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년 동안 쇼핑을 금식해 보았다

0
24

사춘기 때 나는 옷 잘 입는 크리스천이 되고 싶었다. 믿음 생활 잘하는 사람들도 패션과 문화에 뒤처지지 않고 잘 입을 수 있다는 걸 증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액세서리와 화장품을 하나씩 모으면서
하지만 순수했던 나의 마음은 점점 다른 사람들 보다 꿀리지 않을까,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변해 버렸고, 하나 둘씩 모았던 악세서리와 화장품은 나의 끝없는 욕구가 되어버렸다.

어릴 적 뉴질랜드 시골에서 자라다가 오클랜드로 이사 오면서 촌스럽다고 놀림 받았던 시절의 아픔과 과거를 가려줄 가면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렇다고 맘 놓고 쇼핑하거나 원하는 것 살 수 있었던 형편도 아니었기에 무엇을 입을까, 내일은 어떻게 입을까, 고민하며 학교에 다니며 사람들을 만났던 기억이 난다.

대학교 1학년이 된 어느 날 묵상했던 말씀 구절이 하루 종일 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백합꽃이 어떻게 자라는지 생각해 보라. 일하거나 옷감을 짜지도 않는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모든 영화를 누렸던 솔로몬도 이 꽃 하나만큼 차려 입지 못했다. 오늘은 여기 있지만 내일은 불 속에 던져질 들풀들도 하나님이 그렇게 입히시는데 하물며 너희는 얼마나 더 잘 입히시겠느냐? 믿음이 적은 사람들아!”(누가복음 12장 27-28절)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공급하심과 보살핌에 대해 묵상하게 되었다. 특히 그 화려하고 부유했던 솔로몬 왕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백합꽃보다 못하다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패션 감각을 신뢰해도 될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내가 봐도 뉴질랜드 들판에 널린 들꽃들이 참 아름다운데 그러면 당연히 하나님께서 그보다 귀한 나를 더 아낌없이 챙겨주시고 신경 써 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믿음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옷을 왜 사고, 왜 입고, 왜 나 자신을 꾸미는지, 주님은 누가복음 12장 27-28절 말씀을 통해 질문하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의 두려움과 열등감 속에 나 자신을 가꾸는 나의 모습을 보게 해 주셨다.

말로만 “Yes”?
나의 믿음 생활이 이 말씀 앞에 부끄러움 없이 살길 바란 마음으로 그날 읽은 말씀을 며칠 동안 묵상하며 적용에 대해 기도하며 생각해보았다. 그냥 좋은 말씀을 깨달은 걸로 멈추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님, 자유 해지고 싶어요, 열등감으로 나 자신을 꾸미고 싶지 않아요”라고 외치는 나의 울부짖음에 주님께서 나에게 잔잔한 마음의 목소리로 물으셨다.

“일 년 동안 나를 온전히 신뢰해 보지 않으렴?”

이는, 일 년 동안 뷰티에 대한 모든 쇼핑을 주님께 내려놓고 나의 필요를 아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나의 외모가 아닌 그의 나라와 그의 뜻을 먼저 구하는 삶에 대해 도전을 주셨다.

나는 일 년 동안 쇼핑할 수 없다는 생각에 곧 들어오는 두려움과 갈등. 그럼 곧 떨어질 스킨로션은 어떻게 하지? 앞으로 필요한 화장품은? 시즌마다 필요한 옷은? 너무 촌스러워지면 어떻게?

처음에는 설마했지만, 말씀을 읽고 읽으며 묵상할수록 외모에 집착하는 나 자신이 예수님 안에 있는 정체성으로 세워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성했던 뷰티 리스트
그래서 나는 과감히 뷰티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일 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옷은 물론이고 미용실 가는 것부터 세안 비누까지, 나는 쇼핑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하나님을 신뢰하며 나의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애쓰는 대신, 하나님을 더 알고 하나님을 더 닮아가는 삶을 추구하며 묶여 있는 걱정과 두려움에서부터 자유함을 선포했다.만은…

또한 내가 근래에 처음으로 한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한 것을 기억나게 해 주셨다. 며칠 후에 한국에서 도착할 나의 화장품, 옷, 신발, 액세서리들, 내가 오랫동안 모은 돈으로 큰마음 먹고 온라인 몰에서 쇼핑했던 물건들, 주님께서 그것부터 내려놓자고 하셨다.

강박적으로 이것저것 샀던 나를 떠올리게 하시면서 주님은 모두 다 주위 사람들에게 흘려 보내라는 마음을 주셨다.

며칠 동안 씨름했다. 정말 순종하고 싶지 않았다. 마치 내가 기다려 왔던 나의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다 나눠 주라고 하시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운 만큼 순종하면 그 자유함도 큰 걸 알기에 소포가 도착한 그 날, 나는 소포로 온 모든 물건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렇게 주님은 이 여정을 처음부터 확실하게 주님만 바라보도록 시작하게 하셨다.

“찬미야, 사랑해”
참 신기했다. 외모에 집착해서 그걸 일 년 동안 내려놓는다고 결정했을 때, 오히려 주님은 내가 살 수 없는 더 좋은 뷰티 제품과 물질들을 이전보다 더 풍성하게 선물해 주셨다. 어느 날 뜻밖의 전화가 왔다.

“찬미 발 사이즈 뭐야?”한국에 계신 이모가 연락 오셨다. 그리고 보내주신 난생처음 신어본 백화점 구두.

어느 날은 몇 년 만에 우연히 만난 어느 언니가 엄마에게“찬미 주세요, 공항에서 찬미 생각나서 샀어요”하며 선물해준 유명한 회사의 기능성 화장품 세트 등…

이렇게 주님은 일 년 동안 내가 필요한 것들을 주변 사람들을 통해 풍성하게 선물해 주셨다.
그 해에는 매달 생일인 것처럼 선물을 많이 받았던 해였다. 사람들에게 나의 쇼핑 금식을 나누거나 알리지도 않았는데 이렇게나 많은 물건들을 선물 받게 되어 너무나 신기했고, 그때마다 나는 누가복음 12장 28절에 쓰인 “들풀들도 하나님이 그렇게 입히시는데 하물며 너희는 얼마나 더 잘 입히시겠느냐?”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쇼핑 금식에 대한 오늘 나의 생각은
돌아보면 그 당시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경험이었다. 영적인 아름다움만 가꿔주실 것 같던 하나님은 나의 외적인 아름다움과 필요도 신경 써 주신다는 걸 실체 경험하게 되었다.

거룩하신 하나님은 자상하신 나의 아빠이시기도 하신다는 것과, 그래서 내가 관심 가진 것에 함께 관심 가져주시고, 내가 아파하는 것에 치유와 자유를 주시길 원하신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던 시간이었다.