역하는 교회로 따라갔다고 들었다.

그때에는 엡섬 장로교회가 교인의 숫자가 적어져서 문을 닫을 형편이었다고 한다. 뉴질랜드 장로교총회에서 엡섬장로교회를 Greyfriars 교회로 귀속시켰다. Greyfriars Epsom교회에서 주일 오전 9시 예배와 Mt Eden교회에서10시 30분 예배를 동시에 드리고 있었다. 두 교회가 연합하여 하나의 교회가 된다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오직 주님의 인도하심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몇 안 되는 유럽피안도 처음에는 그다지 이방인들에 대해서 호의적이 아니었다. 그래서 사실 우리도 이 교회에서 처음에 사역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가족을 이곳에 부르신 주님의 뜻을 알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 그래서인지 그들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나는 우리 교회에서 서로 다른 민족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행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중에 하나가 Sunday Funday이고 또 다른 행사가 2 주 후에 열리게 될 Cultural Day이다. 그리고 교인들이 함께 식사하면서 교제를 하는 Soup and Rolls이라고 하는 행사가 있다.

원래 이 Soup & Roll은 일 년에 한 번 있는 행사로서 내가 사역을 시작하기 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몇 가정이 호스트가 되어 보통 수프와 빵을 준비해서 4명-8명 사이의 교인을 자신의 가정에 초대하여 함께 식사하면서 교제를 나누는 친교행사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 동안 사람들이 줄어 이러한 행사를 몇 년 동안 실행하지 못했었는데 주님의 은혜로 교회가 다시 부흥하게 되어 2년 전부터 다시 행사를 시작하였다. 지난 주일 예배 후에 각각의 가정에 모여서 서로를 알아가는 아주 귀한 시간을 보냈다.

교회에 다양한 민족들이 모이고 성도들이 늘어나서 다양한 행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기쁜 일이다. 보통 7-12가정이 중심이 되어서 보통 4-10명의 교인을 초대하여 각자의 형편에 맞추어서 식사를 준비하게 된다.

작년에 나는 가족과 함께 Brian과 Claire가정을 방문하게 되었다. Brian은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유럽피안 키위이고, Claire는 유럽피안인데 키위 부모가 아프리카로 이민 가서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자랐고 나중에 다시 뉴질랜드로 온 가족이 되돌아오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 있는 Men’s Dinner행사할 때 그 가정에 가끔 초대받아 식사할 때가 있다. 그때마다 그녀는 아프리카 스타일로 음식을 대접한다. 나는 그녀의 음식을 아주 좋아한다. 작년에도 그녀는 아프리카 스타일로 맛있게 수프와 음식을 대접하였고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로 한 자매로 아주 귀한 시간을 보냈다.

올해는 Tristan과 Lauren 가정에 초대를 받았다. 이 가정은 남아프리카에서 태어나고 자란 유럽피안 가정이다. Tristan은 직업이 성형외과 의사로서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 교회에서는 남성모임 리더로서 섬기고 있다. 또한 그는 해마다 몇 차례씩 해외 선교지를 방문해서 무료로 수술을 해주고 있는 의료선교사다.

Lauren은 교회에서 외국인들에게 영어와 성경을 함께 가르치며 섬기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Care팀의 리더이자 교회 장로로 섬기고 있는 아주 마음이 따뜻한 하나님의 자녀이다. 우리는 이들의 가정에 초대 받아서 맛있는 수프와 빵을 먹으면서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서 성도들은 함께 떡을 떼고 교제를 나누면서 서로 친해진다. 또 다른 문화를 공유하고 배울 좋은 기회이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대부분 유럽가정들이 호스트가 되어서 다른 민족들(유럽피안, 아시안과 퍼시픽 아일랜더)을 초대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시안 가정들도 호스트 패밀리가 되어서 각각 다른 민족들을 집에 초대하며 섬기게 되어 아주 뜻 깊은 행사가 된 것 같다.

사실 초대교회 때에는 많은 그리스도인이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교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식사를 하였다. 내가 한국에 서 다녔던 교회는 일요일마다 예배를 마치고 함께 식사를 나누었다. 많은 한인 교회들이 보통 예배 후 함께 식사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국 교회들은 매주 예배 후 함께 식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부분 키위들은 주일에 가족 행사들이 많아 보통 예배를 마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외국교회는 예배 후에 모닝 티 타임을 통해 커피와 차, 비스킷을 먹으며 대화를 하는 것이 전부이다.

나는 우리 교회에서 매 주일은 아니지만, 행사가 있을 때마다 온 성도들이 점심을 함께 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그리고 매주 예배를 마치고 성경공부를 원하는 사람들은 성경공부 후에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며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Soup and Rolls 은 다양한 성도들이 서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문을 열고 가까워지는 참으로 의미가 깊은 행사라고 볼 수 있다. 내년에는 모든 교인이 참여하는 행사가 되기를 마음속 깊이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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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철
전주대 영문과 졸업, 뉴질랜드 이민후 Laidlaw College(학.석사), 미국 Concordia Theological Seminary 박사(Ph.D) 학위 취득. 현재 오클랜드 Greyfriars 장로교회에서 다민족사역과 Alphacrucis College에서 선교학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