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산 역- 마지막 역이 아닌, 처음 역이 되길

도라산 역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도라산 역은 한국에 경의.중앙선이 다녔던 기차역 중 하나였는데요. 임진강 역에서 도라산 역을 지나게 되면, 그 다음 역은 바로 북한에 있는 장단 역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도라산 역에 실제 가보면 다음 역이 개성이라고 씌어있습니다.

도라산 역에 가보면 기차도 다니지 않고, 사람도 없고, 아주 고요합니다. 기차선로는 깨끗하고, 승강장은 이미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도라산 역에 가보고, 도라 전망대에 올라 북한을 바라봤을 때, 무언가 안타까움, 아쉬운 마음이 들면서, 하루빨리 통일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자라면서 저는 북한이라는 나라를 잘 인식하지 못하면서 살았습니다. 별로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없었고, 그저 친구들과 서로 놀리면서 북한에서 온 사람 아니냐고 한 것 이외에는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본 기억이 잘 없습니다.

사실 두리하나 친구들을 만나면서 북한이란 나라를 생각해보게 되고, 또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통일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 있었을 때 “자카르”라는 북한을 기억하고 알리고 나누는 단체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도라산 역에 다녀왔습니다. 민간인이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지역이기에 신분증 검사부터 몇 가지 지켜야 할 규칙들도 있었습니다.

신분증을 꼭 소지해야 하고 가이드를 잘 따라다녀야 하고 시간을 준수해야 하고 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과 찍지 못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원래는 아예 민간인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가 근래에 풀리면서 관광으로 사람들이 다닐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도라산 역 플랫폼에 들어가면 일단 사람이 없습니다. 아주 조용하고, 승강장과 철도는 깨끗하고 마치 기차가 지나가도 괜찮은 준비는 완벽합니다. 한쪽에는 베를린 장벽의 조각들이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에 장식되어 있기도 합니다.

옛날 6.25 전쟁 때 사용됐던 총 맞은 기관차도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총 맞았던 자국들이 세월이 지나도 그대로 남겨져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지만 눈에 가장 띄었던 것 중의 하나는 “남쪽의 마지막 역이 아니라,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입니다”라는 글귀입니다.

그 글귀에서 희망과 소망이 느껴졌고, 정말 도라산 역에 사람들이 많이 있는 날이면 정말 통일이 될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도라산 역을 나와서 남북출입국소 2층에 있는 도라산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고 도라산 역에 새로 개장된 전망대에 올라 북한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의 인공기와 한국의 태극기는 나란히 같은 바람을 맞으며 같은 방향으로 날리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그저 관광지의 하나가 되어버린 사실이 안타깝지만, 또 이런 일들이 앞으로 더욱 나아가 통일의 밑거름이 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나님께서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를 하나로 만드셨듯 북한과 남한도 하나로 만들어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비록 뉴질랜드라는 땅에 있지만, 하나님께서 다시 한 나라로 만들어주실 통일의 시대를 꿈꾸며 우리는 또 우리대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생각하며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